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비 부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나들이가 늘어나는 여름철, 주유비는 또 다른 비용의 한 축을 차지하곤 한다. 이럴 때 1ℓ에 단 몇 십 원이라도 아낄 수 있다면 그만큼 더 알찬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사실 신용카드만 잘 써도 기름값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카드사 역시 고객확보에 ‘주유할인’만한 이벤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카드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카드사들은 주유할인 혜택 늘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혜택이 있다는 사실만 알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머릿속으로만 인지할 뿐 할인 혜택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주어지는지 생각하는 게 피곤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주유 할인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 예전에는 ℓ당 50~60원 정도를 할인해주곤 했지만 최근에는 ℓ당 100원이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ℓ당 300원까지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ℓ당 할인금액이 100원이라고 해도 무한정 할인해주는 것은 아니다. 월별 한도가 정해져 있어 최대 할인폭은 정해져 있다. 카드별로 살펴보면 한 달 동안 최대 1만5000원~2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도를 넘으면 혜택이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전월 이용액에 따라 할인폭도 달라진다.
할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먼저 전략을 짜야 한다. 주유 할인 카드에는 크게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과 적립이 가능한 범용상품이 있다. 또 특정 주유소에서만 할인과 적립이 가능한 특화상품이 있다. 자주 가는 주유소에 상관없이 할인을 받을 수 있어 범용상품이 편의성 면에서는 좋다. 하지만 할인과 적립의 폭을 고려하면 특화상품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또 현금으로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상품이 있는데 직접 현금이 오가지 않다보니 카드사 입장에선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좁지만 깊게… 주유소 특화상품
특화상품을 이용하려면 자신의 거주지나 근무지에서 가까운 주유소, 자주 가게 되는 주유소를 미리 감안하는 게 중요하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GS칼텍스 샤인카드’는 LPG충전소를 제외한 GS칼텍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고시 휘발유가 기준으로 ℓ당 최고 100원을 할인해준다. 전월 이용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100원, 70~100만원이면 90원, 50~70만원이면 80원, 30~50만원이면 70원, 20~30만원이면 60원을 할인해준다. 한도도 있다. 하루에 2회까지 받을 수 있고 주유액 기준으로 한번에 15만원까지, 한 달에 30만원까지 혜택이 가능하다.
KB국민카드는 ‘GS칼텍스 스마트세이브 KB국민카드’의 주유할인 서비스를 최대 60원에서 ℓ당 최대 100원 할인으로 늘렸다. BC카드의 ‘초이스오일 카드’는 전국 모든 주유소와 충전소에서 주유금액의 2%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할인율이 주유금액에 따라 일정하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ℓ당 할인보다 유리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월 주유액 60만원까지 할인이 가능하며 카드 이용자들이 얻는 실질적인 혜택은 월 최대 1만2000원까지다.
‘하나SK 터치원카드’는 SK주유소를 이용하면 월 합산 이용금액에 따라 10만원당 1만원 상당의 모바일 할인권이 제공된다. 매달 20만원을 이용하면 10%의 SK주유소 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월 한도는 최대 2만원이다.
‘BC 오일플러스 카드’는 전국 에스오일 주유소 이용 시 ℓ당 60원을 할인해주고 카드 이용금액의 0.8%가 주유 마일리지로 적립되는 상품이다. 적립된 주유 마일리지는 주유비용에서 자동으로 차감 할인된다. 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주유 마일리지가 한도 없이 적립되기 때문에 사용액이 많아질수록 할인 혜택이 증가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족카드를 사용할 경우 이용금액이 합산 적용되기 때문에 주유 할인 금액이 커진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1일 1회, 월 4회, 1회 최대 주유금액 10만원 한도로 주유금액을 제외한 전월 국내 사용실적이 30만원을 넘는 회원이 이용할 수 있다.
얕지만 넓게… 범용상품&특화+범용상품
범용상품으로는 ‘롯데 드라이빙패스 카드’를 추천할 만하다.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ℓ당 80원의 할인을 제공하는 이 상품은 할인율이 전월 이용금액의 5%로 정해져 있어 상대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많다. 예를 들어 지난달 카드로 100만원을 이용했다면 이번 달에는 5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적립되는 금액도 작은 편이 아니다.
‘현대카드O’는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ℓ당 60원 할인, LPG충전소 30원 할인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도가 월 40만원으로 소비자는 최대 월 1만2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자동차 관련 서비스도 편리하다. 자동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피드메이트’에서 연 2회 무료 안전점검과 타이어 펑크 수리, 엔진오일 2만원 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워셔액 보충과 정비공임 10% 할인 서비스는 횟수에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다. 또 5만원 이상 결제 시 전 가맹점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제공된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이 1만5000원, 해외 겸용이 2만원이다.
