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Inside] 잇단 악재 시달리는 쿠팡… 제2의 남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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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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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24 15:13:39
수정 : 2021.06.25 14:17:17
나스닥 상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쿠팡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발생한 물류센터 화재사고에 이어 불매운동 여론까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탈퇴 ‘인증’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이후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재편되는 중대한 상황에서 연이은 악재에 직면하면서 쿠팡이 제2의 남양유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6월 17일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쿠팡 탈퇴 및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쿠팡 탈퇴’ 등 관련 게시물이 수만 개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쿠팡 탈퇴 인증샷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그동안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근로자 과로사 이슈 등 쌓였던 소비자들의 불만이 불매운동으로 표출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욱이 사고 발생 날 김범석 의장의 사내이사 사임 소식까지 겹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김 의장이 사임한 시점은 5월 31일. 공교롭게도 김 의장의 사임소식과 화재사고 소식이 겹치면서 화재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임한 것처럼 오해가 생긴 것이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기업의 최고 책임자가 물러난다는 발표를 한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회사에서도 악재가 터졌다. 지난 5월 서울의 한 김밥가게 주인 A씨가 새우튀김 환불을 요구하는 배달 고객과 쿠팡이츠 측 전화를 받고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쿠팡이츠 측은 고객 입장을 전달하면서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의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가 단독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재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경우 상당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이은 악재가 터지면서 충성고객 이탈이 늘어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쿠팡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판도를 뒤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0호 (2021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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