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의 1위 브랜드는 단연 메르세데스-벤츠다. 지난 5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7690대가 팔리며 시장점유율 31.9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위를 차지한 BMW(6257대)보다 무려 1400여 대나 더 판매됐다.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지 국산차 시장에 견주어 보면 같은 기간 현대차(6만2056대)와 기아(4만7901대)를 제외하고 한국지엠(4597대), 쌍용차(4956대), 르노삼성(4635대) 모두 벤츠를 넘어서지 못했다.
국내 시장에서 벤츠의 효자 모델은 단연 ‘E클래스’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간 판매 1위에 오른 베스트셀링카다. 지난 6월 15일 벤츠코리아는 시동 불능 문제가 발생한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모델에 대해 무상 수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48V 전기 배터리가 장착된 E클래스 등 마일드하이브리드 적용 모델의 일부 차량에서 엔진 경고등이 뜨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소비자 민원이 수십 건이나 됐다. 마일드하이브리드란 일반 차량처럼 내연기관 엔진이 주 동력원이고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주는 방식이다. 전기로 시동을 걸기 때문에 연료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벤츠코리아는 48V 전기 시스템 관련 소프트웨어 오류로 시동 불능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하지만 벤츠 소비자들의 원성은 여전하다.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사장
한 벤츠 차량 운전자는 “무상 수리는 정해진 기간에 받지 못하면 내 돈 내고 수리를 해야 하는데, 아직 시동 불능 상황을 경험하지 못한 차량은 어쩌란 거냐”고 말했다. 무상 수리는 제조사가 정한 기간에 점검을 받지 못하면 차주가 직접 수리를 받아야 한다. 제조사가 의무적으로 결함이 발생한 모든 차량에 대해 수리해야 하는 리콜과는 다른 조치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 무상 수리보다 강제성을 띤 리콜이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리콜은 브랜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벤츠코리아 측은 “정확한 원인과 현상은 구체적인 차량의 정보와 현상을 확인해야 안내할 수 있다”며 “일부 차량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별도 조치를 준비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 고객안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3월 일본에서 같은 결함을 가진 마일드하이브리드 차량 약 2만8000대에 대해 리콜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