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적립식 펀드 투자 열풍이 분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기와 맞물렸던 적립식 펀드는 온 국민들에게 펀드 투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완전 판매에 노출되는 홍역을 겪기도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주식형 펀드를 마치 수익률이 뛰어난 정기적금처럼 받아들인 상황에서 ‘묻지 마 펀드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해를 보고 중도에 환매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또 적립식 열풍이 분 지 몇 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했던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아픈 기억을 안겼다. 그러나 펀드 투자는 투자의 정석만 지킬 수 있다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개별 종목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많은 장점이 있다. 펀드 자체적으로 리스크 분산효과를 갖고 있는 데다 24시간 투자만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펀드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 역시 기본은 자신의 자산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분산해 중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정답이다. 투자 자산의 성격에 따라 펀드의 종류(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와 보유기간을 정하고, 특정지역이나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는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환매하거나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특히 투자할 자금이 있어도 글로벌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할 곳을 찾기 힘든 상황과 급격한 노령화로 인한 은퇴 후 준비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펀드 상품 역시 쏟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 외에 전략적 매도매수를 통해 증시의 등락과 관계없는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롱숏 펀드’, 중장기 투자 전략을 기초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인덱스형 펀드, 지수형 ELS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 각 증권사와 은행 역시 다양한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받아보기는 쉽지 않다. 계열 금융사나 제휴 관계에 있는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상품, 판매 수수료가 높은 상품 위주로 판촉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펀드를 사려 할 경우에도 살 수 있는 펀드의 종류는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10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펀드를 한곳에서 살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운영하는 ‘펀드슈퍼마켓(www.fundsupermarket.co.kr)을 방문하면 된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40여 개가 넘는 자산운용사와 증권금융 예탁결제원 등 금융공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펀드 판매회사다.
온라인으로만 펀드를 판매하지만 투자자들이 믿을 수 있는 공신력을 갖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4월 정식으로 출범해 지금은 걸음마 단계지만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온라인 펀드 판매가 업계의 대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수수료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해
펀드슈퍼마켓은 다양한 펀드를 자신이 골라서 살 수 있다는 점 외에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저렴한 수수료다. 통상 은행과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동일한 펀드도 이곳에서는 3분의 1 수준의 판매수수료만 내고 살 수 있다. 기자는 ‘펀드슈퍼마켓 이용 ABC’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사이트를 활용해 투자정보를 얻는 방법을 체험해 봤다.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펀드를 사려는 사람은 우선 증권계좌를 열어야 한다. 사이트에서 정회원이 되는 과정이다. 기자는 노후 재테크의 기초로 불리는 세액공제 상품인 연금저축 계좌와 일반 펀드투자용 계좌를 함께 개설해 봤다.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빌딩에 위치한 펀드온라인코리아 본사에 신분증을 지참하고 방문해 몇 가지 기본 서류를 작성한 뒤, 거래를 위한 비밀번호 등을 설정했다. 그리고 사이트를 방문해 정회원 등록을 하고 보안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내려받으니 펀드를 살 수 있는 준비는 모두 끝났다. 새로 만들어진 계좌 안에는 연금펀드를 담을 수 있는 연금저축 계좌 1개와 일반 펀드를 담을 수 있는 일반 펀드계좌 2개가 만들어졌다. 물론 전국의 모든 투자자들이 기자처럼 본사를 직접 방문할 필요는 없다.
펀드슈퍼마켓과 제휴한 전국의 우체국과 우리은행 지점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은행을 방문한 고객 중 연금저축 계좌도 함께 개설하려면 펀드온라인코리아에 관련 서류를 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펀드슈퍼마켓은 수수료가 저렴하고 다양한 펀드를 마음대로 골라 담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펀드를 자신의 투자 꾸러미에 담는 일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다. 증권사나 은행처럼 창구 직원에게 조언을 구할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그만큼 사이트를 활용해 자신의 투자 환경을 객관화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펀드를 골라내는 일이 중요하다. 펀드 투자 초보자라면 사이트를 방문해 우선 ‘펀드찾기 ▶펀드 검색 ▶초보자를 위한 펀드 찾기’ 메뉴를 열어 보자. 투자지역, 투자자 위험성향, 펀드규모, 운용기간, 운용사에 따라 자신의 조건을 선택하면 이에 적합한 상품을 제시해 준다.
