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해온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가 무산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에 따라 방산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려 했으나 풍산이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매각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 간 거래는 결렬됐다.
풍산은 인적분할을 통해 탄약사업부를 떼어낸 뒤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는 풍산홀딩스 지분 48.7%를 보유했다. 매각가는 1조 5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계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류진 회장 간 친밀한 유대 관계로 딜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한미교류협회 회장직을 지낸 김승연 회장은 글로벌 방산업계 인맥이 탄탄하다. 류 회장 역시 미국 공화당 인맥을 보유해 둘 다 ‘미국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한화는 풍산 탄약사업부를 인수하면 포와 탄을 아우르는 완결형 화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풍산이 돌연 매각을 접은 배경에는 경영진 내부의 이견과 승계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LIG D&A(옛 LIG넥스원) 등 풍산으로부터 탄약을 공급받는 기업들도 풍산이 한화에 인수될 경우 무기 체계 정보가 유출되거나 한화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탄약 공급 단가를 조절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이번 인수가 불발되면서 한화에어로의 수직계열화 전략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화에어로는 K9자주포와 천무 등 플랫폼 수출에 강점을 가졌으나 탄약은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