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외국을 방문한 내국인 수는 1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가 늘었다. 매년 내국인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면세점도 성장을 거듭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올해 전체 거래액 규모가 2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비약적으로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전체 면세시장 규모도 8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면세점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싼 가격이다. 술·담배는 물론이고 흔히 명품으로 불리는 잡화류의 시중 가격에는 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관세 등 다수의 세금이 붙어 있다. 그러나 면세점에서의 상품 가격은 이들 세금이 제외된 채 책정되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저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품목이나 상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백화점에 비해 20%가량 낮게 가격이 책정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은 크게 출국장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 두 곳으로 나뉜다. 이밖에 제주특별자치도에 내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지정면세점이 운영되고 있지만 구매액이나 구매횟수가 엄격히 제한돼 있다. 출국장 면세점은 여행객들이 가장 흔히 접하는 형태인 공항 면세점과 인천항·부산항 등 6개 항구의 면세점이 해당된다.
시내 면세점 vs 공항면세점
내국인이 가장 일반적으로 접하는 형태인 공항 면세점은 출국심사를 마친 후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이용이 가능한 형태다. 출국장 안에 마련된 매장에서 백화점과 같이 쇼핑할 수 있고 구매 후에 상품을 바로 수령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공항면세점의 특징이다.
다만 출국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구매 의사와 관계없이 공항면세점을 거쳐 가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이 붐빈다는 것은 공항 면세점 쇼핑의 불편한 점으로 꼽힌다. 공항 면세점의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다.
이 시간 이후에는 24시간 면세점만 제한적으로 이용이 가능해 출국 시간대가 새벽이나 늦은 밤일 경우 이용에 제약이 따른다. 공항 면세점 쇼핑을 위해서는 출국심사 등에 걸리는 시간과 쇼핑 시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비행시간이 너무 이르거나 늦어 공항면세점 이용이 어렵거나 비행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쇼핑을 하고 싶다면 시내 면세점 이용을 권할 만하다. 현재 서울 시내에 소공동과 잠실의 롯데면세점 4곳을 비롯해 신라·동화·워커힐 등 총 7곳의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고 이밖에도 부산·제주·대전·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마다 시내 면세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시내 면세점은 출국 항공편이 확정된 후 여권과 항공권을 지참해 방문해야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두나 옷, 가방, 선글라스 등 착용 후 고르는 상품들이 주 구매 대상이 된다. 시내 면세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그 자리에서 상품을 받는 게 아니라 상품인도증을 받게 된다. 그리고 출국 당일 공항 인도장에서 인도증을 상품과 교환하는 절차다.
시내 면세점들이 수익을 위해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공항만큼 붐비진 않지만 여유 있는 쇼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지난 11월 서울 시내 면세점 이용객 중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약 59%에 달했고 그중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매출 비중은 내국인 관광객의 5배에 달해 씀씀이도 훨씬 큰 형편이다.
인터넷 면세점
국내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업체들 대부분은 인터넷 면세점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면세점의 경우 면세점이 어떤 프로모션들을 진행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거의 연중 내내 이벤트를 통해 추가 쿠폰이나 현금 마일리지 등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보다 알뜰할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 인터넷 면세점에서는 직접 제품을 입어보거나 비교해볼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쓰고 있거나 잘 알고 있는 상품들이 주로 판매된다. 자주 쓰는 화장품 등의 상품이 여기에 해당된다.
매장에는 입점돼 있으나 인터넷 면세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브랜드나 상품에 대해 매장 재고를 확인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용방법은 인터넷면세점 홈페이지를 통해 물건을 고르고 인터넷상에서 이를 결제한다. 결제 후에는 상품보관증이나 구매확인증 등을 출력해 출국 당일 해당 면세점 인도장에서 확인증을 제시하고 물건을 수령하면 된다.
보다 저렴한 면세점 이용을 위한 팁
면세점별로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멤버십 회원에게는 가격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므로 해외에 나갈 일이 잦고 평소 면세점 이용이 많다면 이를 이용해 저렴한 쇼핑이 가능하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실버카드가 발급되고 상품 구매 시 카드를 제시하면 최대 10%의 할인혜택을 준다. 유효기간은 5년이고 자격 유지를 위해서는 2년간 구매실적이 400달러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등급이 골드, LVIP, LVVIP로 상향조정되고 등급에 따라 혜택도 늘어나는 구조다. 신라면세점도 등급의 이름만 다를 뿐 비슷한 수준의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면세점은 백화점 등과 마찬가지로 겨울에 시즌오프를 진행한다. 신라면세점은 12월 한 달 동안 ‘레드 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시즌오프를 진행하는데 이 기간 동안 브랜드 및 품목에 따라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너무 바쁜 당신을 위한 전화예약 & 당일출국숍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은 면세점 쇼핑을 할 여유가 없는 고객들이 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에 전화로 물건을 주문하는 전화예약 판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전화예약은 인천공항점에서 영업시간(6시 45분~21시 30분)에 이용할 수 있다. 해당 브랜드 매장에 전화해 원하는 상품명, 색상, 사이즈를 말하고 예약한 후 매장을 방문해 결제하고 바로 수령이 가능하다. 영업시간이 아닐 때 출국하는 경우에는 24시간 면세점에서 결제 및 상품수령을 하면 된다.
이밖에도 인터넷면세점별로 당일 출국하는 고객들이 주문할 수 있는 상품을 별도로 모아 놓은 ‘당일출국숍’을 활용하는 것도 쇼핑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인천공항은 출국 3시간 전까지,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할 경우는 출국 5시간 전까지 주문하면 상품 수령이 가능하다.
면세점 vs 택스 리펀드 (Tax Refund)
외국에 나가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면세점이 아닌데도 ‘택스프리(Tax Free)’라는 로고가 붙어 있는 상점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상점들을 흔히 사후면세점이라 부르는데 여행목적으로 그 국가를 방문한 외국인이 여행 중에 구입한 물품을 사용하지 않고 자국으로 가져간다는 조건으로 여행 중 구입한 물품의 부가가치세 등 내국세를 출국 전에 환급받을 수 있는 상점을 의미한다. 사후면세점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공항 등에 마련된 ‘택스 리펀드’ 부스에서 영수증을 제시하고 세금을 환급받는 형태다. 현재 국내에는 이 같은 사후면세점이 명동이나 동대문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5400여 개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내국인은 면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후면세점은 지역 관할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외국인들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거나 여행사와 짜고 리베이트 영업을 하는 등의 영업 행태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