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이 끝나자마자 이곳저곳에서 득실 따지기가 한창이다. 여기에 최근 유럽에서 활약 중인 한국선수들의 선전이 더해지며 조금 과장해, 눈 뜨면 축구요 날아다니는 건 브라주카다. 전 세계 내로라는 하이엔드 시계 분야도 마찬가지. 이러한 마케팅 호재에 뒷짐지고 있을 리 만무한 법,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단연 위블로(HUBLOT)다.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왕들의 시계
1980년에 탄생했으니 올해로 34살. 승마, 요트, 폴로 등 하이엔드 스포츠를 콘셉트로 채용한 위블로가 유럽의 로열패밀리들에게 사랑받으며 ‘왕들의 시계’라 불리기까진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위블로는 우선 모나코 요트클럽과 스페인의 유명 요트경기에 공식 타임키퍼로 참여했다. 이후 요트 세일링과 관련된 모델이 연이어 출시됐고, 모나코 요트 클럽을 위해 제작한 시계 중 첫 번째 제품이 모나코 국왕에게 헌사 되며 특별함을 더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의 하이엔드 스포츠로 알려진 폴로 후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후원 스포츠와 관련한 스페셜 에디션이 출시되는 건 당연한 일. 위블로는 하이엔드 스포츠의 명성을 브랜드와 접목시키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위블로의 축구사랑은 Euro 2008과 UEFA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두 대회의 공식 타임키퍼로 참여한 위블로는 Euro 2008 우승국인 스페인을 위해 리미티드 라인을 출시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캡틴 박(박지성)이 활약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파트너십 이후 출시된 리미티드 라인은 축구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2010년 FIFA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위블로는 그해 남아공 월드컵과 올해 열릴 브라질 월드컵 등 두 번의 월드컵에 최초 ‘타임 키퍼’이자 공식 ‘워치 메이커’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런가하면 위블로는 남성의 로망으로 자리한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의 공식 시계 파트너이기도 하다. 단순히 제품을 제작하거나 스폰서하는 게 아니라 페라리의 공식 시계이자 타임키퍼로 스쿠데리아 페라리, 페라리 챌린지 등 페라리사의 다양한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고무와 골드의 결합, 아트 오브 퓨전
위블로의 스포츠 사랑은 창립자가 갖고 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80년 카를로 크로코(Carlo Crocco)에 의해 탄생한 위블로는 시계제조 역사상 처음으로 고무 소재와 골드를 결합해 주목받았다. 이탤리언 스포츠 정신에서 영감을 얻은 ‘언제 어디에서나 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유행과 상관없이 우아하고 미니멀한 스포츠 워치’가 캐치 프레이즈였다. 크로코는 이러한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독창적인 시도를 쉬지 않았다. 배의 현창(HUBLOT는 프랑스어로 배의 현창이다)을 모티브로 한 베젤을 비롯해 내구성이 일반 고무의 10배에 가까운 러버 스트랩을 차용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4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 장 클로드 비버가 이듬해 완성한 ‘빅뱅(Big Bang)’ 시리즈는 위블로의 파워풀한 이미지와 독창적인 기술력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골드와 세라믹, 탄탈과 러버 등 독특한 소재를 결합한 빅뱅의 콘셉트가 바로 ‘퓨전(Fusion)’이다.
100% 인 하우스 무브먼트, 위블로의 새로운 도전
위블로는 지난해 100% 인 하우스 무브먼트를 장착한 제품과 클래식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스위스 니옹에 위치한 위블로 매뉴팩처에서 제작된 ‘빅뱅 유니코(Big Bang Unico)’와 스켈레톤 투르비옹 무브먼트가 탑재된 ‘마스터 피스 MP-05 라 페라리(MP-05 LaFerrari)’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특히 라 페라리는 이탈리아 페라리 자동차의 위대함을 기리고자 양사의 엔지니어와 워치메이커가 디자인과 제품개발에 참여한 마스터피스다. 핸드 와인딩 투르비옹 시계로는 세계 최초로 50일 파워 리저브가 가능하다. 진정한 슈퍼 리치 고객을 위한 ‘클래식 퓨전 오뜨 조아이에(Classic fusion haute joaillerie tourbillon skeleton)’는 매뉴팩처에서 개발되고 생산된 스켈레톤 투르비용 무브먼트가 특징이다.
무브먼트에는 바게트컷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장식돼 있고 오픈 다이얼을 통해 그 정교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4100시간의 다이아몬드 커팅타임과 500시간에 걸친 신뢰성, 품질 테스트, 4개월의 보석 세팅 기간, 64명의 분야별 장인이 참여해 하나의 예술작품을 탄생시켰다. 케이스와 베젤, 다이얼에 322개의 바게트 다이아몬드(총 17.39캐럿)가 사용되는 등 흔치않은 제작공정을 고려해 단 8개만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