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Inside] 현대차 GBC 105층 대신 50층으로? 정의선 회장의 선택은
안재형 기자
입력 : 2021.01.26 09:53:20
수정 : 2021.01.26 09:55:35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신축 중인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설계 변경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원안 대신 50층 3개동 혹은 70층 2개동으로 변경하는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21일 취임 100일을 넘긴 정의선 회장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아직 투자자도 확실치 않은 상황인데,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건축설계회사 스키드모어오윙스앤드메릴(SOM)이 GBC 사옥에 대한 기본 설계를 진행하고 현대건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이를 검토해 서울시에 제출할 변경안을 구상하고 있다. GBC의 설계 원안은 옛 한국전력용지(7만4148㎡)에 지상 105층 타워 1개동(569m)과 숙박·업무시설 1개동, 전시·컨벤션·공연장 등 5개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처음엔 115층을 계획했으나 2015년 105층으로 수정했다. 원안대로 완공된다면 제2롯데월드(555m)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마천루가 된다.
하지만 건물 높이(569m)에 따른 공군부대의 작전 제한, 삼성동 봉은사와의 일조권 침해 논란 등이 불거지며 설계 변경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선 SOM에서 70층이 아닌 50층 3개동으로 설계 변경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착륙장이 들어설 것이란 의견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GBC사업은 용지 매입 6년 만인 지난해 5월 서울시로부터 착공 허가를 받았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1조7491억원 규모의 공공기여 이행 협약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3조7000억원으로 예상되는 투자비 부담을 덜기 위해 외부 투자자들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실리를 중시하는 정의선 회장의 사업 추진 방식에 50층 3개동으로의 설계 변경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재계 관계자는 “건물 높이가 높을수록 공기가 길고 비용이 증가한다”며 “UAM사업을 고려한다면 50~70층 2~3개 동이 안정성이나 사업 활용도 면에서 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신사옥 계획은 2014년 삼성동 부지를 매입해 현재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