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매년 한국관광 100선을 발표한다. 이 중 33곳이 새롭게 추가됐는데, 녹음이 푸른 6월 가볼 만한 좋은 곳들을 매경럭스멘이 추려봤다. 아무리 신상 여행지라도 때가 맞아야 여행의 즐거움이 커지기 때문이다.
청와대 개방 이후 서울 여행지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 청와대앞길과 서촌마을 일대다. 금단의 구역이었던 곳이 개방되면서 이 일대는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과 한류를 경험하기 위해 들른 외국 여행객까지 가세해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관광공사가 올해 한국에서 꼭 경험해야 할 신상 여행지로 ‘청와대앞길&서촌마을’을 꼽은 것은 이 같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셈이다. 청와대앞길은 효자동의 효자 삼거리에서 팔판동의 팔판 삼거리에 이르는 길이다. 최고 통치권자들이 머물던 곳이라 보완, 규제 등이 여느 지역보다 심해 개발이 더뎠던 지역이다.
그래서 건물들도 대부분 나지막한데,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청와대 동네만의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효자동에서 청와대까지 가는 길 곳곳에서 마주하는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과거의 흔적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 곳곳에는 ‘트렌디’한 상점, 식당들도 많이 숨어 있다.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무궁화동산 등은 예약 필요 없이 언제든 갈 수 있다.
청와대 인근이 뜨면서 서촌도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 말로, 이곳 역시 골목이 특징이다. 미로 같은 골목을 걷다 보면 오랜 역사를 지닌 상점들과 한옥집, 그러다 마주하는 파스텔 톤의 벽화, 신상 음식점들이 여행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인왕산을 둘렀다 오는 코스로도 제격이다.
김해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김해 가야테마파크는 고대국가 가야를 테마로 한 놀이공원이다. 2010년 방영된 드라마 <김수로>의 촬영지로 출발한 테마파크는 분성산 자락에 조성됐다. 분성산은 가야의 김수로왕과 결혼한 인도 공주 허황옥이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가야테마파크에 들어서면 먼저 가야 건국 설화에 나오는 6개의 황금알과 거북조형물을 마주하게 된다. 설화에 따르면 가야 지역 9개 마을의 수장들이 구지봉에 올라 구지가를 부르니 하늘에서 황금알 6개가 내려왔고, 이 알에서 6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그중 가장 먼저 깨어난 김수로가 왕이 되었다는 것이 가야 건국신화의 내용이다. 김수로왕이 다스리던 가야는 금관가야로 불린다. 테마파크 내 가야왕궁에서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러브스 토리부터 뛰어난 철 기술을 가졌다고 전해지는 가야의 철제 유물까지 다양한 가락국의 옛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가야 왕궁은 기록 부재로 신라의 왕궁 모습에 상상력을 더해 만들었다고 한다. 가야왕궁은 지난 1년간 주작문 전체를 보수하는 등 시설 정비를 통해 최근 다시 완전 개방했다. 가야왕궁 태극전 내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새 전시 콘텐츠 ‘미디어 아카이브월’ 등 새로운 체험거리도 도입했다.
김해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분산성 성벽 산책길도 테마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해질 무렵 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지역에 소문이 자자하다. 분산성에서도 가야의 역사 유적들을 만날 수 있다. 테마파크답게 액티비티도 준비돼 있다. 익사이팅 사이클은 22m 높이에서 테마파크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짜릿한 경험을 제공한다.
K-페스티벌의 대표 성지인 자라섬도 이번에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됐다. 20만 평 크기의 자라섬은 북한강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에 있다. 동도, 남도, 중도, 서도 4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는 관광지는 캠핑의 메카이자, 재즈 축제의 성지이기도 하다. 캠핑은 서도에서 즐길 수 있다. ‘가평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 개최지인 자라섬 캠핑장이 있다 .총 면적 28만 여㎡(약 8만56평)의 부지에 캠핑 관련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4㎞에 이르는 수변산책로, 수상레저, 열기구 체험 등 다양한 활동들도 가능하다. 이화원나비스토리, 음악역 1939 등 주변 볼거리들도 꽤 있다.
동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이자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재즈페스티벌은 전 세계에서 아티스트들이 몰려올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남도에서는 봄과 여름 꽃 축제가 열린다. 약 3만 평의 수변정원에 다양한 계절 꽃이 심어져 있다.
국내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으로 2020년에 개장했다. 축구장 90개 크기인 65㏊에 조성된 수목원에는 식물식재 3759종 172만 본이 자라고 있다. 사계절전시원, 민속식물원, 숲정원, 치산녹화원, 무궁 화원 등 식물교육체험지구 10개소·한국전통정원, 작약원, 분재원 등 정원전시관람지구 9개소·어린이정원, 축제마당, 생활정원 등 커뮤니티참여활동지구 6개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대표 시설은 사계절전시원이다.
