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옴리 모겐스턴 아고다 CEO 인터뷰 “한국은 엄청난 기회를 앞두고 있다” K팝·K영화 등 K컬처 전 세계적 인기 가고 싶은 도시 톱5에 한국 2개 안착 코로나 입국 규제 최대한 완화 필요 고객에게 최상의 가격 제공하려 총력 가격 인상 방지 등 핀테크 전략 도입 최고의 기술은 최고의 인재가 만듦 현지화 전략 구축해 고객 신뢰 잡을 것 태국 등 동남아 매력…이스라엘도 추천
장주영 기자
입력 : 2022.08.27 16:01:01
수정 : 2022.08.27 16:35:42
“한국은 엄청나게 중요하고(super super important) 가장 기대하는 시장입니다.”
애국심이 불끈 솟았다. 지금 같은 세계적인 불황 속에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것도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아고다(Agoda)의 대표가 한 말이라는 것이 더욱 관심이 갔다. 최근 옴리 모겐스턴(Omri Morgenshtern) 아고다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7월 1일 CEO로 부임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을 만큼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남달랐다.
옴리 모겐스턴 아고다 CEO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 붐(boom)이 일고 있습니다. K팝부터 K영화 K드라마 등 K컬처의 장르 또한 다양합니다. 태국에 가니 주요 명소에 블랙핑크의 사진이 건물 벽면을 장악하고 있었고, 이스라엘에서는 라디오에 나오는 노래의 절반이 K팝 내지는 외국인이 다시 부른 K팝이었습니다. 실로 놀라웠습니다. ‘한국’이라는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형성되면 그 힘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지금이 한국에게도 기회이고, 우리 역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한국 제품이나 음식을 주로 찾는다는 모겐스턴 대표는 삼성 스마트폰만 쓴다며 꺼내 보이기도 했다. ‘애플이 싫어하겠다’고 눙치자 “괜찮다. 정말 삼성이 스마트폰 잘 만든다”고 웃어보였다.
- K컬처가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으로도 실제 이어지고 있나.
▷ 물론이다. 올 5월부터 8월까지 아고다 예약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의 상위 5위 안에 한국 도시가 2개나 들었다. 2위가 제주, 5위가 서울이었다. 또 한국 여행에 대한 검색량도 350%나 증가했다. 분명 코로나 장기화로 힘든 시기지만, 한국에게는 커다란 기회임은 틀림없다.
- 한국 입장에선 아직까지 실감을 못하는 분위기다.
▷ 그 이유를 안다. 이번에 입국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한국을 가고 싶어 하는 이들은 조사 자료에서처럼 분명히 많다. 하지만 그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안타깝다. 한국에 가려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음성 확인서를 내야 한다. 언뜻 검사 하고, 증명서를 내야하는 것이 간단해 보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나 실제로 해 본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옴리 모겐스턴 아고다 CEO
- 한국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듯 하다.
▷ 각국마다 처한 상황이 다를 것이다. 다만 세계적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한국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미 정상화한 나라에 적극적인 자문을 구하거나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한 마디로 입국에 대한 규제를 최대한 빠르게 완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한국은 긍정적인 가능성이 넘쳐나는 곳이다.
- 글로벌 여행업계 수장으로서 코로나 이후(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나.
▷ 아고다의 전략은 아주 간단하다. ‘기본을 잘하자’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기본은 최상의 가격, ‘베스트 딜(best deal)’이다. 150여 명의 한국 직원을 포함해 전 세계 6000여 명의 직원 모두가 더 좋은 가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잠들지 못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파트너를 늘리려 노력 중이다. 파트너가 많아질수록 가격을 포함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경쟁사들과 차별화 한 전략이 있을까.
▷ 핀테크이다. 여행은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결정하기까지 고민의 시간이 길다. 비용 지출에 부담인 고객에게는 대출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또 특정 상품에 한해 가격 고정이나 가격 인상 방지 등의 기술을 도입해 최상의 가격을 제공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가격 고정 또는 가격 인상 방지를 한 상품이 나중에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최초 구매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한다. 고객이 추가 부담하는 일은 없다. 그 차액은 아고다의 몫이다.
옴리 모겐스턴 아고다 CEO
- 고객에게 더 좋은 가격을 주겠다는 것 때문에 기업의 이익이 손해를 볼 수도 있는데.
▷ 우리는 우리의 기술력을 믿는다. 지금껏 축적한 수많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최적의 가격을 만들어 내고 이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을 잘해내리라 믿는다. 그래서 아고다는 항상 인재를 찾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물색 중이다. 최고의 기술은 결국 최고의 인재가 만들어 낸다.
- 최고의 인재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나.
▷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고다는 글로벌 기업이다. 한 사무실 공간에 여러 나라 사람이 모여 있다. 가끔씩 눈 감고 서서 들으면 다양한 언어가 귀에 들어온다.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다양성이라는 것은 펼쳐 놓으면 아름답지만 자칫 너무 과하면 파괴적이라고 할 만큼 걷잡을 수 없다. 균형 잡힌 다양성이 필요하다.
사진 = 리얼미터
- 여행플랫폼 선호도 조사에서 아고다는 야놀자, 여기어때 등에 이은 4위였다.
▷ 그래서 현지화 전략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현지 기업은 당연히 자국 고객의 성향을 잘 안다. 다르다고 해서 저항하지 않고 수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현지화 성공 전략에 투자할 생각이다. 고객과의 신뢰 구축은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전술이다. 고객의 믿음을 잡을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다.
- 한 때 고객 불만족 사건이 몇 차례 있어 언론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 우선 고객이 아고다 서비스로 나쁜 경험을 했다는 것에 대표로서, 기업으로서 실망스럽고 슬프다. 앞서 얘기했지만 고객의 신뢰는 정말 중요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끔, 나아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객의 불만이나 민원을 두려워하면 안된다. 서비스 개선의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보상할 것은 보상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 신뢰를 얻는 일이 중요하다.
사진 왼쪽부터 태국 방콕 야시장, 이스라엘 텔아비브 / 사진 = 언스플래쉬
- 많은 곳을 다녔을 텐데, 다가오는 가을/겨울에 가볼만한 여행지를 꼽는다면.
▷ 동남아는 항상 좋다. 물론 새롭거나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을 추천해도 좋겠지만 동남아는 실패하지 않는 여행지다. 특히 태국이나 베트남은 아무리 즐겨도 지나치지 않다. 내가 태어난 이스라엘도 꼽고 싶다. 한국인과 이스라엘인의 성향이 비슷하다고 하지 않나. 분명 좋아하리라 본다. 만약에 여행 중 향수병이 도질 것 같으면 현지 라디오를 틀어보길 바란다. 어김없이 K팝이 흘러 나올테니 말이다.
▶▶▶ 옴리 모겐스턴 CEO는...
△ 이스라엘 출생 △ 히브리 대학교 물리학/컴퓨터공학/수학 학사 △ 텔아비브 대학교 물리학 석사 △ 이스라엘 탈피오트 졸업 △ Qlika 공동창업자 △ 2014년 아고다 수석 상품개발 담당 및 알고리즘, 학습시스템 관리자 △ 아고다 상품개발 부사장 △ 아고다 최고상품책임자 △ 2018년 아고다 최고운영책임자 △ 현재 아고다 최고경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