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하며 순응이라는 과정을 통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한다. 보통 순응과정에는 1~2주 정도가 소요된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과도한 실내 냉방을 하게 되면 실내외 온도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져 체온조절 중추에 문제가 생기면서 인체가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그로 인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부전으로 인해 가벼운 감기 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냉방병’이라고 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냉방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발이 저리고 아프다’ ‘어깨와 허리가 결리고 무겁다’ ‘체한 것처럼 속이 좋지 않고 식욕이 없다’ ‘코가 막히고 목구멍이 간지럽다’ ‘몸에 미열이 있다’ ‘하반신에 냉기가 느껴진다’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 .
잘 알려졌듯 냉방병은 과도한 실내외 기온이나 습도차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그러나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냉방병이 야기될 수 있다. 우선 에어컨 위생상태 불량에 따른 레지오넬라와 같은 세균감염을 들 수 있다. 에어컨 냉각기 점검이나 필터 청소가 불량할 경우 냉각기에 서식하고 있던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 가동과 함께 실내공기 중으로 나와 면역이 약한 노인, 유·소아, 만성질환자들에게 레지오넬라증과 같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밀폐건물 증후군처럼 담배연기, 가구, 카펫, 페인트 등에서 발생하는 유해 화합물에 노출되는 경우 냉방병이 올 수 있다. 과로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 건강한 사람보다 냉방병에 더 취약하다. 더구나 여름에는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노출되는 부위가 많아지기 때문에 냉방병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감기? 냉방병? 어떻게 구분할까
냉방병과 감기의 가장 큰 차이는 발생 원인이다. 냉방병은 실내외의 심한 기온차이에 신체가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일종의 적응장애가 원인이고 감기는 리노바이러스와 같은 200종류가 넘는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춥고 건조한 겨울에 잘 걸리지만 냉방으로 인해 면역이 약해진 상태에서 감기 바이러스와 접촉하면 쉽게 감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증상 면에서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두통과 미열, 근육통이 콧물, 코막힘, 기침과 재채기, 인후통과 동반된다. 건강한 사람은 5~7일이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보통이다. 냉방병의 경우 이러한 감기증상은 모두 동반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다양한 특이 증상들이 일어날 수 있다.
냉방병 안 걸리려면
우선 신체적응 이상이나 혈액순환 장애, 자율신경계의 변화로 인한 소화불량 하복부 불편감, 설사, 피로감, 졸음, 현기증,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불순이 동반될 수 있다.
냉방병 안걸리려면 먼저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에어컨 설정 온도는 바깥보다 5~8도 정도 낮은 게 좋다. 대개 실내 온도는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사람이 적은 방향으로 에어컨 송풍 방향을 맞춘다.
또한 에어컨 찬바람이 오랜 시간 신체에 직접 닿는 것은 피하고 긴 소매의 겉옷을 이용해서 직접 찬바람에 피부가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한다. 1시간에 한 번, 적어도 3~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 내부가 지저분하면 각종 세균의 서식처가 될 수 있으므로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필터는 최소한 2주에 한 번은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찬물이나 찬 음식은 너무 많이 자주 마시지 않도록 한다. 또한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 실내에서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앉아있지 않도록 하고 실내에서도 규칙적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세를 바꿔주도록 한다.
이 외에도 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꾸준한 운동 및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건강관리를 하도록 한다.
이러한 예방수칙 외에 충분한 영양공급과 음식조절도 중요하다. 적절한 체온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물이나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철 냉방병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고 면역력 회복을 위해 항산화제 복용 및 비타민C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 및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예방해주는 미나리, 마늘, 양파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베타카로틴과 비타민이 풍부한 당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적포도주, 리코펜이 풍부한 토마토 등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