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개봉과 함께 다시 극장가에 슈퍼히어로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과거 슈퍼히어로물은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이젠 나이, 성별과 상관없이 폭넓은 팬층을 확보한 대세 영화로 자리잡았다. 과거 단순히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에서 벗어나 선과 악, 매스컴과의 관계, 사회의 부조리, 주인공의 감정의 변화, 깊이 있는 세계관 등을 심도 있게 다루면서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슈퍼히어로물의 변화처럼 금융상품 역시 소비자의 마음을 뺏기 위해 형태를 바꾸기도 하고, 타 금융상품과 합치기도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위험한 꼬리를 자른다
‘지수형 리자드 ELS’
연초부터 ELS에 투자한 많은 사람들은 홍콩 H 지수의 하락 때문에 마음을 졸였다. 국내 지수보다 변동성이 큰 홍콩 H 지수의 특성상 글로벌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큰 폭의 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지수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투자 심리가 많이 호전되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은 기존의 ELS를 변형시켜 안정성을 추가한 상품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최근 ‘리자드형 ELS’를 출시했다. ‘리자드형 ELS’는 도마뱀처럼 위기 상황에서 꼬리를 자르고 ‘조기 탈출’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영어로 도마뱀을 의미하는 ‘리자드(Lizard) ELS’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 제 8777회 ELS’는 KOSPI200, HIS, 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조기 상환형 리자드 스텝다운형 상품으로 두 번째 조기상환평가일(12개월)까지 조기 상환이 되지 않더라도 녹인(Knock-In)만 되지 않았으면 원금과 함께 연 3.6%의 수익률로 조기 상환된다. 만약 조기 상환 혹은 만기 상환이 된다면 연 7.2% 수익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 종목형으로만 나온 ‘리자드형 ELS’와 달리 지수형으로도 발행되어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 대신증권은 업다운(Up Down) 주가 연계증권(ELS) 상품을 선보였다. 업다운 ELS는 기초자산 지수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수익을 내는 기존 상품과 달리, 다른 방향으로 지수가 움직여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기초자산 지수가 일정 부분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스텝다운 ELS나 일정 부분 이상 오르지 않아야 수익을 얻는 스텝업 ELS와 구별된다.
예를 들어 ‘대신 밸런스 ELS 959호’는 코스피 200과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ELS는 S&P500 지수가 일정 부분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만기일까지 코스피 200지수만 25%를 초과해 하락한 적이 있으면 연 25%의 수익을 지급한다. 코스피 200지수와 S&P500 지수가 모두 25%를 초과해 하락한 적이 없으면 연 3.5%, 모두 25%를 초과해 하락한 적이 있으면 연 1%의 수익을 지급한다. 단 S&P500 지수만 25%를 초과해 하락한 적이 있으면 25%의 손실이 발생한다.
▶어벤저스 펀드만 모아 재투자하는 펀드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증시가 답보상태를 지속하자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외 투자 역시 변동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은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려는 노력을 계속했고 이것의 일환으로 기존의 펀드와 달리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유진자산운용의 ‘마켓위너펀드’는 국내의 액티브주식형펀드(순자산 500억원 이상) 중에서도 1년 수익률이 상위 5위권인 펀드를 뽑아 투자한다. 또 투자한 펀드의 매수 규모만큼 코스피 200 선물을 매도, 국내 증시가 하락해도 코스피 선물로 손실폭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글로벌솔루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안정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펀드를 선별해 다양한 스타일과 투자지역으로 나눠 투자한다. 더불어 변동성 상한 관리를 통해 하방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한다. 기본적으로 3개월에 한 번 리밸런싱을 검토하나 필요시 즉시 재조정할 수도 있다. 해외주식전용펀드로도 판매하고 있어 비과세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 펀드는 채권 투자의 안정적 수익을 기반으로 공모주 투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린다. 적은 돈으로도 공모주 시장에 투자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통 거부하고 전략 수정하는 ‘랩어카운트’
랩어카운트는 ‘싸다, 포장하다’의 뜻을 지닌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를 합쳐 만든 말이다. 한 계좌 안에서 여러 가지 투자 대상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엔 랩어카운트는 ‘자문형 랩’으로 대표되는 주식형 랩 상품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투자처가 다양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판매하고 있는 ‘TIGER 섹터 ETF랩(인덱스 헷지)’은 기업의 실제 현금 흐름, 밸류에이션, 비이성적 시장에서의 쏠림 현상 등의 3가지 요소를 활용해 각 업종을 분석한 후 종목별 투자 매력도를 판단해 각 업종을 평가, ETF를 통해 투자하는 랩어카운트다. 상당 부분 시가총액 비중을 따라 투자하는 전통적인 액티브 펀드나 인덱스 펀드와 달리 ‘스마트 베타’ 전략을 구사해 시장 평균 수익률(베타)을 뛰어넘는 성과를 추구한다. 더불어 인버스 ETF를 활용하여 혹시 모를 위험에도 대비해 변동성을 낮추는 전략을 쓴다. 지점 자산관리사의 일대일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지점 운용 랩의 관심도 여전하다. 대표적인 상품에는 미래에셋증권의 ‘프리미어 멀티랩’과 삼성증권의 ‘POP UMA’가 있다.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각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 초부터 주가가 급락하며 투자자들이 냉가슴을 앓기도 했다. 최근엔 유가가 상승하고 중국 수출지표를 비롯한 여러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은다. 투자 지역과 자산을 분산해서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럴 때 하이브리드형 금융상품을 활용해보자. 적은 수의 상품으로도 변동성을 낮추거나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글로벌 자산 배분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