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구 현대상선) 노사갈등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HMM 노사는 앞서 임단협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해상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사측에 요구해왔다. 회사 측은 지난해 연봉 대비 50% 이상을 증액한 인당 9400만원대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 측은 인당 평균 1억3500만원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의 간극이 평균 기준 4000여만원인 셈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HMM은 구 현대상선 시절인 2016년부터 산은의 관리를 받고 있다. 노조 측은 또 각각 8년(육상노조), 6년(해상노조) 동안 임금 동결로 사측과 고통을 분담한 상황에서 실적이 개선된 데다 HMM 노조 측이 제안한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요구를 받아들여도 연 1200억원의 추가 비용(올해 추정 매출 1%)만 발생해 기업가치에 큰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HMM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0억원)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HMM의 노사갈등 양상에 따라 물류대란이 우려되면서 최대주주인 산은이 노사 간 합의 과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산은은 HMM의 실적이 해운업 호황에 따른 것이지만 업황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이런 실적이 계속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HMM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447%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2016년 이후 6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노조의 주장처럼 외부 해운사와 비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 일부에선 노조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도 조합원 수를 감안한 전체 액수로는 180억원 정도에 불과한 만큼, 양측이 타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운업계는 대란으로 불릴 만큼 배를 구하지 못해 난리인 상황이다. 노사가 전향적인 타협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