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 키스헤링, 뱅크시,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등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몇년 전부터 일반인도 소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19년 창업한 미술품 소유권 분할거래 플랫폼 테사가 2020년부터 조각투자 서비스를 시행하면서부터다. 테사는 출시 3년 만에 회원 수 13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아트테크 업계 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유저수가 많을수록 미술품 공급자의 바잉파워가 강화되며 테사의 경쟁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김형준 테사 대표는 “크리스티와 소더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국내외 컬렉터들이 그림을 팔아 줄 수 있는지 물어오기도 한다”라며 “창업 초기보다는 확실히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테사가 세번째 창업이라고 밝힌 김형준 대표는 2008년 이스타엘 스타트업에서 전시 관련 사업을 했고, 2013년 두 번째 창업부터는 본격 미술 분야로 진입해 신진작가들과 컬렉터를 연결해주는 ‘아트블록코리아’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김 대표는 “신진작가의 그림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상상 이상으로 적었다”라며 “특히 한국의 미술시장 규모는 아직 작기도 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블루칩 작가로 시선을 돌렸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테사는 아트플랫폼으로서 달성하기 쉽지 않은 가입자 수(지난 3월 기준 13만 명)를 확보했다. 이에 더해 가입자 중 3.5만 명 이상이 투자로 이어지며 일반 이커머스보다 상당히 높은 30%대의 구매전환율(Conversion Rate)을 보이고 있다. 김대표에 따르면 한 번 구매한 투자자가 또 다시 구매한 비율은 50% 이상으로 나타나 플랫폼 충성도와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지표의 원천은 뛰어난 투자수익률이다. 테사는 현재 현재까지 50건 공모를 진행해 13건의 매각을 완료, 13개 작품의 매각 진행 중이다. 연평균 15%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며 평균 가치 수익률은 24.99%에 달한다. 매입부터 매각까지 평균 10개월이 소요되며 빠른 회전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은 음악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를 비롯해 테사, 아트투게더, 소투 등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과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 등의 상품도 증권으로 인정하고 자본시장법에 따라 규제하기로 했다. 조각투자가 증권업이라는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호막이 생겼다. 테사 역시 당국의 규제에 맞춰 소비자 보호책을 만들고 새로운 투자증권계약을 통해 공모를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아트 조각투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셈”이라며 “보다 많은 개인 투자자는 물론 기관과 같은 새로운 투자 주체들도 시장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계약증권의 형태로 새롭게 공모가 되면 기존의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아트펀드와 달리 매입할 작품 정보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계좌와 투자자의 계좌는 분리된다. 그림 보관 및 관리에 대해서도 책임보험 장치를 마련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현재 자산시장의 부침이 심한 상황에 미술시장도 불황에 들어섰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형준 대표는 오히려 미술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가 침체되면 고가 미술품 거래도 줄겠지만 하이엔드 시장은 하락 폭이 크지 않다”라며 “또한 이러한 침체된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작품을 구매해 공모한다면 보다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테사와 같은 플랫폼이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투자의 관점으로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추후 문화로 파생될 수 있다는 것이 ‘아트테크’의 순기능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평소 지론이다.
그는 “국내 미술시장은 작고 대다수가 미술품 전시회 티켓은 구매하지만, 작품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트테크가 활성화돼 일반인과 기관이 이 시장에 들어온다면 한국 중심의 아트테크시장을 만들 수 있다”라며 “시장이 커져 많은 사람(투자자)들이 원한다면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세계적인 대가의 작품 실물을 한국에서도 보는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국내 미술시장을 바라보는 “오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아트를 전공한 사람들만 예술을 보는 눈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누구나 컬렉터가 될 수 있고 부동산을 고르는 것처럼 스스로 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내 일부 아트 컬렉터들이 갤러리스트에 의존해 작품을 구매하거나 카르텔을 형성해 작품가격을 부풀리는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김 대표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경매기록 등만 찾아봐도 실패 확률을 확연히 낮출 수 있다”라며 “블루칩 작가의 작품은 하나하나가 상당한 고가의 자산인데 갤러리스트에 의존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스스로 공부해 안목을 키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매일경제와 테사가 손을 잡고 ‘아트테크 최고경영자과정’ 1기 원우를 모집합니다. 오는 10월 11일 개강하는 이 과정은 미술품 컬렉팅 노하우와 투자 전략, 컬렉팅의 핵심 원칙을 전수하고 원우들의 아트테크 비전을 구축하도록 세세한 맞춤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이번 아트테크 최고경영자과정의 백미는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을 대표하는 글로벌 양대 경매사 중 한 곳인 글로벌 옥션하우스 런던 ‘소더비’ 경매하우스 방문입니다. 이번 과정 기간 동안 현지 옥션하우스의 스페셜리스트 동행하에 프라이빗 투어를 진행합니다. 이 밖에 현대미술, 실험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테이트 모던’ 현대미술관,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학교이자 학회인 ‘영국 왕립예술원’ 방문 등 특히 20세기 뛰어난 업적을 남긴 작가들의 컬렉션을 직접 접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한편 오는 10월 11일부터 내년 1월까지 매주 수요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본 과정은 기업의 CEO 및 임원, 전문직 종사자뿐 아니라 미술 혹은 미술품 투자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교육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매일경제교육센터 홈페이지(링크)나 전화(02-2000-2159)로 문의 바랍니다.
[박지훈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