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아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국내 의료 연구팀은 전염병이 발병하기 전 시기와 비교한 결과 당뇨병이 유형별로 19~41%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다혜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권정택)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재현 교수(교신저자),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화영 교수(제1저자), 김재현 교수(교신저자) 공동 연구팀(공저자 고려대안산병원 박지영 교수)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국 소아·청소년에서 새롭게 발병한 1형 및 2형 당뇨병(New-onset Type 1 and Type 2 Diabetes among Korean Youths during the COVID-19 Pandemic)‘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7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중 1형 및 2형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된 환자 1만 3639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년부터 2019년에 비해 팬데믹 이후인 2020년에서 2022년 기간 중 20세 미만 소아·청소년에서 1형 당뇨병은 1.19배, 2형 당뇨병은 1.41배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팬데믹 첫해인 2020년 당뇨병 진단 시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의 동반율은 1형 당뇨병에서 31.3%에서 42.8%로, 2형 당뇨병에서 2.9%에서 6.0%로 증가했으나, 둘째 해에는 34.5%와 3.2%로 각각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한편, 코로나19 진단에 PCR 검사가 필수적이었던 시기(2020년 3월~2022년 2월)에 코로나19 소아·청소년 환자와 비감염 환자의 당뇨병 발생률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다혜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첫해뿐 아니라 둘째 해까지의 소아·청소년의 당뇨병 발생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 것을 확인했다”라며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신체 활동 감소, 비만 증가와 같은 팬데믹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이 당뇨병 발병에 주요한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혈당이 높아져 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당뇨병은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에게서도 많이 발병한다. 전문가들은 소아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어릴 때부터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크게 당뇨병은 원인에 따라 1~2형으로 구분된다. 2형 당뇨병은 우리가 흔히 성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당뇨병으로 인슐린은 생성된다. 어떤 원인에 의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는 상태다. 주로 운동 부족이나 비만, 식습관과 관련된 것이라 알려졌지만 소아청소년기에도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인한 발병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자가면역 문제로 자기 면역세포가 체내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파괴하면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생긴다. 1형 당뇨병의 경우 완치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으로 진단하는 기준은 1형과 2형이 같다.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다음과 다식, 다뇨가 있으면서 임의로 측정된 혈당 농도가 200㎎/㎗ 이상일 때 진단한다.
다만,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을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치료계획 수립과 당뇨병 교육을 위한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형 당뇨병은 주사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혈당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인슐린을 공급해줘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1형 당뇨병은 단순히 운동이나 식단관리만을 통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인만큼 질환에 대한 인지력을 갖추기 어려워 관리가 쉽지는 않다. 혈당 기복이 심해 그 때마다 혈당을 측정하고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아 부모와 주변의 도움이 중요하다.
성장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당뇨병은 더욱 관리가 까다롭다. 절대적인 식단 제한보다는 성장을 위해 복합 탄수화물, 불포화지방산, 섬유소 위주의 식단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밀가루, 간편식 등은 피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을 낮추고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 1형 당뇨병 진단 후 관리가 되지 않아 비만이 되면 인슐린 요구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진단 이후 관리를 통해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형 당뇨병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증상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자녀가 스스로 질환을 관리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하며, 정신적·신체적으로 성장해가는 시기인 만큼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영양공급과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