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파이코노믹스
알렉스 에드먼스 지음/ 이우종·정아름 감수/ 송정화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1만8000원
“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기업에 사치나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성공에 반드시 필요하다.”
알렉스 에드먼스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신간 에서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창출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핵심은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고, 전제는 ‘비즈니스와 사회는 적대관계가 아니다’라는 점이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튜링제약의 의약품 폭리 사건, 남양유업의 허위 광고 및 대리점 갑질 논란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기업에 대한 사람의 불신과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기업이 이해관계자(직원, 투자자, 공급자, 고객, 사회 등)를 고려하지 않고 수익 극대화에만 몰두한 결과, 범접할 수 없을 것 같던 일류 기업의 평판이 땅에 떨어지고 재무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이해관계자에 끼친 영향은 그보다 크다.
책은 나쁜 기업에서 착한 기업으로, 다시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즈니스 어젠다와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새로운 비즈니스 원칙 ‘파이코노믹스’이며, 그 실행 방법은 ‘파이 키우기’ 전략이다. 여기서 ‘파이’는 전통적 의미의 ‘이윤’을 넘어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며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뜻함)’ 즉 ‘환경·사회·지배구조 담론’에 근거한 ‘사회적 가치’를 나타낸다.
특히 파이 키우기 사고방식은 파이 크기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데 주목한다. 이해관계자들에게 투자하면 파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파이를 키워 궁극적으로는 투자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기업이 근무 여건을 개선하면 직원들은 보다 높은 의욕으로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가 결과적으로는 약품 상용화에 성공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치에 감화된 고객, 직원, 투자자를 끌어들여 결국 회사에 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
저자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기업에게 사치나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이를 위해 1부에서는 ESG의 타당성을 검증하며, 2부에서는 ‘파이 키우기’의 실효성을 보여주고, 3부에서는 파이를 키워 모두에게 이득이 될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창출하는 전략을 보여준다.
이 책을 감수한 이우종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이 본연적으로 영웅적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깨어 있는 자본주의(Conscious Capitalism)’의 연장선상에서 읽을 수 있다”며 “기업이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위기를 돌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고 전제한다면, 기업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정책 어젠다 2022
김낙회·변양호·이석준·임종룡·최상목 지음/ 21세기북스/ 1만5000원
2022년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오늘날 우리 경제를 살리는 시스템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도입해야 하는지 정리한 책이다. 현재 경제정책의 문제들을 살펴보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자 경제정책 전문가 5인이 정책 과제와 실천 전략들을 제시한다. 사회 안전망 확보를 위한 ▲부(負)의 소득세 도입, 지향해야 할 국가를 설정하고 그 수준을 맞추어 가는 ▲기준국가제 운영, 비지배주주 보호와 지배주주 견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업 지배구조의 혁신을 제안한다. 이어 ‘패키지딜’을 통해 포괄적인 의제들을 묶어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전략을 내놓는다. 사회 구성원 간의 합의를 거쳐 각계각층 이해관계의 조정을 이루고, 책임 있는 기구가 결정·집행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아울러 한국 경제에서의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의 역사, 주요 선진국의 사회협약 경험과 시사점을 참고로 실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장진영 옮김/ 안타레스/ 1만8000원
세계적인 경제 석학 로버트 스키델스키의 책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던 주류 경제학(신고전주의 경제학)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경제학과 현실 사이에 왜 괴리가 자주 발생하는지 밝힌다. 저자는 주류 경제학이 인간을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존재로만 바라봄으로써 생기는 오류를 짚으며, 이런 ‘방법론적 개인주의’ 접근법 때문에 개인에만 집착하여 인간의 커다란 행동은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이야기한다. 또 현대 경제학에서 수학이 과도하게 큰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 경제를 자연과학과 동일시하는 점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현실과의 간격을 채우기 위해서는 심리학·사회학·정치학·역사학 등의 학문 분야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경제학에서 사라졌던 윤리학을 다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인간의 욕구를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부만 축적하려는 사람들의 욕망을 전혀 비판하지 않았던 경제학의 역할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필립 코틀러 마켓 5.0
필립 코틀러·허마원 카타자야·이완 세티아완 지음/ 이진원 옮김/ 더퀘스트/ 1만8500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들은 디지털화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케팅 전략, 전술, 운영에서 첨단 기술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자들은 디지털화가 고객 참여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마케팅부터 판매, 유통, 제품 공급·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AI와 로봇공학 등의 첨단기술이 마케터의 역할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살펴보고, 인간의 공감 능력과 창의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면서 ‘첨단기술’과 ‘휴머니티’의 통합을 제시한다. 마켓 3.0의 인간 중심성과 마켓 4.0의 기술 중심 요소를 포함하는 마켓 5.0의 핵심 논의는 기계와 인간이 ‘고객 여정’ 내내 최고의 가치를 선사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선택하는 문제다. 또한 책 전반에서 데이터 중심 마케팅, 예측 마케팅, 맥락 마케팅, 증강 마케팅, 애자일 마케팅 등 마켓 5.0의 다섯 가지 요소를 다룬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
송의달 지음/ 나남/ 2만8000원
디지털 전환의 초기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대다수 언론사들과 달리 뉴욕타임스는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만 170주년을 맞은 뉴욕타임스의 유료 구독자는 종이신문과 디지털의 합계가 752만 명 이상으로, 현재 세계 1위이다. 2011년 3월 온라인 기사 유료제를 미국 종합일간지 중 최초로 도입했고, 10년 만에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재탄생하여 이제는 디지털 구독경제 기업으로서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와 나란히 선다. 저자는 뉴욕타임스의 편집국 기자들과 디지털 기술 인력 간 융합과 협업에서 거듭해 겪었던 시행착오들, 사주 가문과 최고경영진이 두 직군 간의 유기적 협력을 자리 잡게 한 과정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스의 170년 역사부터 디지털 전환 성공 비결, 오너가문의 철학, 뉴욕타임스를 번영으로 이끌어낸 요소 등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