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산 소형차 ‘미니(MINI)’는 마니아층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팬들이 주시하고 열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디자인이다. 1958년 알렉 이시고니스가 완성한 미니의 디자인은 ‘작은 차체, 넓은 실내(Small Outside, Bigger Inside)’가 콘셉트. 전륜구동에 가로로 배치된 직렬엔진이 탑재되는 등 파격적인 시도가 더해지며 스스로 존재를 부각시켰다. 이후 미니는 1964년부터 1967년 까지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세 번 연속 우승하며 유명세를 탔고, 당시 차량 개조를 맡은 레이싱카 컨스트럭터 존 쿠퍼의 이름을 따 차명에 ‘쿠퍼(Cooper)’가 붙게 됐다. ‘뉴 MINI 쿠퍼 S 3-도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4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미니 측의 설명을 빌리면 “1959년 탄생한 클래식 미니부터 계승해 온 디자인의 핵심 요소를 재해석해 미니멀리즘을 반영했다”는데, 매끈한 차체 표면부터 간결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도드라진다. 시승 코스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 약 150㎞. 도로 위에선 민첩한 퍼포먼스가, 주차할 땐 작은 차체가 든든하고 미더웠다.
우선 외모는 ‘뉴 미니 컨트리맨’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뉴 미니 패밀리 라인업이다. 미니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그대로 계승했다는데,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매무새를 자랑한다. 전면부는 원형 헤드라이트와 팔각형 그릴의 윤곽이 좀 더 또렷해졌고, 후면부는 리어라이트 사이를 가로지르는 블랙 핸들 스트립을 적용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매끈하다. 멋지게 보이려는 의도가 다분한, 별다른 군더더기가 없어 오히려 깔끔하다. 이건 실내 디자인도 마찬가지.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의 버튼만 봐도 꼭 있어야 할 것만 있어야 할 자리에 남겨둔 모양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하는 대시보드 중앙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계기판, 내비게이션, 실내 공조 제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능이 통합된 시스템이다. 마치 커다란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는데, 꽤 유용하고 편리하다. 여기에 최신 운영체제인 ‘MINI 오퍼레이팅 시스템 9’을 탑재해 티맵 기반의 한국형 MINI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차량 내 게임 기능, 비디오 스트리밍, 서드파티 앱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MINI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스텝트로닉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돼 최고 출력 204마력, 제로백 6.6초의 성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탄탄하지만 부드러운 주행 성능이 돋보인다. 그러니까 ‘미니는 노면 상태를 엉덩이로 확인할 수 있다’던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웬만한 방지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슬쩍 넘어간다. 각이 깊은 코너에서도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이 부드럽다. 기본사양으로 적용된 드라이빙어시스턴트(전면 충돌 경고 기능, 보행자 경고 및 차선 이탈 경고 기능 등), 파킹어시스턴트(주차 보조 및 후진 보조 기능), 하이빔 보조기능이 포함된 LED 헤드라이트, 2-존 자동공조장치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복합연비는 12.7㎞/ℓ. 꽉 막힌 도심에선 10.5㎞/ℓ, 뻥 뚫린 고속도로에선 14.5㎞/ℓ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는 ‘페이버드’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4810만원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0호 (2024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