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입찰을 앞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는 현대중공업지주·KDBI 컨소시엄 GS건설 컨소시엄, MBK 등 6곳의 후보군이 참여한 상황. 하지만 두산 측이 부실한 실사 자료를 제공하면서 후보 사이에 불만이 쌓이는 등 고민거리도 여전하다. 시장에선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I(KDB인베스트먼트)가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한 점과 DICC(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소송을 핵심 변수로 본다.
이동걸 산업은행장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산은 자회사가 재무적 투자자라고는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인수에 참여했는데, 이는 결국 매도자와 매수자가 같은 곳이라는 의구심이 생기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DBI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로서 부담할 자금을 산업은행 외부 민간 기관투자자들에게 조달하겠다는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직접 나서 “KDB인베의 의사결정과 자사(산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공식적으로는 산은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KDBI의 참여의도가 머뭇거리던 현대중공업을 설득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재무적 투자자에 인수돼 향후 재매각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킬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산업은행의 의도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ICC소송도 변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프라코어와 DICC의 재무적 투자자(FI)인 IMM·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와 다투고 있는 법정 공방은 ‘주식 매매대금 지급’ 소송이다. 이 소송에서 원고인 FI가 승소할 경우 인프라코어는 정해진 가격에 지연이자 등을 더해 DICC의 지분 20%를 되사와야 한다. 두산그룹은 입찰 과정에서 복수의 인수 후보들에 “인수 후보들에 손해가 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구두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계약서 작성 시 별도 조항을 마련해주는 등 구체적이고 법적 구속력을 갖춘 논의는 없었던 상황이다. 두산 측은 우선협상자 선정 단계 등에서 일정 정도 정확한 지분 매각 가격이 정해져야 이에 대한 법적인 보장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