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월드컵·아시안게임… 빅 이벤트 앞둔 TV 시장 ‘무결점’ 이냐 ‘초고화질’ 이냐
입력 : 2014.01.09 17:53:37
소치 동계올림픽(2월), 브라질 월드컵(6~7월), 인천 아시안게임(9~10월) 모두 2014년 개최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2014년은 태극전사의 금메달과 16강에 대한 기대로 가득찰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 이벤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스포츠 팬뿐만이 아니다. TV 제조사와 미디어 기업들도 스포츠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다. ‘짝수 효과’란 말이 있을 정도다. 주요 스포츠 이벤트가 짝수 해(하계올림픽,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 월드컵이 4년마다 교체 개최)에 번갈아가며 개최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좀 더 큰 화면으로 선명하고 생생하게 즐기고 응원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짝수 해마다 TV 판매량은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2008년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린 2010년, 평판 TV 출하량이 각각 1억대, 2억대를 넘겼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사들이 2014년을 기다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브라운관에서 LCD, PDP 등 42인치 이상 대형 평판TV로 옮겨갔던 시기도 월드컵이 있었던 2002년 한일 월드컵~2006년 독일월드컵 시기였다.
이제 대대적인 TV 교체 수요가 있었던 시기도 10년이 지났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TV 교체 수요가 오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가격’과 ‘성능’만 충족된다면 바꿀 이유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전히 비싼 가격이 문제이지 수요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UHD TV F9000
크기와 화질을 따진다면 UHD TV
2014년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가장 많이 판매될 TV는 현재 풀HD TV보다 최대 4배 선명한 4K UHD TV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4K UHD TV급 방송은 많지 않지만 일본 NHK 등에서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4K 급으로 방송할 예정이고 한국에서도 일부 지상파 방송사들이 4K 방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4년 스포츠 이벤트 기간 중 주력으로 판매할 제품은 65인치, 55인치 UHD TV다.
특히 삼성전자 UHD TV의 가장 큰 특징은 ‘업스케일링’기술과 ‘에볼루션 키트’다. 현재 방송이 풀HD급이고 4K UHD는 아니기 때문에 TV를 구매하더라도 ‘제대로 된’4K 방송을 즐길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것을 극복한 것이 업스케일링(Up-scaling) 기술. 일반 영상을 고선명 고화질 방송으로 자동 업그레이드해준다.
TV 성능을 한층 높이는 에볼루션 키트 지원도 눈길을 끈다. TV 뒷면에 에볼루션 키트를 꽂으면 CPU, GPU, 소프트웨어 등을 최신 버전으로 바꿀 수 있는 것. 향후 울트라HD 방송 표준이 결정되면 에볼루션 키트를 통한 업그레이드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목소리 외에 손짓으로 기능을 실행하거나 사용자 얼굴을 알아보고 설정을 바꾸는 동작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케이블 하나로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원 커넥트’로 TV 뒤편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LG전자 UHD(울트라HD) TV의 장점이자 차별점은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LG전자 UHD는 LED 소자를 화면 전체에 끼워 넣은 직하 방식을 적용하고 IPS 패널을 탑재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색 변화가 거의 없다. 전원을 켜면 앞면을 향해 노출되는 4.1채널 스피커도 눈에 띈다.
뒷면에 자리 잡은 TV 스피커보다 중고음역대 소리를 선명하게 들려주며 저음을 위한 서브 우퍼는 뒷면에 장착했다. 전원을 끄면 스피커가 모습을 감춰 깔끔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UHD TV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은 ‘가격’. 성능은 좋더라도 가격이 비싸면 그림의 떡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13년 11월 마지막 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삼성, LG, 소니는 경쟁적으로 UHD TV 가격을 30~50% 내려 500~600만원대에서 55인치는 2998달러(약 318만원), 65인치는 4499달러(약 477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2014년 상반기 내 UHD TV 가격이 풀HD 가격에 근접하고 UHD TV 대중화 시기는 내년 상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UHD TV ‘붐’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디스플레이서치)는 전 세계 UHD TV 시장이 올해 128만 대에서 내년 564만 대 규모로 3배 이상 폭발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에 따라 고화질로 동영상을 감상하는 데 익숙한 소비자군이 이미 형성된 데다 ‘연결성(Connectivity)’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와 연계 가능한 TV를 사려는 신규 수요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UHD TV시대의 개막과 활성화 전략’ 보고서에서 2013년부터 매년 UHD TV 판매량이 65.4%씩 성장해 오는 2020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3329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미국내 삼성전자 매장
디자인과 품격을 따진다면 OLED TV
UHD TV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가장 잘 팔릴 만한 TV라고 한다면 OLED TV는 ‘보여주는 TV’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싸더라도 단체 응원이나 VIP 손님을 초대하는 등 ‘과시’가 필요한 장소에서는 곡면 OLED TV가 최적일 것이다. OLED TV는 ‘보급형’ 제품이라도 현재 가격(55인치 기준)이 600만원대 수준에 형성 돼 있어 대중화보다는 ‘전시용’ 제품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 기간 중 OLED TV 중에서 가장 주목받을 만한 제품은 LG전자의 77인치 UHD OLED TV다. 이 제품은 크기, 화질, 디자인 측면에서 최고 기술을 집적해 놓은 TV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은 77인치 OLED 패널에 획기적인 곡면 디자인과 초고해상도(3840×2160) UHD 등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화면 왜곡을 최소화하고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어 실제 경기장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77인치 대화면으로 시청자의 시야를 가득 채워 이 같은 ‘곡면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LG전자는 2014년부터 UHD 올레드 TV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OLED TV는 스스로 ‘무결점 TV’라고 규정할 정도로 완벽한 화질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은 OLED TV가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먼지 한 톨 크기의 화소(Pixel) 불량도 허용하지 않는 ‘Zero Pixel Defect (ZPD)’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시청자들이 두 개의 실시간 방송화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스마트 듀얼뷰(Smart DualView)’ 기능도 돋보인다. ‘스마트 듀얼뷰’는 OLED TV의 빠른 응답속도 특성을 이용한 기능으로 삼성전자만의 전용 안경을 이용해 영상과 소리를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성능은 역시 스마트TV
UHD TV는 화질, OLED TV는 디자인을 우선시 할 때 고려할 만하다. 그렇다면 ‘성능은?’ 역시 스마트TV에 물어봐야 한다. 최신 UHD TV나 OLED TV에는 모두 스마트 기능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상 고가 TV보다 시중에 나오는 200만원 이하 보급형 LED TV를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스마트TV’ 기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포츠 이벤트를 맞아 다양한 앱을 선보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영화 & TV 다시 보기, 소셜(Social), 사진, 동영상과 음악 등이나 주문형 비디오(VOD), 인터넷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모아 바로 화면에서 보여 주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번거롭게 채널을 돌려가며 일일이 방송을 찾을 필요가 없다. TV를 켜자마자 지상파 방송은 물론 앱 기반의 IPTV나 케이블 채널의 방송 등 보고싶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스포츠 주요 장면 다시보기 기능 등은 지상파 채널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스마트TV 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