[Car Test-Drive] 지붕 열고 나서니 “오빠 달려~!” 절로… 새빨간 2인승 스포츠카, BMW 뉴 Z4
안재형 기자
입력 : 2019.09.05 11:11:37
수정 : 2019.09.05 11:14:04
일반적으로 차의 지붕을 개방하고 운행할 수 있는, 쉽게 말해 지붕 없는 2인승 차량을 ‘로드스터’라 한다. 평일 오후 꽉 막힌 서울 도심에 BMW를 대표하는 로드스터 ‘뉴 Z4’를 타고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다. 물론 지붕을 개방한 채로…. 차의 컬러는 레드, 빠알간 2인승 차량이 그렁거리며 씩씩대자 여기저기 집중되는 시선에 살짝 민망하다. 신호등이 바뀐 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약 100m쯤 앞서 가던 이들도 슬쩍 돌아보며 째려본다. 마치 좀 조용히 다니라는 듯.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이 차, 이렇게 달리도록 태어난 것을.
BMW가 내세운 뉴 Z4의 캐치프레이즈는 ‘운전의 즐거움’. 3세대로 진화하며 다시 탑재된 패브릭 소프트톱을 젖히고 강변도로에 오르니 그 즐거움, 그게 뭔지 충분히 알겠다. 3가지 트림 중 시승한 차량은 ‘뉴 Z4 s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뉴 Z4는 sDrive20i 스포츠 라인과 M스포츠 패키지, M40i 트림을 갖췄다. M40i는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민첩한 핸들링이 인상적이었다.
▶Exterior 날렵하고 민첩한 외관, 브랜드 최초적용된 수직형 헤드라이트
3세대 뉴 Z4는 외관부터 차의 쓰임새가 확실히 드러난다. 화살표 모양의 윤곽이 선명한 보닛부터 클래식 스포츠카의 특징을 담았다. 보닛 측면에서 후미등까지 이어지는 라인과 대형 에어 브리더에서 뒷바퀴 휠 아치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차량이 달릴 때 차체를 둘러싼 공기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옆에서 보면 앞부분이 길고 뒷부분이 짧은 정통 로드스터의 모습 그대로다. 아니, 좀 더 넓고 낮아졌다. 전장, 전폭, 전고는 2세대 모델보다 각각 85㎜, 74㎜, 13㎜ 늘어 4324㎜, 1864㎜, 1304㎜, 반면 휠베이스는 26㎜ 줄어든 2470㎜다. 앞뒤 윤거(좌우 두 개의 타이어 중심선 사이의 거리)는 각각 98㎜, 57㎜ 늘어난 1609㎜와 1616㎜. 운전석이 차체 중앙의 무게중심 쪽으로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외관에는 각 브랜드의 패밀리룩이 적용되는데 뉴 Z4는 헤드라이트가 달라졌다. 한쪽 헤드라이트에 두 개씩 총 4개의 동그란 원이 있던 ‘코로나링’ 대신 BMW 차량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수직형 헤드라이트가 적용된 것. 덕분에 더 날렵하고 스포티해 보인다. 후면에는 트렁크 상단에 일체형 스포일러와 3D 테일라이트가 적용됐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전동식 소프트톱이다. 시속 50㎞/h 이하로 달리면 버튼 한번으로 운행 중에도 개폐가 가능하고, 약 10초 후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린다. 트렁크 공간은 생각보다 넓다. 2인승 차량에 트렁크가 크면 얼마나 클까 싶었는데, 281ℓ나 된다. 웬만한 캐리어 2개는 충분히 실을 수 있다.
▶Interior 지붕 개폐하고 달려도 바람의 영향 크지 않아
실내는 우선 헤드레스트 일체형 M스포츠 시트가 눈에 띈다. 고속 주행이나 굴곡이 많은 도로에서 단단하게 몸을 제대로 잡아준다. 스포츠형 스티어링 휠도 차의 성능 대비 적당한 선택 중 하나. 크기가 크지 않아 작동이 편하다. 생각보다 수납공간은 넉넉하다. 시트 뒤쪽에 따로 공간이 있고, 중앙의 암레스트 아래에 컵 홀더가 자리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Z4 최초로 탑재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성능 면에선 다양한 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스톱&고 기능이 첨가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가속과 제동까지 스스로 조작해 주차를 돕는 ‘파킹 어시스턴트’, 특히 막다른 골목에서 후진해야 할 때 최대 50m까지 왔던 길을 자동으로 거슬러 빠져나가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은 그야말로 신통방통하다.
▶Power Train 원하는 만큼 차고 나가는 짜릿함
스포츠카의 생명인 엔진은 2.0ℓ 4기통 엔진이 탑재됐다.(M40i에는 M 퍼포먼스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3.0ℓ 직렬 6기통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197마력, 최대토크 32.6㎏·m의 힘을 내며, 제로백은 6.6초다. 모든 엔진에는 가솔린 차량임에도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가솔린 미립자 필터가 장착됐다. 미세먼지 배출을 최소화하는 장치다.
운행모드를 스포츠에 놓고 서울역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주행해보니 액셀러레이터를 살짝 살짝 밟고 뗄 때마다 강한 반응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차량이 가벼워(공차중량 1495㎏) 밟으면 밟은 만큼 속도계가 훌쩍 높아졌다 낮아진다. 그만큼 힘이 충분하다.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치고 나간다. 소프트톱을 젖히고 나서도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이 싫지 않다. 윈드 디플렉터의 성능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가격은 ‘뉴 Z4 sDrive20i M 스포츠 라인’이 6520만원, ‘뉴 Z4 s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가 6710만원, 하반기 출시 예정인 ‘뉴 Z4 M40i’는 89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