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마이바흐 V12 에디션’은 1930년대 ‘마이바흐 제플린’에 처음 탑재된 V12 엔진을 기리는 모델이다. 최고 중의 최고를 지향하는 마이바흐의 손길로 전 세계에서 단 50대만 한정 생산된다. 그리고 그 50대 중 10대가 한국에 배정됐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기술력과 디자인 감성이 총동원 됐는데, 최고급 차량 개인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마누팍투어’까지 적용되며 디자인 요소들을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도대체 V12 엔진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기념 모델까지 등장한 걸까.
벤츠의 V12 엔진은 높은 출력을 넘어 자동차 공학의 정수로 손꼽힌다. 시작은 1930년대 초 마이바흐 제플린에 탑재된 양산형 12기통 엔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성능은 147kW(약 200마력). 그야말로 입이 떠억 벌어지는 출력에 초럭셔리 엔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현대적인 V12 엔진의 등장은 1991년에 출시된 ‘S-클래스(W140) 600SEL’이 적통이다. 벤츠 최초의 양산형 V12 가솔린 엔진 M120이 탑재돼 ‘강남 사모님 차’로 불리며 부의 상징이 됐다. 가장 큰 특징은 진동이 거의 없고 회전이 매끄럽다는 것. 그만큼 주행 안정성이 탁월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사실 V12 엔진은 단종이 예상된 수순이었다. 기술의 발달로 다운사이징과 전동화가 숙명처럼 다가온 시대에 배기량이 큰 엔진은 설 곳이 없었다. 2026년 말부터 시행될 유럽의 새로운 배출가스 규격인 유로7도 내연기관의 입지를 좁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춤한 전동화 과정이 새로운 기회가 됐다. 벤츠는 2025년 독일 IAA 모빌리티쇼에서 V12 엔진을 2030년대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유로7이 시행되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등장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V12 에디션은 마이바흐 S클래스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인 ‘S 680’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5980cc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 91.7㎏·m을 발휘한다. 큰 덩치에도 제로백은 단 4.5초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에 이른다. 최신 편의사양도 놓치지 않았다. 전동식 뒷좌석 컴포트 도어,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장치, 최대 4.5도 후륜조향, 에어매틱 서스펜션 등이 적용돼 승차감을 높였다. 2인승 일등석 시트, 쇼퍼 패키지, 냉장고와 샴페인 잔 수납 기능,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 최상위 사양도 기본 탑재했다. 특히 마누팍투어가 수작업으로 완성한 실내 마감은 누가봐도 럭셔리 그 자체다. 올리브 메탈릭 단조 5홀 휠과 V12 전용 엠블럼에는 24K 순금이 쓰이기도 했다. 가격은 4억 7800만원이다.
마세라티가 슈퍼 스포츠카라 불리는 ‘MCPURA’를 공개하며 사전 주문을 시작했다. V6 미드십 슈퍼카 ‘MC20’을 계승한 이 차량은 2025년 7월 부분 변경을 거친 후 MCPURA로 명명됐다. 푸라(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의미한다.
우선 파워트레인은 마세라티가 독자 개발한 3.0ℓ V6 네튜노 엔진이 탑재됐다. 엔진의 핵심은 포뮬러1에서 파생된 ‘프리 챔버 연소 시스템’. 마세라티가 특허권을 갖고 있어 양산 엔진에도 적용되고 있다. 최고 출력은 630마력(CV), 최고속도는 320㎞/h, 제로백은 2.9초면 충분하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경주용 자동차 제작사 ‘달라라(Dallara)’와 함께 개발한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섀시가 적용돼 경량, 민첩성, 안정성, 날카로운 핸들링을 실현했다. 덕분에 낮은 차체에서 나오는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이 강조되며 새로운 디자인 범퍼가 완성됐다. 버터플라이 도어도 적용돼 확실한 하차감도 선사한다. 쿠페 모델과 함께 컨버터블인 ‘MCPURA 첼로’도 출시됐다. 개폐식 글래스 루프가 적용돼 중앙 스크린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투명에서 불투명으로 전환된다. 실내 공간은 완전히 새롭게 다듬어졌다. 시트뿐 아니라 도어 패널, 대시보드, 스티어링 휠 일부가 알칸타라로 마감됐다. GT2 레이싱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도 눈길을 끈다. 마세라티 측은 “전 세계 동일하게 주문 제작(Build-to-order)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100% 이탈리아 모데나에 위치한 비알레 치로 메노티 공장에서 계약 순서에 따라 생산된다”고 전했다. 가격은 MCPURA가 3억 3880만원, MCPURA 첼로는 3억 7700만원에서 시작된다.
