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은 ‘포르쉐 911’과 어딘지 숙명적으로 얽혀 있다. 처음 모습을 드러낸 1974년 제네바 모터쇼부터 911의 상징은 짙은 블랙이었다. 260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 3.0ℓ 플랫식스 터보 엔진, 고래 꼬리처럼 솟은 리어 스포일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휘감은 짙은 컬러까지, 당시 911 터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로 군림하며 새로운 로망이 됐다. 물론 남들보다 빠른 속도에 다루기 쉽지 않은 야수란 별칭도 얻게 된다. 그럼 이후 반세기가 흐른 현재는 어떨까. 포르쉐코리아가 새롭게 출시한 ‘신형 911 터보 S’는 특유의 야수성은 간직하되, 이젠 누구든 길들일 수 있는 형태로 진화했다. 새롭게 개발된 T-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 711마력, 역대 양산형 911 중 최강
이 차에는 400V 시스템 기반의 경량 T-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새롭게 개발된 3.6ℓ 박서 엔진에 2개의 전동식 배기가스 터보(eTurbo)를 결합한 이 시스템은 총 출력 711마력(PS), 최대토크 81.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전 세대 대비 61마력이나 늘어난 수치다. 터보차저가 작동하기 전 낮은 RPM 영역에서 전기모터가 직접 터빈을 구동하는 eTurbo를 적용해 터보랙 문제도 해결했다. 제로백은 2.5초, 최고속도 322㎞/h나 된다. 외관에는 포르쉐의 크로스-시리즈 터보 디자인 전략이 반영됐다. 터보 모델 전용 컬러인 터보나이트가 크레스트, 차량 후면 레터링, 리어 윙 슬랫에 적용돼 특별함을 더했다.
카레라 모델 대비 넓어진 차체와 리어 사이드 섹션의 공기흡입구, 티타늄 배기 시스템은 최상위 모델의 프리미엄을 증명한다. 시트와 도어 패널에 새겨진 터보 S 전용 엠보싱도 볼거리. 최초의 911 터보인 930의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패턴은 911의 헤리티지를 계승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자유압식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ehPDCC), 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PCCB), PTM 사륜구동 시스템이 모두 기본 사양으로 탑재된다. 주행 모드, 에어로다이내믹 세팅, 드라이브 모드를 포괄하는 신형 지능형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냉각 성능과 공기저항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한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를 통한 개인화도 가능하다. 100가지 이상의 외장 컬러, 카본 경량 루프, 처음 도입된 카본 소재 경량 와이퍼 암까지, 블랙 기조 위에 나만의 개성을 입힐 수 있다.
1970년 6월, 영국의 엔지니어 찰스 스펜서 킹이 설계한 ‘레인지로버’가 세상에 공개된다. 당시 자동차 업계는 살짝 혼란스러웠다. 새롭게 등장한 차를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난감했던 탓이다. 오프로드를 달리는데 살롱카처럼 고급스럽고, 험지를 오르내리는데 도심에서도 우아하게 어울리는 차라니…. 그러니까 쉽게 말해 기존에 없던 카테고리였다. 오죽하면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산업 디자인의 걸작으로 선정해 전시했을 정도였다. 그로부터 56년이 지난 현재, JLR코리아가 ‘레인지로버 SV 블랙’을 출시하며 강남 전시장에 국내 최초의 SV 비스포크 스튜디오를 개장했다.