세종수목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전시원은 붓꽃 잎을 형상화해 지었다. 우리와 기후대가 다른 지중해와 열대식물이 주로 전시돼 있다. 32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지중해식물전시원에는 물병나무, 올리브, 대추 야자, 부겐빌레아 등 228종 1960본을, 열대식물전시원에는 나무고사리, 알스토니아, 보리수나무 등 437종 6724본을 관찰할 수 있다. 창덕궁을 본뜬 궁궐정원과 민간 정원의 백미라고 알려진 소쇄원을 주제로 만든 별서정원 등이 있는 한국전통정원, 금강에서 물을 유입해 만든 함양지, 역사성 있는 나무의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후계목 정원 등도 볼 만하다. 오는 6월 3일부터 9월 23일까지 야간 개장을 한다.
부산 기장군 일대는 부산 여행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곳이다. 부산시가 이곳 366만㎡ 부지에 조성 중인 오시리아 관광단지 때문인데, 럭셔리 리조트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화려함을 뽐낸다. 2015년 부산국립과학관 개장을 시작으로 아난티 힐튼호텔, 롯데월드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면서 본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아직 개발 중이라 곳곳에 관련 시설들이 지어지고 있어 어수선하지만, 여행을 즐기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대게 전문 식당 등 맛집들도 있어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시리아 일대는 자연 경관이 뛰어나 글로벌 리조트 업계의 관심도 크다. 현재 반얀트리가 이곳에 리조트를 짓고 있다. 오시라아란 기장군 내 명소인 ‘오랑대’와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인 용녀(龍女)와 미랑스님의 사랑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시랑대’, 여기에 접미사 ‘~ia’를 합 성해 만든 명칭이라고 한다. ‘부산으로 오시라’는 의미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23기의 고분이 모여 있는 신라고분 유적의 중심지다. 신라 초기의 무덤군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추왕을 비롯해 천마총, 황남대총 등 왕릉급 고분들이 모여 있다. 대릉원이란 이름은 삼국사기에 “미추왕을 대릉에 장사지냈다” 라고 한 구절에서 따왔다고 한다. 대릉원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돼 있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대릉원 내 목련꽃은 서로 사진을 찍으려는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대릉원을 방문할 때 빼먹으면 아쉬운 곳이 주변에 있는 황리단길이다. 대릉원을 중심으로 전통한옥이 그대로 존되어 있는 황리단길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기도 하다. 대릉원 방문 후 황리단길을 들르면 먼 과거속을 다녀오는 시간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만큼 같은 시간 속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인데, 대릉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여행경험인 셈이다. 대릉원에서 멀지 않은 첨성대, 동궁과 월지도 함께 이번에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됐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터이다. 다른 부속건물들과 함께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되면서,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신라의 멸망 후 안압지로 불렸으나, 이곳에서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토기 파편이 발굴되면서 동궁과 월지로 이름이 바뀌었다. 경주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손꼽힌다. 그래서 밤 시간대에도 인파가 북적인다.
당항포는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있는 포구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당항포 대첩’이라는 대승을 거둔 곳이다. 당시 일본에 비해 수군 전력에서 열세였던 이순신 장군이 당항포에서 왜군을 물리쳤던 배경에는 당항포 일대의 독특한 지형이 한몫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포구는 먼 바다를 향해 곧바로 나갈 수 없는 구조를 띠고 있다. 배는 좁은 물길을 따라 몇 번을 굽이쳐야만 바다와 만날 수 있다. 이로 인해 물살이 잔잔한 포구 일대는 흡사 호수와 같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왜군을 이곳으로 몰아넣기만 한다면 막다른 골목에 가두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고, 장군은 왜군을 만났을 때 쫓기는 척하며 당항포로 그들을 유인했다. 바다로 향하는 줄 알았던 왜군이 당항포에 도착했을 때쯤 불리한 전황을 깨닫긴 했지만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뒤였다.
당항포의 좁은 바다 입구를 막은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서 왜선 57척을 전멸시켰다. 역사 속에서 기록하는 당항포대첩이다. 당항포 관광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곳이다. 군민들이 뜻을 모아 1981년 성금으로 대첩지를 조성한 것이 시작이었다. 1984년 관광지로 지정되어 개발됐고, 1987년 11월에 개장하였다. 당항포 해전관을 비롯해 공룡알, 어패류의 화석 등을 전시한 자연사관, 자연조각공원 및 수석관으로 구성된 자연예술원 등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사 엑스포인 경남고 성공룡세계엑스포의 주 행사장이기도 하다.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