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과 고구려를 건국하고 아들 온조와 더불어 백제를 만든 여제 ‘소서노’가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을 통해 재탄생한다. 연인 주몽과 함께 고구려를 건국했지만 그의 곁을 떠나 새로운 땅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물론 여왕 소서노의 스펙터클한 인생사를 흥미롭게 전개한다. ‘소서노’는 역사적 사실(Fact)에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Fiction, 즉 ‘팩션(Faction)’ 형식의 가무극이다. 기록된 서사에 작가 이희준의 상상력이 더해져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여왕 캐릭터가 완성됐다.
창작가무극은 무엇보다 노래와 춤 그리고 극(劇)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총체적 예술로 특히 춤이 강조된 공연이다. 전통적인 선율이 짙게 배어 있는 음악과 한국적 춤사위가 살아 있는 군무는 분명 일반 뮤지컬과는 또 다른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어디까지나 군무다. 소서노가 결행을 다지는 부분에서 한국무용과 파워풀한 현대무용동작이 결합된 안무는 특히 인상적이다. 검투, 군사훈련, 추격, 전쟁장면에서는 대사 없는 음악과 안무만을 구성하여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귀여운 아역들의 등장은 생기와 발랄함을 더해준다.
소서노 역에는 ‘미녀와 야수’, ‘레미제라블’ 등 청아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을 지닌 서울예술단 출신의 조정은이 맡았고 주몽 역에는 ‘윤동주, 달을 쏘다’, ‘쓰릴미’ 등에서 폭넓은 연기를 보여줬던 서울예술단 박영수 단원이 맡았다.
창작가무극 소서노는 3월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월 5~12일에는 천안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