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사람이라면올 하반기에는 청약 캘린더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멈췄던 ‘분양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는 뜻하지 않은 ‘분양 비수기’였다. 청약제도 변경에 맞춰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사이트가 개편되고, 4·10 총선 탓에 아파트 분양이 대거 미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반전된다.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은 있지만 많은 단지들이 대부분 올해 안에 아파트를 대거 공급한다는 목표다. 특히 강남·서초·마포구 등 서울 인기 지역에서 줄줄이 분양이 예정돼 있다. 신혼부부나 신생아 출생 가구는 바뀐 청약제도를 활용하면 당첨 기회가 늘어난다. 다만 공사비 상승 등의 이유로 분양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고, 인기 지역이나 단지로의 쏠림 현상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청약 전략은 더욱 중요해졌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 등이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설 계획을 잡고 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가 수도권에 분양하는 물량만 모두 17개 단지 1만3587가구다.
하반기는 강남권 물량이 상당히 많다. 우선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래미안원펜타스’가 분양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7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641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292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9호선 신반포역과 붙어 있으며,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원베일리와는 이웃 단지다. 외국인 학교인 덜위치칼리지, 서울 강남권의 유일한 사립초등학교(계성초) 등을 끼고 있다. 반포중과 가깝고, 길 하나를 건너면 세화여고와 세화여중이 있다.
래미안원펜타스는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라 6월에 이미 입주가 시작됐다. 청약에 당첨돼도 잔금 납부 기간이 매우 촉박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자금력이 부족하다면 청약통장을 던지기 힘든 상황이지만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차익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도 하반기 분양이 목표다. 도곡렉슬(3002가구)과 인접해 있는 이 아파트는 도곡삼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308가구 가운데 133가구가 일반분양 몫으로 나온다. 전용 45㎡ 26가구, 58㎡ 84가구, 74㎡ 12가구, 84㎡ 11가구 등 중소형 위주로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청담동에서는 청담삼익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청담르엘’ 일반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1980년 준공된 이 단지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최고 35층·1261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전체 물량 가운데 17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 아파트는 강남의 대표적 부촌인 청담동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다. 지하철 청담역도 걸어서 7~8분 거리이고 삼성동·압구정동 등과도 가까워 실수요자들 관심이 많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한강변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단지 배치도를 살펴보면 소형 평수는 영동대로 라인으로, 대형 평수는 한강변으로 구성됐다. 청담동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가 공급되는 건 2014년 준공된 ‘청담래미안로이뷰’ 이후 처음이다.
방배동에서도 대규모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방배6구역이 ‘래미안원페를라’라는 이름으로 분양될 예정이다. 총 1097가구 가운데 49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배정됐다. 방배6구역 남측에 위치한 방배5구역(디에이치방배) 역시 하반기 일반분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착공시기가 크게 차이나지 않았던 만큼 방배6구역 일정보다 조금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체 물량은 3064가구로 방배동 일대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이 단지는 일반분양만 1686가구에 달한다. 5구역은 규모 외에 입지도 우수하다. 이수역(4·7호선)과 내방역(7호선) 사이에 위치하고, 2호선 방배역도 걸어서 가기에 무리가 없다. 방배초·이수초·이수중 등 학교도 주변에 상당히 많다. 강남 테헤란로까지 직선으로 연결하는 서초대로를 끼고 있어 도로 교통도 좋다. 6구역은 5구역보다 규모가 작지만 입지는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내방역과 이수역 사이에 있고, 서문여중·서문여고와 가깝다.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 중 속도가 가장 빠르다. 2678가구(일반분양 578가구)에 달하는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재건축)도 2024년 말에 분양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있다. 잠실에선 19년 만에 나온 새 아파트 단지다. 단지는 한강변은 아니지만 교통의 요지에 위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지 바로 앞엔 서울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이 자리했다. 5~10분 걸어가면 9호선 한성백제역, 2호선 잠실나루역, 2·8호선 잠실역 등 3개역을 이용할 수 있어 ‘쿼드 역세권’ 단지로 불린다.
또 ‘공(원)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도 강점이다. 단지 건너편에 올림픽공원이 있다. 일부 가구는 집에서 올림픽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공원뷰’도 가능할 전망이다. 또 걸어서 10분 거리에 한강공원과 석촌호수, 성내천 등도 있다.
비강남권에서는 강북 최대어인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가 7월 초 분양한다. 공덕1구역을 재건축한 단지로 최고 22층 11개동, 총 1101가구 중 전용 59~114㎡ 456가구가 공급된다. 이미 지난해 착공해 2026년 12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5호선 애오개역 역세권 단지며 5·6호선과 경의중앙선·공항철도가 지나는 공덕역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6구역을 재개발한 ‘라디우스파크 푸르지오’도 비슷한 시기에 일반분양할 전망이다. 지난 3월 21일 성북구가 착공을 승인하면서 장위 6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6년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2020년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고 이주와 철거까지 마쳤지만 공사비가 확정되지 않아 착공이 늦어졌다. 2019년 조합과 대우건설이 합의한 공사비는 3.3㎡당 427만원이었는데, 자잿값 폭등에 시공사가 공사비를 약 600만원 정도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한 것. 최근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를 583만원으로 증액하는 데 합의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15개동 총 1637가구 규모 대단지로 신축되는 라디우스파크 푸르지오는 일반분양 물량이 718가구로 넉넉하다. 지하철 1·6호선 환승역인 석계역과 가까워 장위뉴타운에서는 대중교통 환경이 가장 좋은 편이다.
영등포구에서는 영등포구1-13구역을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재개발한 ‘영등포센트럴푸르지오위브’가 대기 중이다. 최고 33층, 5개동, 총 659가구 규모다. 이 중 21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두산건설이 짓는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이 걸어서 4분 거리고, 지하철 1호선 신길역과 영등포역도 가깝다. 영중초를 비롯해 한림대성심병원과 신세계백화점(타임스퀘어점), 롯데백화점(영등포점), 영등포근린공원 등의 편의 시설이 단지 주변에 포진해 있다. 이 처럼 서울지역에 인기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지만 수요자 입장에서 꼭 체크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분양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청약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균 10억3481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평균 분양가인 8억595만원보다 28.4% 올랐다. 다시 말해서 민간 분양가 상한제적용지역을 제외하면 일정 부분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가격에 대한 청약 대기자들의 민감도는 매우 높은 만큼 단지마다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강남 3구에서 후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변수다. 후분양은 일반적인 ‘선분양’보다 조합원 입장에선 위험이 높지만 인기가 많은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후분양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건설비용 등을 좀 더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분양가격이 시장 전망치보다도 더 오를 수 있다.
한편, 청약을 염두에 둔 실수요자라면 지난 3월 25일부터 새롭게 바뀐 주택청약제도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당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자녀 특별공급의 자녀 수 요건이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돼 앞으로는 자녀가 2명인 부부도 다자녀 특별공급 주택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2년 이내 출생한 자녀가 있을 경우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에 청약할 수 있다. 배우자가 결혼 전 청약에 당첨됐거나 주택을 소유한 이력이 있더라도 청약하려는 당사자가 당첨·소유 이력이 없으면 특별공급 신청이 가능하다. 이 밖에 청약 가점 계산 시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 기간의 50%(최대 3점)까지 점수가 합산된다. 부부가 중복으로 당첨되더라도 먼저 신청한 청약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부부의 중복 청약도 가능해진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