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명관(45·가명) 씨는 출퇴근 시간이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앱에는 현재의 마음 상태에 따라 5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듣고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담겨있다. 기분에 따라 마음을 챙길 수 있는 호흡법은 기본이다. 그는 “마음이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뿐만 아니라 화사하고 행복할 때도 챙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 의지가 된다”며 “출퇴근 시간 외에 간간이 잠자기 전에도 관련 콘텐츠로 명상을 할 때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비단 김 씨뿐만 아니라 최근 ‘명상’과 ‘마음챙김’에 나선 이들이 늘고 있다. 장기적인 팬데믹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건 이미 주지의 사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실제로 우울증 환자가 2017년 68만169명에서 2021년 91만785명으로 4년 만에 33.9%나 늘었다. 불안장애 환자도 2017년 63만3862명에서 2021년 81만9080명으로 29.2% 증가했다. 이렇듯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극복하려는 이들이 마음챙김에 나서기도 하지만 최근엔 스스로 마음 다스리기에 나서며 더 좋은 삶을 살려는 이들이 늘었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마음챙김>의 저자 샤우나 샤피로의 말처럼 “당신은 현재 모습 그대로 완벽하지만,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마음챙김이란 무엇일까. 마인드사이트 인스티튜트의 공동창립자인 캐럴라인 웰치는 저서 <마음챙김이 일상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에서 “마음챙김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판단이나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차분하면서도 분명한 마음 상태이며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라며 “실제 연구 결과 마음챙김을 실천할수록 심신의 건강이 개선되며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회복력을 높여준다”고 조언한다.
승려이자 중앙승가대학 교수인 자현 스님은 저서 <성공을 쟁취하는 파워 실전 명상>에서 “명상이란 삶에서 도피하여 달팽이 집 같은 나만의 동굴로 숨어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명상은 힘든 삶을 관통하는 도약의 원동력이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황금 갑옷이다… 명상은 소수가 전유하는 뜬구름 잡는 망상이 아니라, 삶의 투쟁에서 승리하고 행복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명상과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휴대폰 앱이다. 온라인 앱장터인 앱스토어를 살펴보면 국내 첫 명상 앱 ‘마보’, 명상·숙면·음악 등 카테고리별 콘텐트를 갖춘 ‘캄’, 명상음악을 다운받을 수 있는 ‘헤드스페이스 인사이트 타이머’ 등 다양한 앱들이 사용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출시된 명상 앱 수를 2000여 개로 산정하기도 했다. 규모가 커지면 성장세도 높아지는 법.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추산한 2022년 글로벌 명상 앱 매출 규모는 약 37억1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나 된다. 2027년에는 70억6000만달러(약 9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복지 프로그램이 된 명상
국내 시장에서도 명상 앱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엑스퍼트 마켓리서치는 2022년 국내 명상 앱 시장 규모를 1억6650만달러(약 2170억원)로 추산하며 2028년까지 2억6910만달러(약 35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명상 앱 관련 시장 확대는 개인사용자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명상 관련 프로그램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 2016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명상 앱 서비스를 시작한 ‘마보’의 경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기업의 명상 프로그램 서비스가 약 400%나 늘었다. 마보 측은 “대부분 대기업들이 먼저 요청해왔다”며 “직원들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으로 앱 구독권을 지원하거나 직원 대상 명상 강의 등으로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한 기업은 현대차, 기아차, SK텔레콤, LG유플러스,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부터 병원, 공기업,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군을 이루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데믹으로 인한 재택근무로 업무공간이 확대되며 개인의 삶과 직장에서의 성과가 더 밀접해진 상황”이라며 “직원들의 심리상태를 살피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관련 앱 단체 구독권을 이용하는데 일회성이 아니라 필요할 때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고 전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MZ세대의 부상도 명상이 일상화되는 데 한 축이 됐다. 정신적인 문제를 겪을 때 가장 빠르게 해결방안을 찾는 세대라는 게 업계의 전언. 실제로 딜로이트의 MZ세대 보고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2019년 당시 세계 42개국의 M세대 1만3416명 중 응답자의 49%가 향후 2년 안에 현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7년 보고서의 38%보다 11%나 상승한 것이다. 2년 안에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한 M세대 응답자 중 25%는 지난 24개월 내에 이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조사에선 M세대의 36%, Z세대의 53%가 2년 안에 퇴직을 예상했고, 2022년에는 M세대의 24%, Z세대의 40%가 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퇴사 이유로 새로운 업무환경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안감, 우울증, 번아웃(극도의 정신적 피로나 무기력) 등을 꼽았다. 마보의 한 관계자는 “MZ세대들은 앱 등을 통해 명상한 후 SNS에 이를 알리고 인증하는 이들이 많다”며 “자기 계발이나 모닝 루틴 등에 활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앱 이용 시간대도 오전 4시부터 정오가 가장 많다”고 분석했다.
