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는 수도권으로의 ‘빨대 효과’ 우려를 제기한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인구가 쏠려 인구 과밀화가 심화한다는 것. GTX 개통이 구도심 침체를 가속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 역시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GTX A노선을 강원도, B노선을 춘천까지 확대하고 지방에도 GTX급 광역급행철도(x-TX)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GTX는 신도시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놓이기 때문에 대부분 주거지에서 서울이나 수도권에 출근하는 사람들의 출퇴근에는 용이할 것”이라면서도 “그만큼 GTX역과 거리가 있는 지역이나 구도심 침체 현상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민간 투자를 유치해 충청·부산 등 5개 권역에 ‘지방권광역급행철도(x-TX)’를 구축한다. 기존 광역철도 사업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준의 광역급행철도로 편의성을 높인 사업이다. 대전·세종·충북권에서 광역급행철도가 선도 사업으로 진행 중이며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광주·전남권, 강원권도 이후 추진될 예정이다.
‘x-TX’는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부터 놓기로 했다. 이른바 ‘대·세·충’ 노선으로 충청(C)의 이니셜을 붙여 ‘CTX’로 가칭을 지었다. 대전청사~세종청사~충북도청~청주공항 등 주요 거점을 연결하고, 조치원·천안 등 충남을 거쳐 수도권(경부선 공용) 연결도 추진한다.
CTX가 구축되면 정부대전청사와 세종청사·충북도청·청주공항 등 지역 내 주요 거점이 모두 1시간 내로 연결된다. 정부대전청사에서 청주공항까지 이동 시간이 현재보다 47% 줄어든 53분으로 단축된다. 대전청사에서 세종청사까지는 60분에서 15분으로, 오송역에서 충북도청은 45분에서 13분으로 줄어든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 노선은 민간 투자 의향이 있어 선도 사업으로 선정됐다. 민자철도는 민간이 사업비를 50% 이상 투자하고 운영비는 100% 부담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지출이 적고 절차 간소화로 신속 구축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CTX가 정식 추진되면 지방권급행광역철도 1호가 된다는 점에서 전국의 기대감이 크다. 지금까지는 지방권 광역철도도 전무하다. 연말에 개통되는 구미에서 경산까지 대구권 1단계 광역철도가 지방 첫 광역철도다. 대구·경북 등 다른 지역권에도 여건에 따라 x-TX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대구·경북 신공항철도(대구~구미~신공항~의성)는 GTX 급행철도 차량을 투입해 올해 4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다. 예타 과정에서 민간 투자 사업으로 전환 시 재정 절감 효과를 분석, 민간 투자 유치도 검토한다. 부·울·경, 호남권 등 지방도시에서 추진할 수 있는 신규 노선은 지자체·민간 건의를 받아 ‘5차 철도망계획’에 반영한다.
지방광역철도 추진으로 수도권과 지방 간 교통 격차가 줄어들며 그간 위축됐던 지방도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신속히 교통망이 뚫렸을 때의 얘기다. 총선을 앞두고 기대감만 키워놓고 결국 낮은 사업성 등에 부딪혀 흐지부지되는 노선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지방권에 광역급행철도가 놓이면 인구 유출 등으로 얼어붙었던 지방에도 일부 온기가 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도권 및 지역 간 이동 편의성이 높아져서다.
강원도 춘천이나 천안·아산 지역민들은 각각 GTX B 노선과 C노선을 이용하면 서울역 및 강남권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대구·경북 신공항철도의 경우 광역철도에 GTX 철도차량을 투입하면 속도를 높여 급행화할 수 있다. 광역철도는 시점부터 종점까지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 대비 속도인 표정속도가 50㎞, 광역급행철도는 80㎞다. 지하철 등 철도 노선이 부족한 충청권도 시속 180㎞로 운행하는 CTX를 이용하면 지역 간 이동이 편해진다. 이렇게 되면 지방민들이 교통 편의 등이 높은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인구 유출, 지방 소멸 등의 우려도 일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지방 경쟁력이 커지면 침체한 부동산 시장도 일부 고개를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통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통상 철도 개통까지 최장 20년은 걸린다. 노선이 확정돼 단계별 개통 중인 GTX A~C 노선도 다 뚫리려면 2028~2030년은 돼야한다. 지방 x-TX는 이제 첫발을 내딛는 수준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더군다나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인구 및 이동 수요가 적다. 이 때문에 지역별로 광역철도망을 구축하면 경제성이 충분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지방 인구 감소로 전국 15개 공항 중 무안, 양양, 군산 등 10개 공항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광역철도가 ‘총선용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총선을 석 달 앞둔 만큼 수도권과 지방 표심을 동시에 겨냥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기대만 부풀리고 총선 등을 거친 뒤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기존 KTX 노선과의 차별화, 시장성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민간 투자를 유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비가 높아지면 요금 책정 등 문제가 추가로 불거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2호 (2024년 3월) 기사입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