특화와 범용의 장점을 고루 합친 카드도 나와 있다. ‘삼성 카앤모아카드’는 이중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카드. 범용과 특화의 장점을 합쳤고 혜택도 다른 카드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제휴 정유사에 관계없이 모든 주유소에서 ℓ당 60원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제휴 정유사에서는 추가로 40원을 더 할인받을 수 있다. 전월 이용액이 20만원 이상일 때 제공받을 수 있고 주유금액은 이용액에서 제외된다. 월 40만원까지 이용이 가능해 소비자는 최대 월 2만원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하나SK 해피오토 프리미엄 카드’는 SK네트웍스 직영, SK해피오토멤버십 주유소에서 주유 시 ℓ당 90원을, 일반 주유소에선 ℓ당 60원을 할인해준다. 월 이용한도가 40만원임을 감안하면 소비자는 최대 월 1만8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주차요금도 10%(최대 월 5000원)할인되며 버스와 지하철 요금도 7%(최대 월 50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SK네트웍스의 차량 관련 차량정비 특화서비스인 해피오토멤버십 서비스도 제공된다. 또 동부화재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료를 30만원 이상 결제하면 OK캐쉬백 3만점 적립이 가능하고 전국 4만8000여 개 가맹점을 보유한 OK캐쉬백 기능과 엔크린 포인트 기능도 있어 포인트 적립과 할인이 가능하다.
포인트 적립도 타깃 포인트
Photo by Nathan E Photography
오히려 할인보다 포인트 적립이 유리할 수도 있다. 보통 카드사들은 1원에 1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게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무래도 현금보다 포인트 이용이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실제 현금이 오가지 않아 카드사나 정유사 입장에서도 상대적인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하나SK 오일행복 카드’는 SK주유소에서 ℓ당 최고 150포인트까지 OK캐쉬백으로 적립된다. 전월 이용액이 30만원, 50만원, 100만원, 150만원이면 각각 ℓ당 80포인트, 100포인트, 120포인트, 150포인트가 OK캐쉬백으로 적립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SK주유소에서 이용할 수 있다. 최대 이용 한도액은 월 40만원까지다.
‘신한 SK에너지 오일링카드’는 SK주유소에서 주유 시 ℓ당 최고 120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역시 하루 2회, 한 번에 15만원, 월 30만원이 한도다. 2만 포인트 이상 적립하면 SK주유소에서 주유할 때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 오일앤세이브 플러스 카드’는 전국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주유 시 ℓ당 80포인트의 GS칼텍스 보너스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적립된 포인트는 GS칼텍스 주유소 외에도 GS슈퍼, GS숍, GS25 편의점 등지에서 현금처럼 이용이 가능하다. 직전 3개월 월평균 이용금액(GS 칼텍스 매출 제외)이 월평균 10만원 이상일 때 주유금액 월 30만원까지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이밖에 오토오아시스에서 에어컨가스 완충서비스 3만5000원 정액 교환, 자동차 정비공임 10% 할인, 엔진오일 배터리 등 21가지 무상점검 서비스, 타이어 위치 교환, 타이어 펑크 수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 엔크린카드’는 SK주유소에서 주유할 때 최근 3개월간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ℓ당 70점의 롯데포인트가 적립된다. 한 달 주유금액 한도가 30만원임을 감안하면 1만500포인트 가량을 적립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M3’는 GS칼텍스에서 주유 시 ℓ당 120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단 주유소에서 포인트를 이용할 때는 ℓ당 150포인트를 써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유비가 ℓ당 2000원일 때 GS칼텍스에서 현대카드M3로 5만원(25ℓ)을 결제하면 3000M포인트 적립과 주유비 중 3750원을 M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5만 원 결제 시 모두 6750원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 티클래스앤오일 카드’는 에스오일 주유소에서 주유하면 1ℓ당 80점의 에스오일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적립된 포인트는 주유 시 활용할 수 있다. 이 카드로 직전 3개월간 에스오일 주유소 이용액을 제외한 이용금액이 월평균 10만원 이상이면 주유금액 월 30만원까지 포인트가 적립된다. 또 매주 금·토·일요일에는 업종별 이용에 따라 카드 사용금액의 최고 1.2%, 주중에는 최고 0.6%씩 포인트로 적립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