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아시아 지역의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초 천연가스 가격은 2011년 초에 비해 55%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일본은 자국 내의 원전 사고로 인해 원전 발전량을 감소시켰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천연가스 발전량을 증가시켜 아시아 천연가스 수요가 과거보다 약 30%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 LNG수입량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원전 가동량 감소로 세계 LNG 수요가 12% 증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 LNG 거래량 중 약 10~20%만이 스팟(Spot) 거래 물량이었고 유가와 석탄 등 다른 에너지 상품들보다 일본 원전 정지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2012년 하반기에는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일본 원전 가동률이 ‘0’으로 더 이상 하락할 수 없고 향후 일부 원전들이 재가동되면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의 유가 하향 안정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일조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은 4개월 전의 두바이 유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2년 하반기 두바이 유가가 상반기보다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과 두바이 유가가 관련 있는 이유는 아시아 국가들 대부분이 천연가스 도입계약을 JCC 가격(Japan Crude Cocktail·일본 에너지 평균 수입 가격)과 ICP(Indonesian Crude Price·인도네시아 유가)에 연동하는데 두 가격지수 모두 두바이 유가와 상관되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에서 천연가스 도입, 가격안정화 기여 전망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2012년 초까지 상승한 것과 반대로 미국의 경우 2012년 1분기 2011년 초에 비해 42% 하락했다. 2011년 미국의 가정용과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량은 감소했으나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 등으로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1년 이전까지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해상 운송 비용은 미국과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차이보다 컸고 FTA를 맺지않은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자유롭지 않아 수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 하반기부터는 두 지역의 가격 차이가 해상운송 비용보다 커져 미국의 천연가스가 2016~2017년부터 아시아로 수출된다. 아시아 천연가스 도입가격은 USD 10~12/MMBtu인 것으로 추정돼 현재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보다 낮다. 장기적으로도 천연가스 가격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지만 아시아와 미국의 가격 차이에 비하면 매우 작아 도입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천연가스 가격하락, 국내 공사들에 수혜
한국전력의 천연가스 관련 연간비용은 LNG연료비 10조원과 구입전력비 9조원의 합계인 19조원 가량이다. 독립발전사들의 판매전력량의 대부분은 LNG 발전이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LNG 연료비 단가는 2012년 1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20% 상승했다. 따라서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던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해 한국전력의 LNG 연료비 단가도 다시 하락한다면 천연가스 관련 비용은 3.8조원 감소한다. 그만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예상 영업이익이 약 2조원이므로 이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격 인하율이 낮다면 한국가스공사의 연간 도시가스 관련 천연가스 수입액은 13조원이므로 천연가스 가격의 10% 하락은 연간 1.2조원의 미수금 감소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7월부터 인상되는 도시가스 요금도 미수금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난방공사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 부문의 판매가격 변동은 원료비 변동보다 1개월 정도 늦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원료비의 60%를 차지하는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기간에는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 부문의 영업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으로 2012년 초까지는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연료비 증가액을 열 판매가격에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 과거의 손실 보전을 위해 열 판매가격을 원료비 감소액에 해당하는 수치보다 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가스공사 자원개발 가치 지속적으로 부각
한국가스공사는 동아프리카 모잠비크 4번 구역과 미얀마 등에서 자원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 보유 자원 가치가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모잠비크 4번 구역의 가치 증가가 예상된다.
모잠비크 4번 구역은 4번째 시추공 시추까지 완료됐으며 6월 5번째 시추공을 시추해 2012년 말에는 7번째 시추공까지 시추될 계획이다. 4공 시추 결과까지의 매장량은 457tcf(Trillion Cubic Feet·부피의 단위)로 추정되며 자원가치는 1.6조원으로 판단된다.
시장에서는 이 보다 더 많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사한 지역에 비슷한 자원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사업의 가치는 거의 없는 코브 에너지(Cove Energy)의 시가총액이 약 2조원이기 때문이다.
모잠비크와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자원이 주목 받는 이유는 최근 1년간 이 지역에서 발견된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연간 평균 발견량과 비슷할 정도로 많다. 향후에도 더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Shell, Exxon Mobile, BP, 인도의 INGC, 태국의 PTT 등 세계적 자원개발 기업들이 동아프리카 자원기업들의 지분을 매입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증가, 에너지 사업 확대로 이어질 전망
미국의 헨리 허브(Henry Hub) 천연가스 가격은 최근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초보다는 여전히 낮다.
미국과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차이가 해상 운송 비용보다 커서 미국의 LNG(액화천연가스) 건설과 운영 산업의 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미국의 천연가스 발전사업의 확대가 예상된다. 미국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천연가스 발전원가가 석탄발전원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발전이 석탄 발전에 비해 공해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원전에 비해 안전함에도 천연가스 발전원가가 원전과 석탄 발전원가보다 매우 높아 2011년 이전까지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이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도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천연가스 발전 운영, 건설, 관련 부품 제작에 관련된 산업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 GTL(Gas-to-Liquid) 산업의 성장이 예상된다. 2011년 이전까지는 천연가스를 디젤 등 액체연료로 전환하는 비용이 원유를 정제하는 비용보다 많았다. 그러나 미국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천연가스로부터 생산된 디젤 등을 생산하는 방법이 원유 정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는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즉 천연가스를 운송하려면 과거에는 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했지만 이제는 상온에서도 경제적으로 액화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