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고액의 자산을 관리하거나 유지하는 데 머무는 게 아니라 ‘100년’ 부자를 위해 가문의 자산관리는 물론 종합적인 가문관리와 함께 한국형 명문가의 탄생을 후원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삼성패밀리오피스 박준오 센터장)
자산관리 시장의 확대에 따라 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사업 영역도 자산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승계와 법률, 자녀 교육 등으로 확대된 지 오래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업계 원조는 단연 ‘삼성패밀리오피스’다. 삼성생명 지난 2012년 국내최초로 선진국형 가문관리 시스템을 표방한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였다.
‘패밀리오피스’의 의미는 ‘한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사무실’이다. 과거 유럽의 왕가나 귀족 가문의 자산을 관리했던 집사들의 노하우를 현대 부유층의 자산관리에 적용하는 과정에 만들어진 서비스로 자산관리 서비스 중 최상위 모델로 손꼽힌다.
삼성패밀리오피스는 중견기업 중에서도 자산규모가 크거나 대기업들처럼 독자적인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기 쉽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록펠러’나 ‘카네기’ 가문과 같은 명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종합 가문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박준오 센터장은 “패밀리오피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첫째가 재정적 자산 플래닝으로 금융투자, 부동산, 세금 등 관련된 토털 서비스다. 두 번째가 인적자산관리인데, 가문 구성원에게 다양한 범주에서 인사이트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끝으로 사회적 자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자수성가한 고객들 중 재단을 설립하거나 기부를 할 때 이들의 뜻에 맞게 실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가문의 가치를 정립하고, 명문가로서 사회적 책임까지 포함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헤리티지(Heritage Planning)’로 불린다”고 설명한다.
실제 ‘삼성패밀리오피스’는 고객의 가문이 진정한 명문가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자산 설계 및 관리 등의 재정적 자산 ▲자녀 교육, 후계자 양성 등의 인적 자산 ▲문화예술, 사회공헌 등의 사회적 자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들 3개 영역에 걸쳐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재산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명문가를 이루도록 후계자들에게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준오 삼성패밀리오피스 센터장
▶고객 자녀 대상 GIP 인기
올해로 9년째를 맞은 삼성패밀리오피스의 대표 상품 중 하나가 ‘GIP(Global Insight Program)’다.
이 프로그램은 2세들에게 미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부모와 자녀 세대의 교감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명문가 사이에 평판이 높다.
GIP는 가문의 시작, 발전, 승계, 가치라는 4개 카테고리로 짜여있다. 먼저 가문의 근원을 찾는 것이다. 스스로 가문의 근원이 되도록 자긍심을 갖고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목표와 삶의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연히 가족의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음은 가문의 발전을 위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물려받은 자산을 늘려갈 수 있는 금융·비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관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세 번째는 영속적으로 가문을 계승할 수 있도록 ‘세상과 후대에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라는 명제를 고민토록 하는 것이다. ‘패밀리보드’를 만들어 가문의 결속을 다지는 능력도 갖추게 된다. 마지막은 각 산업별 리더들과의 네트워크다. 국내외 다양한 산업별 리더들과의 밀접한 만남을 통해 의미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게 목적이다.
박준오 센터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학생들의 전공과목과 연관된 산업분야 리더들을 초청해 이들의 경험을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참여 수강생들의 변화도 엿보인다. 먼저 전공이 과거 경영, 경제 위주에서 국제관계, 지속가능경영, 환경, 공학, 디자인, 애니메이션, 패션 등으로 다양해졌다.
박 센터장은 “부모님의 것을 물려받는 데 머무는 게 아니라 내 것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관련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다. 또한 융합이 대세인 만큼 다른 산업과의 관계가 있어야 스스로의 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해 실제 유사한 멘토들을 섭외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예전에는 강의를 듣는 데 중점을 뒀다면 지금은 네트워킹에 관심이 많다”고 전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고객 접점에서 새로운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박준오 센터장은 “삼성생명 WM최고경영자 조찬세미나를 라이브 웹 세미나로 진행하는데, 올해 특징적인 부분은 해외 거주자도 참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득이하게 언택트 세미나로 진행되지만 되레 참석하는 인원이 확대되고, 지역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이슈를 통해 고객들에게 인사이트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산관리 측면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자산의 증식과 이전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박 센터장은 “아무래도 올해 최대 화두는 부동산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삼성패밀리오피스의 세무전문가와 부동산전문가는 인력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일반 세무사들이 힘들어하는 양도, 증여 분야의 경험이 많다. 여기에 더해 매주 두 차례 학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삼성패밀리오피스의 맨파워는 독보적이다. 한 명 한 명의 FO들뿐 아니라 서비스 지원 전문가 조직, 삼성생명 협약관계에 있는 네트워크 지원 등 9년간의 경험이 시스템에 녹아 있다. 삼성생명 FO 가문관리 전문가들은 일반 FP센터에서 5년 이상 종합자산관리 컨설팅 경력이 있고 고객 서비스가 우수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발된다. 검증된 우수 직원들인 만큼 인력부문에서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
물론 과제도 있다. 비상장 기업의 기업공개나 M&A와 관련해서 원활하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가 보다 더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국내 가문관리 컨설팅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해외거주 고객 및 자녀들에게도 승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맞추어 삼성패밀리오피스는 미국 등 선진국의 국제조세 및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와 문의가 늘어나면서 국제 조세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관련 인력과 네트워크를 갖춰나가야 하는 것은 삼성패밀리오피스에 주어진 과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