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앞으로도 인구가 더 늘어날 곳이에요. 근처에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도 크게 들어서고 GTX 노선도 뚫렸으니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이주해 올 거예요” (화성시 동탄동 A공인중개사)
수도권 쏠림과 출산율 저하 등의 요인으로 지역 소멸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화성시는 예외다. 일자리와 신도시, 재개발·재건축 등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인구가 증감하는 대표적인 도시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의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인구변화 현황’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경기 화성시로, 이 기간 54만 862명에서 94만 4342명으로 40만 3480명, 74.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동탄신도시는 화성시의 성장을 견인하는 곳이다. ‘매경LUXMEN’이 ‘리치고’와 함께 뜨는 신도시 동탄 지역 대장아파트를 분석했다.
동탄신도시는 화성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지역으로, 이곳에만 화성 인구의 40% 수준인 41만 명이 살고 있다. 동탄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A노선 개통과 삼성SDS의 투자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한때 아파트값이 고점을 찍은 후 수억원씩 급락한 아픔이 있지만 오히려 무주택자였던 실수요자에게는 내집마련 기회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월 말에는 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해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19분이면 이동 가능해졌고 동탄신도시가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파주~서울역에 이어 서울역~삼성~수서를 잇는 전구간이 완공되면 가치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동탄 아파트 단지 중 우량주들은 대부분 오산동과 청계동 인근에 몰려 있다. ‘리치고’의 시세 분석에 따르면 화성시 아파트 단지 순위 10위권 내 오산동이 5곳, 청계동 4곳, 송동 1곳이다.
그중에서 1위는 오산동의 ‘동탄역롯데캐슬’이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무순위 청약(줍줍)에 역대 최다인 294만 명이 몰려 화제를 부른 바 있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신청자가 몰린 이유는 이번 물량이 2017년 분양 당시 가격인 4억 8200만원에 나왔기 때문이다. 주변 동일면적의 최근 실거래가가 15억원 수준이어서 ‘10억 로또’로 불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는 지난 2월 19일 22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1억원에 거래된 이후 5개월 만에 1억원이 오른 것으로, 최근 호가는 23억원까지 올랐다.
2위는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으로 지난 3월 전용 96㎡가 14억 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은 2021년 10월 입주한 아파트로 2개 동 312세대 최고 49층으로 구성됐다. 동탄역과 가깝고 여울공원이 붙어있는 동탄2신도시의 핵심 입지에 위치해 있다.
이 밖에도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3위)’ ‘동탄역예미지시그너스(4위)’ ‘동탄역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5위)’ 등 역세권 주변 단지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위권 내 단지를 살펴보면 ‘동탄역 시범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III(6위)’ ‘동탄역린스트라우스(7위)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8위).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9위) 동탄역파라곤(10위) 등이 차지했다.
20위권에는 동탄신도시 서측 지역 단지들이 일부 포함됐다.
동탄2신도시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동서 단절 문제 해소로 상승세가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그간 이 지역은 동탄역을 기준으로 동서로 분리돼 있었다. 신도시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 동탄JCT~기흥 동탄IC 구간 양방향 지하화를 완료해 지난 3월 개통했다.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동서를 잇는 통행도로 작업도 진행 중이며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다. 동탄 주민들은 생활 편의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경부고속도로 서쪽 동탄신도시 계획은 2000년에 처음 입안됐다. 고속도로 때문에 동서가 완전히 단절돼 주민 불편이 상당했다.
이전까지는 서측 단지에서 동탄역까지 걸어서 50분가량 걸렸지만, 시간이 15~20분으로 줄어든다.
덕분에 서측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들어 ‘동탄역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84㎡ 11억 7500만원, ‘동탄역동원로얄듀크비스타3차(20위)’ 94㎡ 11억 5000만원, 앞서 ‘동탄역파라곤’ 79㎡ 역시 10억 500만원에 거래됐다. 동원파라곤부동산 관계자는 “동측 단지들은 2017년경 입주한 반면 서측은 2020년 이후로 비교적 신축”이라며 “신축 메리트와 동서 동행로 개통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제 서측 단지들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비교적 중저가 단지들이 많은 청계동 일대도 거래량 증가와 함께 실거래가가 오르고 있다. 청계동 ‘동탄역 시범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4.0(18위)’ 84㎡는 7월에만 5건이 손바뀜이 있었고, 10억 3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시세 10억원대를 회복했다. 고속도로 지하화와 연결도로 개통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동탄신도시 부동산 지형도가 바뀔 전망이다. 특히 동탄1·2신도시 간 가격 차가 좁혀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동탄1신도시의 ‘동탄시범한빛마을 동탄아이파크’ 전용 84㎡ 시세는 9억원 안팎이지만, 앞서 2신도시의 ‘동탄역 린스트라우스’ 전용 84㎡ 시세는 11억~1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는 동탄역 접근성 때문이었다. 동탄1신도시 주민이 동탄역을 이용하려면 자동차나 버스로 20분 이상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연결도로가 뚫리면 5분대로 단축된다.
근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신도시 주민들도 1신도시 기반 시설 접근이 쉬워 양쪽에 이득”이라고 전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경부고속도로가 단절한 동탄1·2신도시가 같은 생활권으로 묶여 의미가 크다”고 했다.
[김병수 기자 · 김재구 AI부동산랩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