우울증 진단해주는 보험사 앱까지
명상 관련 앱 외에 건강관리 매니저를 자처한 생명보험사들의 앱도 화제다. 전통적인 보험의 역할이 사고와 사망, 혹은 질병을 진단받은 후부터 시작됐다면, 요즘 보험사들은 건강할 때부터 고객의 일상과 함께하겠다며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보험 업계가 선보인 건강 관련 서비스만 삼성생명 ‘더헬스’, 한화생명 ‘헬로’, 교보생명 ‘케어’, 신한라이프 ‘하우핏’, 현대해상 ‘하이헬스챌린지’, AIA생명 ‘AIA바이탈리티’ 등 10여 개가 넘는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더 헬스’는 운동과 식습관은 물론 마음 건강까지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눈길을 끈다. 홈 화면에서 ‘마음 건강 시작하기’를 누르면 스트레스와 우울증, 수면 등 12가지 종류의 설문이 나온다. 이렇게 나의 마음 건강 상태를 체크하면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 정보까지 알려준다. 교보생명의 ‘케어’는 마보 앱과 연계한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걷기 챌린지’를 스스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생명은 ‘하우핏’에서 월 3만원에 다양한 운동을 배울 수 있는 맞춤형 클래스를 운영한다. 2018년 국내 생보사 최초로 건강관리 플랫폼 ‘AIA바이탈리티’ 서비스를 선보인 AIA생명은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보상하는 리워드 시스템을 만들었다. 최대 20%까지 관련 상품의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고 커피 구매나 통신비, 항공권 할인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 Emotion|불안감
이상훈 더존한방병원 원장은 “불안감은 ‘위험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경고 신호’로 정상적인 정서 반응이지만 지나치면 ‘병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잦은 불안감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불안감’의 정도가 치료 상담이 필요한 수준인지, 혹은 혼자서 스스로 다독여도 괜찮은 수준인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불안상태는 가슴 두근거림, 심박동 증가, 몸의 떨림, 발한, 호흡수 증가, 안면홍조, 목의 조이는 듯한 느낌, 복통 혹은 메슥거림, 설사 혹은 변비의 과민성대장증상,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 이명, 수면장애, 과도한 생각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불안으로 인한 증상이 일상생활에 장애가 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 Solution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대부분 이런 기분을 느낄 것이다’라는 생각은 불안감을 줄이는 데 꽤 큰 힘을 발휘한다. 즉 불안의 원인을 제대로 인지한다면 우리 뇌에서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훈 원장은 “불안에 몰두할수록 뇌가 더욱 그 감정에 집중하기 때문에 걷기, 수영, 달리기, 웨이트 등의 운동으로 뇌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교감 신경을 흥분시키는 카페인 대신 캐모마일, 레몬밤 등의 허브차나 오미자, 구기자, 산조인 등의 약재를 우려 마시는 약차 요법도 효과가 있다.
