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전자책 시장의 개척자 박용수 북씨 대표…섹시한 로맨스 소설이 최고 히트상품
입력 : 2013.03.07 16:12:40
수정 : 2013.05.24 17:11:50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보는 전자책은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낯선 분야다. 최근에서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전체 출판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만 놓고 보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전자책 출판업체인 ‘북씨(www.bucci.co.kr)’를 운영하고 있는 박용수 대표는 그래서 전자책 시장이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확신한다. 종이책 시장을 전자책이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절반 이상은 차지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책들이 다양하게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구조 없어 정부지원금 신청하기도
박용수 대표의 전자책 출판사 ‘북씨’는 지난 2008년에 설립된 e-pub 기반의 전자책 업체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자책은 대부분 인터파크를 통해 볼 수 있다. 현재 회원만 2500여명으로 소규모지만 출판 종수는 2700권 정도로 직접 기획한 책도 300여권 이상이다.
“전자책 시장에 대한 관심이 원래 높았다. 사업 초기인 2008년부터 눈여겨보고 있다가 2010년 북씨를 오픈했다. 당시 아이폰 3G가 폭발적으로 팔렸는데, 해외에서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전자책 시장이 높은 성장을 하고 있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런 와중에 인터파크에서도 사업 제의가 왔고, 앞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 전자책 시장 역시 커질 것이란 예상을 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은 쉽지 않았다. 당시에는 스마트폰보다 전자책 전용단말기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이 단말기의 가격이 높아 전자책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어려웠다. 일단 국내 최초의 순수 전자책 업체였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없었다. 대형 유통사와 같이 일한다고 주목을 받았지만, 독자들은 유료구매에 대해 낯설어 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았고, 다시 힘들게 책을 내놔도 팔리지 않은 악순환이 반복됐다.”
박 대표에 따르면 사업 초기인 2010년에는 100권에서 150권 정도의 책을 냈는데,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2010년 3월에는 월 매출이 300만원도 되지 않았다.
결국 박 대표는 정부가 운영하는 벤처 지원금을 요청했다. 그래서 1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받았고 사업을 유지해왔다.
유통 플랫폼 다양화로 수익 늘어나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2011년 중반부터 시장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결제에 민감해하던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 책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2010년 5000만원 정도를 기록했던 북씨의 매출액은 지난해에는 2억7000만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무난히 3억원대를 돌파해 최대 4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전자책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전자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매출이 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유료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 매출증대의 요인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분석한 것도 북씨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고객의 80%가 여성이란 점에 주목, 로맨스 소설의 출판 종수를 높인 것이다. 박 대표는 “최근 트렌드인 섹시와 자신감을 포함된 로맨스 소설을 내놨는데, 이게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라떼 북’을 통해 베스트셀러도 몇권 내놨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박 대표가 다양한 풀랫폼을 통해 북씨의 출판물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 초기에는 인터파크 의존도가 높았지만 지금은 리더북스와 교보, 예스24시 등 대형 유통사에서 골고루 수익을 얻고 있다.
이런 박 대표에게 올해는 무척이나 중요한 해다. 애플의 전자책 사업 분야인 아이북스가 올해 중 아시아 지역을 겨냥한 전자책 출판사를 오픈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용 국민메신저에 등극한 카카오톡 역시 카카오페이지란 이름으로 2월부터 전자책을 포함한 다양한 텍스트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전자책 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커질 거다. 그래서 저희도 출판 종수를 늘려 일년에 2~3만권 이상의 책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유명 작가들과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