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토요타는 국내 시장에서 총 6457대(카이즈데이터연구소 집계)의 차량을 판매했다. 전년(6173대) 대비 4.6% 늘어난 수치다. 불매운동 이후 수그러들었던 일본 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선 빠른 출고 기간과 친환경차의 인기 상승이 토요타의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반도체 공급난으로 여타 브랜드의 차량 인도가 최대 1년 이상 밀린 반면 토요타는 3~4개월 안에 소비자에게 차량을 전달했다. 토요타 코리아 측은 “딜러에게 재고가 있으면 더 빨리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친환경차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판매가 늘어난 것도 주효했다. 전기차로의 재편이 늦다고 평가받는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그런 의미에서 토요타의 효자 모델 중 하나다. 기아의 ‘카니발’과 혼다의 ‘오딧세이’ 외엔 별다른 경쟁 상대가 없는 국내 미니밴 시장에선 더더욱 그렇다.
평일 오전,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WD’에 올라 도심과 고속도로를 넘나들며 약 80여㎞를 시승했다.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Exterior&Interior
SUV를 닮은 외모, 클래식한 실내
호불호가 강하다고 소문(?)난 전면부의 대담한 디자인은 개인적으론 썩 잘 어울렸다. 여타 미니밴과 비교해 A필러를 뒤로 배치한 덕에 SUV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덩치가 작은 건 아니다. 카니발에 견주어 보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날렵해 보이는 건 역시 디자인 덕분인데 전면과 측면의 거침없는 라인이 크고 웅장한 느낌 대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이건 꽤 영민한 선택이다. 미니밴이라고 꼭 큰 덩치를 자랑할 필요는 없으니까.
실내로 들어서면 풀 체인지되며 달라진 모습이 더 확연해진다. 우선 이전 모델에선 센터페시아에 있던 기어레버가 센터콘솔 쪽에 자리했다. 플라스틱과 가죽으로 마무리된 대시보드 등 실내구성은 깔끔한 정리가 돋보이지만 그렇다고 트렌디하진 않다. 오히려 클래식하달까.
특히 우뚝 솟은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그런데, 그렇다고 성능까지 클래식한 건 아니다. 여전히 아날로그 계기반을 사용하고 있지만 트립 컴퓨터 화면이 비교적 넓어 정보 확인에 불편함은 없다. 카니발엔 없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건 반가운 부분이다.
실내공간은 꽤 넓다. 곳곳에 수납공간이 마련된 것도 이 차의 미덕 중 하나다. 2열의 양쪽 문과 뒷문을 손대지 않아도 열고 닫을 수 있는 핸즈프리 파워 슬라이딩이나 2열 시트를 624㎜나 앞뒤로 이동할 수 있는 건 꽤 도움 되는 기능들이다. 하지만 2열 시트의 등받이나 시트 조절은 모두 수동으로 진행해야 한다. 버튼 대신 레버를 당겨야 작동한다.
▶Power Train&Function
부드러운 서스펜션, 믿을 만한 연비
2.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총 출력 246마력과 복합연비 14.5㎞/ℓ(2WD)의 성능을 발휘한다. 속도를 줄이면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회생제동)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한다. 실제로 꽉 막힌 강남 한복판에서도 꽤 높은 연비(14.8㎞/ℓ)를 유지했다. 이후 고속도로 주행을 마치고 연비를 확인해보니 계기반에 18㎞/ℓ가 찍혀있었다.
승차감은 꽤 안정적이다. 저중심 TNGA(Toyota New Global Arcitecture) 플랫폼을 적용했다는 토요타 측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무게 중심을 낮추고 무게를 줄여 차가 앞뒤로 흔들리는 걸 최소화했다. 이건 1차적으로 방지턱을 넘을 때 느낄 수 있는데, 몸의 흔들림이 적고 꽤 부드럽게 넘어간다. 시승에 나선 2WD 모델의 가격은 6400만원. 4륜구동 모델은 62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