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시간) 열린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3차 대회 프로암에서 더스틴 존슨, 그레그 노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이 나란히 서 있다. [EPA = 연합뉴스]
"리브(LIV)가 골프를 위해 하는 일은 매우 휼륭하다. 특히 그들이 선수들을 위해 하는 일은 정말 훌륭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3차 대회 프로암에 참석해 리브 골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며 "리브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포함해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훌륭한 선수 모두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검은색 바지에 흰색 셔츠를 입었고, 2016년 대선 당시 자신의 구호였던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빨간색 모자를 착용했다. 오랫동안 친분 관계인 그레그 노먼 리브골프인베스트먼트 대표(호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프로암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리브 골프로 이적한 더스틴 존슨과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프로 선수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특급 포워드'로 이름을 날린 찰스 바클리(미국) 등 유명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치 리브 골프의 후원자 같은 모습이다. 지난 20일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PGA 투어에 대한 충성심으로 남아 있는 모든 골프 선수는 나중에 PGA 투어가 리브 골프에 합병되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고, 27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리브 골프에 자금을 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수조 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둔 훌륭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에는 이유가 있다. PGA 투어와 쌓인 감정 때문이다. 2022년 PGA 챔피언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월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의 배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목되자 미국프로골프협회가 장소를 변경했다.
소송으로 비화한 PGA 투어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갈등은 지난해 12월 양측 합의로 일단락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PGA 투어에 대한 원망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리브 골프는 3차 대회뿐만 아니라 마지막 8차 대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미국 플로리다주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