BMW의 M은 알파벳의 단순한 의미를 넘어 모터스포츠를 상징하는 이니셜이다.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된 ‘뉴 M5 투어링’은 바로 그 M의 고성능 차체에 왜건의 공간 활용성이 더해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585마력의 V8 4.4ℓ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과 197마력급 전기모터가 결합된 ‘M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727마력, 최대토크는 101.9㎏·m나 된다. 제로백은 3.6초, 시속 200㎞에 도달하는 시간은 11.1초면 충분하다. 패밀리카의 원조 격인 왜건이 이래도 되나 싶은 수치다. 여기에 22.1kW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환경부 인증 기준 최대 55㎞를 순수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전기 모드에서 최고 속도는 140㎞/h, 결코 밀리지 않는다.
외관은 M 전용 키드니 그릴과 테두리 조명인 아이코닉 글로우를 적용했다. 투어링 전용 리어 스포일러와 대형 디퓨저를 통해 공기역학 성능도 최적화했다. 실내는 12.3인치, 14.9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고, 적재 공간은 기본 500ℓ,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630ℓ까지 확 늘어난다. 왜건 형태의 차체 구조를 고려해 엔진룸, 차체 하부, 후면부에 보강재를 추가해 비틀림 강성을 높였다.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제어하는 M 어댑티브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 시스템인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은 기본 사양이다. 여기서 잠깐, 세단과 SUV가 주름잡는 왜건의 불모지 한국 시장에서 뉴 M5 투어링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 수입차 브랜드 딜러는 “웬만한 수입차들이 이미 한국의 도로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 희소성 높은 차량들이 회자되며 고객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며 “고성능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잡은 M의 인지도를 다지고 충성도 높은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 M5 투어링의 가격은 1억 7100만원이다.
현대차의 ‘디 올 뉴 넥쏘’가 다시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얻었다는 소식이다. 1997년에 시작된 유로 NCAP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안정성 검증 테스트다. 매년 성인 탑승자 보호,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보호, 안전 보조 시스템 등 총 4개 항목을 검증해 등급을 부여한다. 현대차 측은 “넥쏘는 충돌 시에도 승객 공간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탑승자를 잘 보호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다양한 첨단 안전 사양이 탑재된 점도 높게 평가받으며 최고 등급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유로 NCAP 측은 사고 발생 시 긴급 구난 센터에 자동으로 알리는 시스템과 충돌 시 추가 사고를 방지하는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이 탑재된 점, 차량 침수 시 탑승객이 탈출할 수 있게 차 문과 창문을 개방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 2018년 1세대 넥쏘가 수소전기차 중 세계 최초로 유로 NCAP 평가에서 별 다섯 개를 받은 데 이어 2세대 모델도 최고 등급을 달성했다.
판매량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2025년 6월에 출시된 2세대 넥쏘는 지난 11월 총 4660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1547대) 대비 약 3배(201.2%) 넘게 성장했다. 1세대와 2세대 합산 연간 누계로는 2025년 1~11월 5351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2725대) 대비 약 2배(96.4% 증가)가 늘었다. 현대차 측은 “최근 유로 NCAP 테스트에서 증명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성 등 우수한 상품성이 판매를 이끌었다”며 “‘2025 서울모빌리티쇼’부터 ‘2025 세계경제학자대회’ ‘2025 APEC 정상회의’ 등에 전시되며 이목을 집중시킨 것도 고객의 인정을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세대 넥쏘의 특징은 크게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최대 720㎞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최고 모터 출력 150kW 기반의 고효율 동력성능’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편의사양’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의 장거리 주행 챌린지에서 1400.9㎞를 기록하기도 했다. 3개 트림으로 운영되는 넥쏘의 가격은 익스클루시브가 7644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이 7928만원, 프레스티지가 8345만원이다.
[안재형 기자 ·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4호 (2026년 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