# Emotion|기분 저하
장기적인 팬데믹에 상실감, 절망감, 후회, 죄책감 등의 감정을 느끼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영국심리치료협회(UKCP) 심리 치료사 사만다 카본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생의 ‘록다운’을 경험한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기분 저하에 빠진 후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고 무기력해지기만 한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 Solution
박종석 구로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자신을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루틴과 그걸 이끌어주는 의식이 기분 저하를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매일 아침 10분간 명상을 하거나 잠들기 전 30분 독서, 일기 쓰기 등 실천하기 쉬운, 성취감을 쌓을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 지키라는 뜻이다. 또 좋아하는 코미디 영화를 보며 큰 소리로 웃거나 시원하게 소리를 지르는 행동으로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활동을 하는 것도 기분을 즉시 끌어올리는 데 효과가 있다.
박 원장은 “규칙적인 일과, 습관 만들기를 성취하는 일은 우울증,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고 회복탄력성을 증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두면 외부 자극, 스트레스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정신적) 항체를 만들어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 Emotion|무기력감
프리랜스 기획자 이지은 씨는 “회사에 나갈 필요가 없는 직업이라 오랫동안 거의 혼자 있다시피 했더니, 외출이나 만남 자체를 꺼리게 됐다”며 “번아웃이 온 건 아닌데 인간관계나 바깥 활동 등에 딱히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조금 당혹스럽다”고 말한다. 이처럼 오랜 기간 최소한의 사교 활동조차 하지 않는 내향적인 사람들 중엔 “다시 바깥 세계로 나가는 것이 불안하고 꺼려진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꽤 있다.
# Solution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관대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영국 심리치료협회 심리 치료사 유코 니포다는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것, 다른 사람과 자기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군가의 재촉이나 조언이 아닌 자신의 속도로 페이스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종석 원장도 같은 의견이다.
그는 “단계적인 일상생활의 교정이 필요하다”며 “게으름과 매너리즘이 무기력감을 만들기 때문에 잠들기 전 어제와 한 가지라도 다른 활동을 하루 하나씩 꼭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기력감으로 인해 기운이 없고 평소보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등 신체적 증상이 있다면 가장 먼저 체중 증가 여부를 체크해볼 것.
이상훈 원장은 “체중 증가, 복부 지방 및 콜레스테롤 증가가 몸의 순환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피로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알다시피 ‘체중 조절’밖에 없다. 단 ‘거리 두기’로 인해 얻은 긍정적인 습관 혹은 일상까지 제거할 필요는 없다. 아무런 방해 없이 혼자 조용히 보내는 시간이 주는 기쁨을 충분히 누릴 것.
안재형 기자·류진 프리랜서 에디터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마음챙김 가치 기반 콘퍼런스 ‘Widom 2.0’의 한국 총괄 디렉터이기도 한 유정은 마보 대표는 “운동하듯 명상해야 한다”며 직장인의 마음챙김을 강조했다.
▶ 국내 첫 명상 앱인데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신 겁니까.
▷ 2016년에 베타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구글의 명상 프로그램을 국내 도입하면서 명상과 인연을 맺었는데, 관련 강의를 다니다보니 혼자 집에서 해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결국 직접 만들었습니다.
▶ 론칭 후 7년여가 지났습니다.
▷ 사실 론칭 초기만 해도 대중에겐 굉장히 생소한 분야였죠. 사이비 취급을 받기도 했어요. 처음부터 유료 앱으로 출발했고, 지금까지 광고 없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앱 다운로드 수는 약 60만 건이고 38만여 명이 유료 구독하고 있습니다. 2021년 대비 2022년에 누적 가입자 수 32%, 매출은 22.43% 늘었습니다.
▶ 유료 앱은 사실 지속적인 이용이 관건인데요.
▷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가 중요하죠. 저희 앱은 씨앗부터 나무까지 이용자 등급이 나뉘는데, 70시간 이상 사용해야 나무가 됩니다. 전체 활성 구독자 중 15%가 나무 등급이세요.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사용하신 분들이죠.
▶ 앱을 통한 명상이 트렌드화되고 있는데요.
▷ 국내 앱 시장에선 저희가 첫 명상 앱인데, 이제는 명상을 한다는 것, 앱을 사용한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기가 됐어요. 명상 관련 상담사분들과 정신과 의사 분들이 저희 앱을 권하기도 하고, 또 잠시 떠났던 이용자들이 재구독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 마보에 참여하는 상담사 선생님은 어떤 분들이십니까.
