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은 올해 초 발표한 ‘2023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최대 위험 요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10개가 제시됐는데 기후변화 완화 실패(1위), 기후변화 적응 실패(2위), 자연재해 및 극단적 기상 현황(3위) 등이 최상위권이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화석연료와 온실가스에 관한 기본 인식과 산업 기반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몸살감기를 심하게 앓을 때 열이 났다가 오한이 왔다가 하는 것처럼 대기에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충격으로 기후 변동 폭이 커진 것”이라며 “추웠다 더웠다 하는 극단적인 기후 변동이 나타나는 것은 대기에 계속해서 온실가스로 인한 충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김백민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발을 위해선 그 지역 환경 파괴가 필연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시작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반도는 이미 극심한 가뭄과 집중호우, 폭염과 혹한의 날씨를 반복한다. 4계절이 뚜렷하다 못해 양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에 맞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권원태 전 APEC기후센터 원장은 “지금까지는 기후위기 대책을 마련할 때 과거 경험만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왔다”며 “그런데 현재는 온난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시나리오 등을 활용해 미래 기후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 기후에 대한 대비에는 지역별, 계층별 격차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발간한 ‘2020 폭염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고소득층(건강보험료 상위 20%) 온열질환 발병률은 1만 명당 7.4명이다. 반면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의료급여 수급자는 21.2명이 온열질환을 앓았다. 고소득층과 3배 가까이 차이 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또한 “기후변화 때문에 이런 피해들이 반복될 것이라는 걸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취약계층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상하수도 등 인프라와 환경 개선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철 한국환경연구원 통합물관리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지구 표면 온도는 21세기 전반에 걸쳐 상승할 것이며 극한강수 현상의 발생 빈도와 강도 또한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한 단기간의 국지적 집중호우 발생으로 홍수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장석환 대진대 과학기술대학 스마트건축토목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 시대에는 어디에서 수해가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저수지, 저류조, 지방하천, 국가하천, 댐 등 전체를 아우르는 분산형 물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