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빛 선물’ 해외봉사 의료계의 김장훈 "제가 얻는 게 더 많습니다"…노안 치료 명의 최경배 JC빛소망안과 대표원장
입력 : 2013.03.07 16:12:44
수정 : 2013.03.26 14:35:26
“캄보디아로 처음 떠난 봉사활동에서 만난 14세 남짓 여자아이가 가지고 놀던 돌에 눈을 맞아 점차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어요. 주로 노안을 통해 오는 백내장이 외상을 통해 온 것이죠. 수술을 마쳤을 때 가족들의 기뻐하는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40대 초 우연히 떠난 해외봉사는 한 안과의사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라는 확신이 든 안과의사는 13년째 매해 10여 차례 이상 400kg에 달하는 수술도구를 짊어지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2009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KCOC)가 수여하는 제4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을 수상한 최경배 JC빛소망안과 대표원장의 이야기다. 밝은 인상과 맑고 깊은 눈이 인상적인 최 원장은 캄보디아, 중국, 필리핀 등 22개 국가를 돌며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시력을 찾아줬다. 해외봉사를 떠날 때마다 경비만 수천만원에 이르는 열흘가량의 긴 여정인지라 범(凡)인의 시각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속칭 ‘대인배’가 아닐 수 없다.
“아내가 특히 반대를 많이 했어요. 사실 목사님이셨던 장인어른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웃음) 경제적인 이유보다 위험한 일을 겪게 될까하는 우려가 크죠. 한 달에 한 번씩 위험한 지역에 나가다 보니 예전에는 보험사에서 종신보험 가입도 거부할 정도였으니 걱정하시는 것이 당연하죠.”
위험한 각국의 빈곤지역을 방문하며 포기한 경제적 가치 또한 상당하다. 우선 해외로 떠날 때 인원은 최 원장을 비롯해 간호사와 인공수정체 검사관을 포함해 6명, 선교단체 자원봉사자 5~6명을 포함 10명이 넘는다. 체류기간 동안 식비와 숙박비 비행기 삯까지 평균 5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최 원장 자비로 충당한다. 또한 수술 시 필요한 인공수정체 등의 비용은 체류비용을 훌쩍 넘는다.
“이동시간을 제하고 평균 3~4일 정도 수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데 되도록 많은 환자를 받을 욕심에 침대를 2개 두고 번갈아가며 수술을 합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 52명 수술을 한 적도 있죠. 다른 안과 의사들에게 이야기하면 아마 미쳤다고 할 겁니다.(웃음)”
봉사 경험 통해 노안치료의 대가로
세계 각국에 이상한(?) 도구를 짊어지고 다니다 보니 웃지 못할 헤프닝도 많이 벌어진다. 특히 최 원장을 힘들게 하는 곳은 바로 공항이다. “제3세계 같은 경우는 통관절차가 까다롭습니다. 평소 잘 보지 못하는 투명하고 동글동글한 수정체를 수 백 개 담아가니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의심스럽기도 하겠죠. 하루 종일 묶여 있는 경우는 다반사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세계 각국 많은 사람들에 밝은 빛을 선사한 그였지만 얻은 것이 더 많다고 털어놨다.
“한 전문의가 백내장이나 노안분야에 있어 완성도 있는 수술을 집도하기 위해서는 4000개의 케이스를 경험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연간 200개의 케이스를 접하기 힘들죠. 해외봉사를 떠나면 적은 시간에 많은 케이스를 접하게 됩니다. 또 각국 당뇨여부나 각양각색의 망막상태에 맞게 수술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실력이 늘 수밖에 없죠.”
이야기를 꺼냈을 무렵에는 대인배들의 흔한 겸손으로 받아들였으나 최 원장의 말을 끝까지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국내외를 오가며 2만 케이스의 백내장 및 노안수술을 접한 최경배 원장은 이 분야의 거장이라 부를 수 있다. 최근 환경적인 요인으로 노안이 오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노안수술에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거장에게 노안 판별법과 대처법에 대해 물었다.
“요새 빠른 경우 노안이 30대 후반부터 오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근시가 많은데 태어날 때부터 원시로 태어나게 되면 노안이 빨리 올 가능성이 큽니다. 노안의 초기증상은 가까운 곳을 보다가 갑자기 멀리 보게 되면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지게 되는 거죠.”
그는 노안이 왔을 때 억지로 돋보기 착용을 피하면 두통과 함께 시력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안이 온 후 억지로 돋보기 착용을 피하면 머리가 많이 아픕니다. (노안이) 시작되었다고 보이는 시점에서 1년 정도 후에는 돋보기를 쓰셔야 합니다. 젊은 나이에 노안이 찾아와 돋보기 착용을 피해야 하는 분이라면 하루빨리 노안과 시력을 함께 교정하는 수술을 행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최 원장의 최종적인 삶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올해 제가 54세인데 8년 뒤인 만 60세에는 해외로 떠날 생각입니다. 병원을 세워 1년 내내 수술을 통해 어려운 층을 돕는 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완전히 떠나고 싶지만 현지 병원에서 돈을 벌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에 국내 병원에서 매달 1000만원 이상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1년에 약 10개월 정도는 해외에 체류하고 2달 정도 국내에서 수술을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