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를 위해 카페에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눅눅해지는 종이 빨대의 특성으로 인해 불만을 갖는 사람이 많다. 국내 연구진이 해양과 토양에서 100% 생분해되면서도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 빨대를 개발했다. 대량 생산도 쉬워 향후 식당과 카페 등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한국화학연구원은 오동엽·곽호정 박사 연구팀이 박제영 서강대학교 교수와 공동으로 100% 생분해되면서 기존 종이보다 기능이 우수하고, 대량 생산이 쉬운 친환경 종이 빨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현재 종이 빨대도 100% 종이만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 종이만으로 만들 경우 액체에 닿을 때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눅눅해져 표면을 코팅해야 빨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다. 코팅 물질은 종이컵에도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나 아크릴 수지 등이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종이컵을 폐기할 때 폴리에틸렌이 떨어져 나오며 미세플라스틱을 생성시킬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물질이 합쳐져 있어 종이나 플라스틱 어느 쪽으로도 재활용이 어렵다.
기존 종이 빨대는 음료에 오래 두면 눅눅해지기도 한다. 코팅 때 플라스틱을 단단하게 붙여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코팅되지 않은 종이 부분이 물과 쉽게 결합하게 된다. 대체재로는 폴리락틱산 빨대와 쌀 빨대 등이 있으나, 폴리락틱산은 해양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쌀 빨대는 대량 생산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를 자체 합성한 뒤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을 소량 첨가해 코팅 물질을 만들었다. 코팅 물질이 균일하고 단단하게 붙어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다. 종이와 생분해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환경 친화적이기도 하다.
실제 실험 결과, 찬 음료 뿐 아니라 뜨거운 음료에서도 일정한 성능이 유지됐으며, 다양한 음료를 휘젓거나 오랜 시간 사용해도 눅눅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았다. 기존 빨대는 해양환경에서 형체가 보존되며 총 무게도 5%만 감소한 반면, 새로 개발된 빨대는 60일동안 무게가 50% 이상 감소했고 120일 후에는 완전히 분해됐다.
오 박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작은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로 바꾼다고 효과가 즉각 나타나진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는 클 것”이라며 “일회용 플라스틱을 다양한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면 미래 환경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