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포스코GSP(글로벌 스마트 플랫폼) 설립에 대한 해운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 내 물류 업무를 통합한 법인 ‘포스코 GSP(Global Smart Platform)(가칭)’를 연내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새 물류 통합법인은 포스코와 그룹사 운송 물량의 통합계약과 운영관리를 담당하고, 물류 파트너사들의 스마트·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물류 효율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스코 측은 “현재 철강 원료 구매, 국내외 제품 판매와 관련된 각종 운송계약이 포스코 내부의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SNNC,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별로 물류 기능이 흩어져 있다”며 “중복과 낭비를 제거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를 포함한 지난해 포스코의 물동량은 약 1억6000만 톤, 물류비만 연간 3조원에 달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의 총물동량이 연간 3조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데 관리 방식은 너무 허술하다는 내부 비판이 컸다”면서 “경영진단 결과, 물류 업무가 회사별·기능별로 분산돼 판매와 조달 지원 기능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에는 포스코가 철강제품 운송서비스 입찰 과정에서 국내 8개 물류업체로부터 18년 동안 입찰 담합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해운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물류 자회사가 출범하면 해운업 등 다른 분야에도 진출하게 되고, 결국 자신들의 협상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물류주선업 진출은 결국 해운업으로의 진출로 귀결된다”며 “대기업의 시장지배에 더하여 국민·공기업의 시장지배에 따라 물류생태계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해운업은 물론 운송업에도 진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계열사별로 물류기능이 흩어져 있는 것을 통합하는 것뿐이지, 물류업계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해명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 입장에선 경영효율화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해운업계에선 자신들의 협상력 저하를 우려하는 것 같다”면서 “소모적인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포스코에서 해운업계와의 협력·상생 방안을 좀 더 구체화하고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물류기능이 흩어져 있는 것을 통합하는 것이며, 물류업계와 함께 추가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되는 생태계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