▶ 어둠을 예술로…
올 블랙 컬러로 마감된 레인지로버 SV 블랙은 레인지로버가 재정의한 럭셔리다. 외관 전체를 감싸는 나르빅 글로스 블랙은 단순히 어두운 색이 아니다. 전면부의 글로스 블랙 메시 그릴, 보닛 레터링, 23인치 단조 휠, 글로스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 후면의 블랙 세라믹 SV 라운델까지, 모든 부분이 블랙이라는 단일 언어로 통일된다. 실내의 접근은 정반대다. 새틴블랙 마감이 실내를 감싸고, 니어 아닐린 에보니 가죽이 실크 처럼 매끄러운 촉감을 제공한다. 시트 상단에는 그러데이션 직사각형 천공 패턴과 독창적인 자수가 적용됐다. 싱글 패널 시트 커버를 도입해 스티치 라인과 이음매를 최소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 SV 블랙을 포함한 레인지로버 SV전 라인업에는 세계 최초로 센서리 플로어(Sensory Floor) 기술이 탑재됐다. 전후석 플로어 매트에 내장된 4개의 트랜스듀서가 시트에 장착된 바디 앤 소울 시트의 트랜스듀서 4개와 연동해 발끝부터 등까지 음악을 물리적으로 느끼게 하는 완전 몰입형 오디오 경험을 제공한다. AI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진정·활력 등 6가지 웰니스 모드와 연동해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등 실질적인 효과를 제공한다는 게 JLR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1993년에 개봉한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들에게 쫓기던 관람차는 ‘포드 익스플로러’였다. 원래는 ‘토요타 랜드크루저’가 섭외됐지만 포드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교체됐다는 후문이다. 이후 영화가 세계적인 흥행 성공을 거두고 시리즈화되자 익스플로러의 명성도 우상향하며 차명처럼 탐험가의 SUV로 각인됐다. 1990년에 처음 공개된 후 6세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800만 대 이상 판매된 익스플로러는 포드를 대표하는 SUV다. 국내에선 1996년 2세대 모델로 첫선을 보인 이후 수입 대형 SUV 시장의 상징적 모델로 자리해왔다. 에프엘오토코리아가 새롭게 선보인 ‘2026년형 뉴 포드 익스플로러’는 신규 트림인 ‘트레머(Tremor)’가 포함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 국내 첫 출시, 트레머
그러니까 이번 라인업의 핵심은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되는 트레머 트림이다. 3.0ℓ 에코부스트 V6 엔진을 탑재한 트레머는 최고출력 406마력, 최대토크 57㎏·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익스플로러 역대 라인업 중 가장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이다. 지상고를 약 1인치 높여 접근각과 이탈각을 개선했고, 언더바디 프로텍션과 18인치 올-터레인 타이어, 토르센 리미티드 슬립 리어 액슬, 오프로드 튜닝 서스펜션도 갖췄다. 전면 보조 그릴 라이트는 어두운 험로에서도 전방 시야를 확보해준다.
외관에는 트레머 전용 일렉트릭 스파이스 컬러 포인트가 프런트 그릴과 휠에 적용돼 개성 있는 인상이 완성됐다. 실내에는 12.3인치 LCD 디지털 클러스터와 13.2인치 LC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동은 물론 전 트림에서 포드 코-파일럿360 어시스트 2.0 주행 보조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제무시(GMC)’. 한국전쟁 직후 한반도 재건 현장을 누비던 미군 트럭을 사람들은 제무시라 불렀다. 당시 트럭과 동일어였던 그 이름이 이젠 프리미엄 픽업트럭으로 돌아왔다.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캐니언’은 1900년부터 시작된 GMC의 헤리티지와 트럭 기술이 집약된 3세대 중형 픽업이다. 1999년에 론칭한 GMC의 최고급 서브 브랜드 ‘드날리’ 단일 트림으로 출시돼 프리미엄급의 위상을 명확히 했다. 외관은 2인치 팩토리 리프트 서스펜션을 적용해 여타 픽업보다 높고 당당한 차체를 구현했고, 풀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전방 안개등이 GMC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외장 컬러는 오닉스 블랙, 스털링 메탈릭, 볼케닉 레드 틴트코트, 글레이셔 메탈릭 등 4가지가 제공된다.
▶ 풀사이즈에서 검증된 2.7ℓ 터보 엔진
캐니언에는 풀사이즈 픽업 ‘실버라도’를 통해 성능이 검증된 2.7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4㎏·m의 성능을 발휘하는 이 엔진은 내구성을 강화한 실린더 블록과 하이드라매틱 Gen2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또한 오토트랙 액티브 2스피드 사륜구동 시스템과 리어 디퍼렌셜 잠금 기능으로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최대 3493㎏의 견인 능력,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 히치 어시스트, 히치 뷰 모니터 등 견인 특화 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멀티스토우 테일게이트, 스프레이온 베드라이너, 220V 파워 아울렛 등 픽업트럭 본연의 실용 사양도 충실히 갖췄다. 동급 최초로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내는 드날리 사양답게 천연 천공 가죽 시트에 레이저 각인 오픈 포어 우드 트림을 적용했다. 11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 11.3인치 터치스크린, 6.3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HD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까지, 픽업트럭이라는 카테고리의 고정관념을 허무는 사양들이다. 온스타(OnStar) 연결 서비스를 통한 첨단 안전 기능도 폭넓게 탑재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각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