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거리에서나 잠시 멈춰 지나가는 군중들을 바라보라. 이 걸어가는 인물들에게서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각각의 인물들은 자신의 목적에 휩싸여 있으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옷차림을 연출하면서도 낯선 이들과 뒤섞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작위적인 춤을 창조 해낸다.”
영국 런던 출신 세계적 팝아트 작가 줄리안 오피 개인전이 오는 3월 23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2009년 첫 전시회 이후 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서울거리의 행인을 모델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울에서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해 보내온 사진 3천여 장 가운데 ‘인물의 어떤 한순간이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 작업했다. 신사동 거리의 패셔너블한 소품들과 핸드백들로 강조된 바쁜 사람들의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표현, 금방 화폭 밖으로 걸어 나올 듯하다.
오피는 대량생산과 대량소통을 위해 고안된 기술들을 차용해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복제인가라는 후기 모더니즘의 주제를 정교하고 아름다운 일상적 인물들의 이미지로 풀어내고 있다.
회화작품 이외에도 런던의 다양한 모습의 보행자들을 담은 LED 애니메이션 작품과 거대한 사람의 머리를 형상화한 두 개의 레진 모형도 전시중이다. 오피는 “런던 사진은 사람들이 주로 검은색이나 회색 옷을 입어 우중충하고 그림자가 많은 데 비해 서울은 그림자가 별로 없고 사람들의 다양한 옷 색깔과 각각의 캐릭터가 독특한 멋진 차림새에 놀랐다. 그리고 그들 손엔 예외없이 휴대폰이 들려져 있는 것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줄리안 오피 (Julian Opie)
1958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에 건축물이나 도시생활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오브제들을 재해석, 조각과 회화의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는 후기 모더니즘의 주요작가로 국제적인 무대에서 그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오피는 “전시는 여러 작품 중 극히 일부를 선정해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양한 다른 작품과 배경을 통해 작업의 맥락과 과정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전시일정전시명 : 줄리아 오피 개인전
일 정 : 2014년 2월 13일(목)~3월 23일(일)
장 소 : 국제갤러리 2관, 3관
[조여란 기자 사진제공=국제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