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으로 본 뜨는 상권 vs 지는 상권] 뜨는 상권 이유 살펴보니… 민간기업이 대형 상업시설 주도, 스토리 개발하고 재구매 의도 자극
입력 : 2022.10.12 13:58:24
수정 : 2022.10.12 13:59:05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
상권과 관련된 이해관계자 집단이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째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상점가와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을 들 수 있다. 둘째는 백화점, 할인마트, 주상복합 등 대형 상업시설을 기획, 건축하고 운영하는 기업들의 상가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상권 활성화 노력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및 관광지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활동과 투자를 들 수 있다.
상권의 활성화 주체가 누구든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이들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기획하고 실행하지만 모든 상권에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상권 활성화를 위한 경쟁전략 측면에서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 ‘뜨는 상권’이 되는가 하면, 반대로 활성화를 위한 성과가 단기간에 빠져 ‘지는 상권’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상권은 어떤 관점에서 정의하고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상권을 지역적 관점 또는 부동산 관점에서 보아서는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 상권은 소비자의 니즈와 구매하려는 의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상권이란 소비자의 니즈와 구매의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활동이 중요하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상권이 활성화되었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소비자들이 일회성 구매에 그치면 상권은 다시 과거의 상태로 돌아간다.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재구매 의도를 자극해야 한다.
▶상권, 소비자 구매의도 관점서 접근해야
모든 상권은 수명주기를 가지고 있다. 상권은 사업 또는 사업체의 수명주기처럼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를 거친다. 뜨는 상권이란 대부분 도입기를 거쳐 성장기에 접어든 상권을 의미하고, 지는 상권이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들어선 상권을 의미한다. 그동안 상권에 대한 측정은 규모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상권이 급성장하고 급하락하는 상황을 적기에 파악하고 대응하거나 그 원인에 따른 문제를 찾아내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매출액이나 유동인구와 같은 데이터를 주로 이용하는 상권분석은 빠르게 상권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미래의 흐름을 예측하는 데는 더욱더 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실시간 측정이 가능한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소비자의 외식소비의도를 측정하고 외식소비의도가 실제 외식소비지출과의 상관성이 매우 높은 점을 반영해 뜨는 상권과 지는 상권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소비자들의 외식소비의도와 이후 외식소비의도를 비교해 소비자 이용 관점의 상권을 대상으로 성장률이 높은 상권 100곳, 하락률이 높은 상권 100곳을 선별한 결과는 <표>와 같다. 이 표의 상권을 기준으로 급성장 상권과 급하락 상권으로 명명한 상권들의 특성에 따라 ‘관광지형 상권’ ‘대형 상업시설 상권’ ‘지역 상권’으로 구분한 후 각각의 비중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급상승 상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권은 ‘대형 상업시설 상권’이고 상위 10곳의 상권에서도 ‘대형 상업시설 상권’이 6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급하락 상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권은 ‘관광지형 상권’이고 상위 10개의 상권에서도 ‘관광지형 상권’의 비중이 40%로 가장 큰 것을 알 수 있다.
왜 급상승 상권과 급하락 상권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상권의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일까? 이러한 분석 결과에서 상권의 활성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는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주체는 공공기관보다 기업들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권을 활성화시켰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이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공공기관의 상권관리는 효과가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