‘펀드 찾기 ▶펀드 랭킹’으로 찾아가면 각종 조건에 의해 펀드의 랭킹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중장기 투자가 펀드 투자의 기초 개념인 만큼 사이트의 수익률 정렬 기준은 3년이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를 평가해야 한다는 펀드슈퍼마켓의 뜻이 담겨 있다. 기본적으로 수익률 상위, 판매상위(최근 6개월간 전체 펀드시장에서 설정액이 늘어난 순), 조회 상위(사이트에서 많이 조회된 순) 펀드들을 볼 수 있고 ‘펀드 찾기 ▶펀드 검색 ▶상세 검색’ 메뉴로 가면 다양한 조건을 입력해 자신이 원하는 펀드를 찾을 수도 있다.
다양한 펀드 고르기 쉽게 서열화
펀드 전문가들은 한두 해 수익률이 반짝 올랐다가 이듬해 수익이 급락한 펀드보다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매년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낸 펀드를 훌륭한 펀드로 평가한다.
펀드 검색 메뉴에서 랭킹 검색과 차트 검색도 참고할 만하다. 랭킹 검색은 펀드 유형별, 운용사별로 연도별 성적표를 보여준다. 매년 어떤 유형의 펀드가 좋은 성적을 거뒀고, 어떤 운용사가 꾸준한 성과를 냈는지를 참고하는 것은 펀드 선택에 있어서도 중요한 참고자료다.
펀드를 골랐다면 해당 펀드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보는 것은 투자자의 기본이다. 자신이 고른 펀드를 클릭하면 ‘상품설명서, 체크해 보세요, 펀드나무’ 등의 메뉴가 뜬다. 상품설명서 메뉴에는 해당 펀드가 어떤 자산에 투자하고, 자산 구성과 투자 전략의 기초는 어떤지가 설명돼 있다.
펀드의 운용 보고서를 요약해 투자자들이 핵심을 살펴 볼 수 있도록 정리해 놓은 내용이다. 과거의 수익률, 이 펀드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떤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체크해 보세요’에는 펀드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보수 등이 설명되어 있다.
사이트에서 알아둬야 할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카트폴리오(카트 +포트폴리오)’다. 자신이 고른 펀드들을 선택해서 카트에 담을 수 있는 기능으로 특정 펀드를 선택하면 위험과 수익률을 자동으로 분류해 준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펀드를 3개 카트폴리오에 담고 각각의 투자비중을 조절하면, 과거의 투자 성적을 바탕으로 투자 결과를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투자 성향 따른 펀드 선택 지원
해당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들 경우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투자 성향과 맞지 않는 펀드를 선택했을 경우 ‘고객님의 성향보다 고위험 펀드가 있습니다’ 등의 안내 문구가 나온다. 최종적으로 펀드를 선택하고 구매할 때도 판매 정보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이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개인이 펀드에 투자할 경우 3~4개의 펀드를 골라 포트폴리오를 만들 것을 권유한다.
자신의 투자 성향과 재정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펀드투자가 가능한 자산 중 절반 이상은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 등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중위험 중수익의 혼합형 펀드나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와 글로벌로 투자 지역을 분산하는 것도 리스크를 낮추는 방법이다.
물론 평소에 경제신문 등을 자주 보면서 펀드 정보와 경제상황에 대해 항상 깨어 있는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 펀드 등 특정 지역의 해외 펀드에 1~2년 투자기간을 설정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해당 지역의 경제상황과 증시, 최근 수익률에 대해 주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 펀드의 수익률이 급하게 오른 상황에서 유동성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해당 지역의 투자 환경을 항상 주시하면서 환매 타이밍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