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우리 스파이들 위기에 처했다" 대체 무슨 일 있었길래?
전세계 지부에 비밀전문 보내
-
김성훈 기자
-
입력 : 2021.10.06 17:29:11
수정 : 2021.10.06 20:01:12
미국 정보 당국이 해외에서 인적 첩보망(휴민트)을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주 전 세계 지부에 보낸 비밀 전문에서 체포·처형된 해외 조력자들의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며 철저한 보안 의식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NYT는 CIA가 해외에서 채용된 조력자들의 사고 사례와 경쟁국 정보기관에 희생된 요원 수 등 통상적으로는 공유되지 않는 정보를 전문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 정보기관들은 고도화된 △생체·안면 인식 △인공지능 △해킹 기술로 자국 내 CIA 조력자들을 추적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이란은 CIA의 기밀 통신 시스템을 해킹해 자국 내 CIA 조력자들을 알아내 이들을 처형했다.
이 때문에 CIA가 세계 각국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한 스파이 활동에 나설 조력자들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는 CIA가 생산하는 보고서와 브리핑 품질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CIA는 감청이나 인공위성 등을 통해 해외 정보를 확보하지만 최종 분석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현지 정보 조력자들의 도움이 여전히 중요하다.
한편 미국의 경쟁국 정보기관들은 필요에 따라 신원을 파악한 CIA 요원과 해외 조력자들을 역으로 포섭해 이중스파이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전직 CIA 요원인 제리 춘 싱 리는 2019년에 중국 정부에 기밀 사항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9년형을 선고받았다. 2009년 아프가니스탄 CIA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도 이중스파이의 소행이었다. 당시 CIA는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응징에 급급해 알카에다 지도부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요르단 출신 의사를 무리하게 채용했다. 그러나 이 조력자는 자폭 테러를 벌여 CIA 요원 등 7명이 사망했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