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는 계절이 다가오면 호빵만큼 떠오르는 것이 바로 배당주다. 올해는 특히 글로벌 매크로 환경과 지정학적 이슈로 주식시장의 부침이 심한 만큼 안정적인 배당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월 18일 기준 최근 1개월(전날 기준)간 배당주펀드에 유입된 설정액은 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말 배당수익을 겨냥한 자금은 통상 9월부터 미리 나타나는 성향이 있다. 선제적으로 진입한 자금으로 배당주의 수익률이 10월부터 12월까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 역시 성장 지표는 꺾인 가운데 가치, 배당 등의 평가 매력을 겸비한 종목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배당과 관련된 제도 개선에 나섰다는 점도 올해 배당주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예측이 많다. 연초 금융당국은 기업이 배당을 결정하면 투자자가 이를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했다. 이후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49개 기업이 연초 주주총회에서 결산 배당 절차와 관련된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다.
배당주는 고배당 매력이 주가 하방을 지켜주는 경향이 있어 시장이 부진할 때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하반기 들어 배당주는 시장 평균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내 고배당 섹터인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지난 8~9월 3.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기간 코스피는 6.4% 떨어졌다. 배당주는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로 배당수익률이 올라가는데, 배당 계절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이 배당주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좋은 배당주는 무엇일까. 사실 선별하기가 쉽지는 않다. 국내 대부분 기업은 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배당기준일(기말일)에 먼저 확정하고, 그다음 분기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전기 배당액을 확정하기 때문이다.
허석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일본 주식시장에서의 배당정책은 배당 수령 목적의 실질 투자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예측’ 대상이 된다”라며 “그렇다고 배당 예측이 쉽지도 않고 배당금을 밑도는 배당락이 발생하기도 하며 배당성장을 가정하여 기말 배당을 예측하는 때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알짜 배당주를 고르기 위해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기준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을 살펴보는 것이다. 배당성향이란 기업이 1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에서 배당으로 주는 비율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배당성향이 20%면 1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이 배당금으로 200억원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200억원을 기업이 발행한 전체 주식 수로 나누면 1주당 배당금이 산출된다. 주식 수가 200만 주라고 가정하면 1주당 배당금은 1만원이 되는 것이다. 주가와 비교했을 때 배당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배당수익률을 따져보는 것도 배당주를 선별하는 좋은 방법이다.
다만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은 배당락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배당락은 배당기준일이 지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보통 배당락일에는 배당받기 위한 요건을 맞춘 주주들이 물량을 던져 주가가 급락하기도 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에 대한 고민을 추가로 해야 한다”라며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살피고 이를 고려한 투자전략이 필요한데 이익과 배당 모멘텀을 모두 취할 수 있는 DG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등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