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맥인 빅데이터 사업을 선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에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업체의 과감한 베팅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특성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올해 49억달러에서 2017년 500억달러로 10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다. 구글 ‘빅쿼리(Big Query)’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가 부담스러운 기업들에게 저장 공간과 분석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구글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플랫폼 자체만으로 확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독립형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다.
구글뿐 아니다. 액센추어, IBM 등도 애널리틱스를 이용한 빅데이터 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하드웨어 업체로는 HP, 델 등이 서버를 제공한다. 해외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 EMC 등도 자체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 테라데이타 등의 업체는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SW업체들도 빅데이터 시장을 잡기위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각사는 자사의 SW 강점 분야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하거나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노룰스는 비즈니스룰관리시스템(BRMS)을 통해 금융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보험사에서 BRMS 시스템을 구축하면 보험상품 개발과 환급금 지급 및 여신 업무 등을 자동화할 수 있다.
또 모인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 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와이즈넛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등 다국어 분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SNS에 올라오는 소셜 데이터를 검색을 통해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투비소프트는 엄청난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이터 시각화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야인소프트는 비즈니스 인텔리젼스(BI)와 통계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큐브리드는 오픈 소스 기반으로 한 데이터베이스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SW 업체들은 ‘빅데이터’라는 좋은 기회를 눈앞에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다. 현실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재 확보 역시 중소 SW 업체들에겐 큰 부담이다.
Mini INTERVIEW 한재선 KT넥스알 대표
“직관경영 한계 미래는 데이터 경영”
한재선 KT넥스알 대표는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빅데이터 전문가로 꼽힌다.
KAIST 전자전산학과 박사이자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겸직 교수였던 한 대표는 지난 2007년 넥스알을 설립했고 지난 2010년 넥스알이 보유한 하둡 기술력을 인정해 현재는 KT넥스알에 대표를 맡고 있다. 하둡이란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의미한다. 그는 “국내 업체들이 지난해와 달리 태스크포스(TF) 팀 수준에서 고민하다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신사업의 추이로 보고 빅데이터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빅데이터 기술과 플랫폼이 사업의 본질이 아닌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는 기술 지향적인 접근보다는 목표 지향적인 접근 방법으로 빅데이터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갖고 있는 ‘데이터’ 관점에 집중해 기업 내부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 활용 역량을 개선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업에 담당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어야 하며 공공 데이터가 공개돼 일종의 놀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경험을 가져야 관련 인재가 부족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빅데이터에서의 중요성은 데이터의 크기가 아니라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