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재테크 커뮤니티 ‘서치와이즈’의 최원호 AICPA, “포기 않는 마음이 주식투자 성공의 시작”
입력 : 2011.09.15 16:49:54
수정 : 2012.04.05 12:15:15
미국에 앉아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개미?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인투자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일컬어 ‘글로벌 개미’로 부르고 있다. 이들은 국내 개인투자자들과 달리, 기관이나 외인처럼 투자하는 경향을 보여,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는 이가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서치와이즈(cafe.naver.com/searchwise)’란 재테크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 공인회계사 최원호 씨다. 올 2월 그가 올린 ‘미국에서 전해드리는 진짜 경기’란 글이 ‘팍스넷’에서 7일 현재 조회 수 2만5000여건을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심리의 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최원호 씨를 만났다.
청춘의 늪이 됐던 20대의 주식투자
“제 경험을 솔직담백하게 올린 거예요. 그냥 소소한 내용과 나름(?) 세심한 심리묘사가 투자자들에게 공감을 얻은 것 같아요. 아마 주식투자를 했던 분이라면 제 글에 공감하시는 부분이 많으실 겁니다.”
‘미국회계사’로 알려진 최씨는 자신의 글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는 사실에 굉장히 쑥스러워했다. 자신의 경험을 썼을 뿐인데 너무 큰 관심을 받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저도 처음에는 실수와 실패가 많았어요. 특히 주식투자 초기에 배워서는 안 될 못된 투자기법들을 먼저 익혔죠. 그래서 큰 손해도 봤고,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했어요. 하지만 주식투자를 포기하진 않았죠. 투자를 할 순 없었어도 꾸준히 지켜봤고, 시간이 흐른 뒤에 결국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죠.”
그는 대학시절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해 큰 실패를 맛본 후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주식투자 빚을 갚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20대 초반 주식에 관심을 가졌죠. 그땐 정말 차트볼 줄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돈이 되겠다 싶어 무작정 투자에 나섰죠. 준비 없는 투자가 성공할 리 있나요? 결국 큰 손실을 봤죠.”
그가 주식투자에 나선 시기는 외환위기의 파도가 한국경제를 휩쓸었던 1997년이었다. 당시 공대를 다니며 IT개발자로 일했던 그는 “지금의 팍스넷 시스템 개발팀에서 일했죠.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 대표가 지분을 출자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팍스넷은 물론 증권솔루션 시스템을 개발해 납품했어요. 그 과정에서 팍스넷 초창기 애널리스트들과 이른바 큰손들을 만나 주식을 시작했죠”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주식시장과의 첫 만남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 주었다. 빚을 내 투자하는 공매도와 초단타매매를 통해 초기에 상당한 액수의 수익을 올렸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큰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대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큰 빚을 지는 상황이 벌어졌죠. 이후 주식투자를 멈추고, 아르바이트와 직장생활을 통해 빚을 해결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랜 기간의 공부가 결국 수익률로 돌아와
단 한 번의 주식경험으로 수익은커녕 빚만 잔뜩 졌지만, 그는 여전히 주식시장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주식투자가 재테크 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저는 큰돈을 잃었지만, 신문을 보면 분명히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충분한 학습과 경험을 갖춘 투자자들은 크든 작든 수익을 기록하죠. 결국 주식투자는 방법과 경험에 의해 수익이 결정되는 거죠.”
그는 고된 아르바이트와 직장생활 와중에도 재무제표 공부에 나섰다. 종목분석의 첫걸음이 바로 재무제표 분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단 주식투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재테크인 만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했죠.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증권사가 내놓은 각종 차트와 분석 자료를 활용해 대상 업체들을 선정했습니다. 그 후에는 대표 상품을 유심히 살핀 뒤 투자대상 기업의 성장성에 맞춰 투자를 시작했죠.”
설명만으로는 상당히 복잡한 이 과정을 통해 다시 주식시장에 발을 디딘 그는 “천천히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투자실패를 통한 경험과 투자대상에 대한 학습,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결국 결과를 만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으로 건너와 AICPA(미국 공인회계사)를 취득한 것도 그의 투자경력에 도움이 됐다. 그는 “공대 출신의 기술적인 면과 AICPA를 통한 회계지식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정확하게 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그의 투자대상이 주로 코스피 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제가 해외에 있다 보니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상황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코스닥에도 좋은 종목들이 있지만 해외에 진출한 회사들은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잖아요. 더욱 냉정한 분석이 가능한 점도 있지만 투자대상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는 거죠.”
에세이 같은 편안함… “내 경험 공유하세요!”
그는 자신의 이런 경험을 주식초보들도 공유하길 바라고 있다.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다른 이들은 겪지 말았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주식투자 실패로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여전히 주식시장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 그때 모은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자연스레 재테크 커뮤니티를 활용하게 됐죠. 하지만 최근에는 투자종목들보다 그냥 투자에세이를 쓰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남이 작성한 투자보고서는 사실 투자자들 개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실제 ‘서치와이즈’ 커뮤니티에는 투자대상 리스트보다는 투자기피 목록과 자신의 투자경험담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회계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다. 한 달 정도의 휴가를 내고 귀국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에세이를 올리고 있는 그는 주식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당장 ‘공부’부터 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서종열 / 스포츠서울닷컴 기자 snikerse@media.sportsseoul.com│사진 = 정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