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전문가의 ‘2015 투자 10대 핵심 포인트’ | 해외 중국 본토 주식·채권, 글로벌고배당 펀드 국내 배당·가치주 펀드, 지수형 ELS 추천 많아
입력 : 2015.02.06 17:02:26
수정 : 2015.02.10 14:28:23
2015년은 투자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기준금리 2%의 사상 초유의 저금리 환경, 국내 기업 이익의 정체, 국제 유가의 날개 없는 추락, 유로존 붕괴 가능성 등으로 국내외 어떤 자산에서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매일경제 LUXMEN이 국내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대표하는 최고 투자 전문가 6인의 ‘2015년 투자 길라잡이’를 10가지 핵심 포인트 중심으로 짚어봤다. 투자 고수들은 시장 안팎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채권보다는 주식이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은 배당주와 가치주, 해외 주식은 중국본토 주식을 중심으로 분산투자하되 금이나 미국 달러 등도 포트폴리오에 일부 담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① 투자자산 채권보단 주식이 매력적
연초 국제 유가 급락과 그리스발 유로존 붕괴 우려 등으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 현상이 나타났다. 전문가 6인은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채권보다는 주식의 투자 매력이 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채권의 경우 절대 금리가 낮을 뿐더러 향후 금리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올해 미국을 비롯해 한국도 내년엔 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 만큼(채권가격 하락을 의미) 채권보다는 주식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 4%대 금리를 안정적으로 노릴 수 있는 중국 국공채는 금융자산에서 15% 정도 비중을 가져가거나(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헤알화 환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연 10%대 고금리채권으로서 브라질 국채 투자는 유효하다(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는 견해도 있었다.
② 투자 지역 국내 vs 해외, 분산이 해답
투자 지역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소 엇갈렸다. 국내 증시는 올해도 박스권을 벗어날 뚜렷한 상승동력을 찾기 어렵고, 해외 주요국 증시는 이미 많이 올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강방천, 존리, 강대석 3명의 전문가가 국내외 분산투자를 강조한 이유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은 “어느 시장이나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며 “분명한 건 한국이나 미국, 중국 등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 만큼 분산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주요 해외 증시의 가격 부담이 큰 만큼 수년 동안 소외됐던 한국 시장이 나아 보인다”며 국내 투자를,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국내 증시는 올해도 박스권을 돌파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며 해외 투자를 강조했다.
③ 투자의 최대 리스크 ‘디플레이션’
올해 글로벌 투자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디플레이션’이다.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돈은 풀었으나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가는 오르지 않고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다. 특히 이미 수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은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홍성국 사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된 악재이고 그것에 대비해 포지션 조정이 돼 있다”며 “문제는 전 세계가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부사장도 “투자시장에서 글로벌 경기회복 여부가 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의 경기가 다시 꺾이거나 유럽 경기가 끝까지 살아나지 않는 게 가장 큰 악재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④ 해외투자 중국에 호재 남아
지난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증시는 10~50%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지만 가격 부담이 있는 만큼 선별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성국 사장은 “서두를 것 없이 1분기까지는 해외 시장을 전체적으로 관망하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국가를 투자 대상으로 삼아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다만 지급준비율이나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 사용가능한 정책적인 수단이 많이 남아 있는 중국 증시의 경우 여전히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서명석 사장은 “이르면 오는 5월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강퉁 시행으로 중국 자본시장이 대폭 개방되면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⑤ 중국 급등 불구 추가상승 여지
중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하이 증시가 2000선에서 최근 3300선까지 50% 이상 단기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 증시가 올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까.
강대석 사장은 “현재 국내외 전문가들이 상하이 증시가 4000~500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데 실제는 그 이상으로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서명석 사장도 “상하이 증시가 6000선까지 올랐던 2007년 10월 이후 7년 동안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많이 개선됐다”며 “과거 미국, 일본, 한국 등 사례를 볼 때 중국 증시가 전고점인 6000선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⑥ 국내 증시 박스권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의 정체로 국내 증시가 올해도 박스권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가격 자체가 싼 건 분명한 만큼 지수 하단은 비교적 견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국 사장은 “최근 몇 년째 국내 기업이익 예상치가 크게 틀리는 건 기업들이 구조조정 등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제대로 변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올해도 박스권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 예상밴드로 1850~2050을 제시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과거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나타났던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수 있다”며 “다만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실적이 좋아져야 하는데 실적 개선이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⑦ 국내 투자 화두는 3C
지수는 박스권이지만 종목별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소비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 등 구조적인 성장이 가능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앞으로는 주가지수나 특정 업종의 업황에 기대지 않고 질 높은 이익을 꾸준히 내는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하다”며 “중국·소비·연결(China·Consumption·Connection)로 요약되는 ‘3C’가 투자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리 사장도 “지수를 주로 구성하는 대기업들에 투자해서는 이제 어려워질 수 있다”며 “한국은 이제 바이오, 정보통신, 금융 등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나타날 것인 만큼 이런 분야로 투자 관심을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⑧ 국내 배당주·가치주 여전히 주목
국내 주식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유망 상품으로는 올해도 배당주 및 가치주 펀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꼽혔다.
강방천 회장은 “배당에 대한 정책적인 압력과 주주들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고,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가 순환출자에서 지주사 모델로 변신을 가속화하면서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배당주와 우선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원 부사장도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배당주 펀드는 여전히 유망하고, 저평가된 대형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홍성국 사장과 강대석 사장은 국내 및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S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은 상품이라고 추천했다. 홍 사장은 “유가 등 원자재값이 많이 떨어진 만큼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도 분산투자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⑨ 해외 중국 펀드·글로벌 고배당주 펀드 관심
유망 해외투자 상품으로는 중국 주식이나 채권 펀드, 글로벌 고배당주 펀드 등이 꼽혔다. 특히 올해부터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 쿼터를 활용한 중국 본토 주식 및 채권 상품을 내놓기 시작한 만큼 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서명석 사장은 금융자산 가운데 25%는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 15%는 중국 본토 채권형 펀드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1월 동양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최초로 ‘중국 본토 채권 공모형 펀드’를 출시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국내보다도 평균 배당수익률이 높은 글로벌 고배당주 펀드를 유망상품으로 꼽았다. 존리 사장은 해외 투자에 있어 외국계 운용사들의 인덱스 펀드 또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수료가 싸고 지수를 잘 추종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추천했다.
⑩ 포트폴리오 핵심은 주식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포트폴리오에 꼭 담으라고 일제히 강조했다. 국내외 주식에 더해 강방천 회장은 금, 강대석 사장은 브라질 국채, 서명석 사장은 중국 채권과 미국 달러 등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존리 사장은 주식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대라면 주식에 100%, 50대라면 주식 70%와 채권 30% 정도로 투자하라고 말했다. 중장기로 보면 주식만큼 높은 성과를 가져다줄 상품은 없다는 것이다.
홍성국 사장은 박스권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ELS와 DLS에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하고, 배당 및 인컴 펀드에 30%, 나머지 20%는 머니마켓펀드(MMF)나 현금으로 갖고 있다가 지수가 크게 빠지면 직접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