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부터 곳곳에 기침과 콧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여러 바이러스가 유행을 많이 하는 가운데 항생제 내성을 지녔다는 마이코플라즈마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3~4년을 주기로 유행한다는 이 바이러스는 2019년 대유행에 이어 2023년 폐렴과 같은 증상으로 특히 병원 소아·청소년과를 문전성시로 만들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Q 마이코플라즈마가 일반 감기와 구별되는 증상은?
A 일반 감기와의 차이점은 열도 높게, 오래 나며 특히 기침 가래 증상이 심하고 몸살 기운도 있다. 독감과 구별되는 마이코플라즈마의 증상은 엑스레이를 촬영하거나 청진했을 때 폐음이 많이 안 좋고 심한 폐렴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잠복기는 길게는 2~3주까지도 가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증상이 발현했을 때 누구한테 옮은 것인지 추측할 수가 없다. 마이코플라즈마는 세균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심해지는 특징이 있으며 특히 기침이나 가래, 발열이나 오한, 인후통이 심할 수가 있다. 그런 증상이 꽤 오래 지속될 때 마이코플라즈마를 의심할 수 있다.
Q 항생제를 섞어 써야 한다던데?
A 일단 감기약이라고 하는 것은 증상을 치료하는 것인데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상만 치료하면 계속 증상이 지속된다. 그래서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은 이 균을 치료하는 것이다. 세균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것이 ‘항생제’다. 이렇게 마이코플라즈마가 유행하는 가운데 환자가 폐렴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검사를 하지 않고도 경험적으로 마이코플라즈마를 대상으로 하는 항생제를 쓸 수 있다. 단 마이코플라즈마는 이미 세포벽이 없으므로 일반적인 항생제는 듣지 않는다. 마이코플라즈마와 같은 세포벽이 없는 세균을 죽이기 위한 항생제를 추가해서 처방한다.
Q 증상이 나아도 항생제 중단하면 안 되는 이유는?
A 마이코플라즈마라는 것은 세포벽이 없는 세균으로, 그 세균이 일부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아주 오랫동안 생존해 있을 수 있고 건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몸에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예도 있다. 항생제를 처방받았을 때 충분한 기간을 사용하지 않고 중간에 끊어버린다거나 아니면 불충분하게 사용했을 때는 오히려 내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증상이 모두 나았다고 해도 정해진 치료 기간만큼 충분히 약을 먹는 것이 좋다.
Q 입원과 통원 치료를 결정하는 차이는?
A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 있거나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의 정도가 너무 심한 경우, 흉수가 고여서 호흡 곤란이 심하거나 아니면 염증 수치가 너무 높다든지 아이가 컨디션이 몹시 안 좋거나 식이가 진행이 안 되는 등 주사 치료가 필요한 경우 또는 산소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하게 된다. 이 정도의 중증 환자가 아니면 통원 치료가 가능하다.
Q 항생제 내성이 있어도 치료할 수 있나?
A 마이코플라즈마는 2019년도 우리나라를 조사했을 때 이미 80% 정도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일단 1차 치료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지침으로 되어 있고, 이후에도 아이가 너무 힘들고 치료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추가해볼 수 있다. 1차 약제에서 2차 약제로 변경하게 되는데, 그 2차 약제는 우리나라에서는 18세 미만 소아에게나 12세 미만 소아에서는 허가가 되어 있지 않은 약이다. 허가 사항을 초과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가 판단해 부작용보다 효과가 높다고 판단될 때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2차 약제를 사용했을 때는 대부분 치료가 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해열제도 잘 듣는 게 따로 있나?
A 해열제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발열 중추에 작용해서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발열 중추에도 작용하면서 소염 작용이 있는 해열제이다. 마이코플라즈마가 열을 내고 몸이 힘들고 몸살이 생기는 이유는 균 자체가 몸에 들어간 것과 더불어 그 균이 만들어내는 염증 반응 때문이다. 그래서 그 염증 반응을 잠재워줄 수 있는 소염 기능이 있는 이부브로펜이 조금 더 잘 들을 수는 있다.
Q 성인도 똑같이 감염되나?
A 어른도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이 될 수 있다. 근데 마이코플라즈마라는 것 자체가 감염됐을 때 가장 흔한 증상이 무증상이다. 일부 증상이 있는 아이들이 폐렴에 걸리는데 어리면 어릴수록 증상이 잘 발현된다. 그래서 많이 걸리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걸릴 수 있다.
Q. 마이코플라즈마의 치명률은? 예방법은 무엇이 있나?
A 마이코플라즈마 내성률이 너무 높아서 약을 써도 소용이 없으며 무조건 앓고 지나가야 한다고들 생각하는데, 웬만해서는 중환자실까지 가거나 사망하는 안타까운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0.1% 미만에서 뇌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되었을 때 아이가 의식이 너무 처지거나 식이가 전혀 진행이 안 되고 컨디션이 매우 떨어질 때는 드물지만 혹시나 뇌염이 있지 않은지, 상급병원에 가서 검사받는 것이 좋다. 또한 마이코플라즈마는 침방울로 전파되기 때문에 걸린 사람과 주변인(가족)이 모두 마스크를 쓴다면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고, 손 씻기 등 일반적인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박지훈 기자 · 박준성 서울 아산병원 소아응급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