▷ 명상 선생님들이세요. 관련 분야 석·박사 학위를 갖고 계신 분들이시죠. 현재 20명이 참여하고 있고 그중 저를 포함해 5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명상 앱과 경쟁하고 있는데, 국내 앱의 강점이라면.
▷ 해외 앱일수록 해외 콘텐츠를 한국어로 변환해 성우가 읽어주는 경우가 많아요. 목소리 좋은 분들이 그냥 숨을 들이쉬고 내쉬라고 합니다. 명상도 각 나라마다 언어와 문화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에요. 문화적인 특성이 반영돼야죠. 저희의 경우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흔히 명상은 혼자 하는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함께 할 때 효과가 더 크거든요. 구독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 3월부터 기업회원 전용 명상 관리 서비스를 전개한다고.
▷ 최근 B2B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임직원들의 복지 프로그램으로 환영받고 있습니다. 관리자가 임직원의 이용도를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기능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 직장인에게 명상이 필요한 이유라면.
▷ 그건 운동이 필요한 이유와 같아요. 몸이 건강하려면 운동을 해야 하는 게 상식이잖아요. 마음이 건강하려면 명상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을 알려드리는 게 저희 앱이죠.
안재형 기자
세로토닌문화 원장이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시형 박사는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다. 40여 년간 명상을 이어왔다는 그는 “급박한 경쟁사회에 던져진 한국인에게 명상은 꼭 실천해야 할 삶의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 하루 일과를 명상으로 시작한다고. 어떤 방식인지요.
▷ 전 오랜 시간 하는 편은 아니고 짧게 합니다. 이 나이가 되니 살아있다는 게 신기하고 고맙고 그래서.(웃음) 과거나 미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내가 건강하다는 게 중요한 것이죠. 그게 내 명상 주제입니다. 현재라는 것.
▶ 마음챙김이로군요.
▷ 그렇죠.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라고도 하죠.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 집중하는 겁니다. 내가 즐겁고 행복하면 그게 참 건강이에요.
▶ 일종의 루틴(습관)이군요.
▷ 전 아침에 일어나면 밖에 안 나가고 방 안에서 한 40분간 이런저런 운동을 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명상이에요. 편한 자세로 10분 정도 집중합니다.
▶ 명상이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집중력, 기억력, 창의력에 도움을 준다고도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번아웃도 막아주죠. 무엇보다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명상은 정말 중요한 과정이죠. 거칠고 급하고 격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어요.
▶ 그럼 명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 방법은 여러 가지예요. 제일 중요한 게 세 가지인데, 우선 자세부터 편안해야죠. 바닥에 앉던 의자에 앉던 그건 관계없습니다. 그 다음은 호흡이에요. 물 흐르듯 나아가야죠. 그리고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겁니다. 저 또한 이런 순서로 명상을 합니다.
▶ 명상하는 법이 세대별로 다르기도 합니까.
▷ 꼭 그렇진 않습니다. 나이하고는 정말 별 관계가 없어요. 젊으면 젊은 대로 나이 들면 들수록 명상이 필요하죠. 문제는 지속성이에요. 명상은 언제부터 언제까지라고 정해 놓고 하는 게 아니에요. 전 40년간 해오고 있습니다. 평생 해나가는 게 마음챙김이죠.
▶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 그건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요. 스님들께선 하루 종일 참선하기도 하잖아요. 그렇게까진 아니고, 스스로 만족할 만큼 부담 없을 만큼 하면 됩니다.
▶ 새해를 맞아 꼭 지켜야 하는 건강법을 권해주신다면.
▷ 새해라고 특별할 게 있을까요.(웃음) 매년 자신에게 하는 약속이 있을 텐데. 그게 어쩌면 새해 소원을 비는 것이겠지요. 저는 건강법보단 이 새해 소망을 결심으로 다짐하면 어떨까 합니다. 뭔가 꼭 하나를 하겠다는. 물론 절대 욕심내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