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골프 브랜드란 것은 알겠는데 뭘 의미하는지는 잘 몰라. 여러 곳에 인수됐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정작 어느 회사 브랜드인지 헷갈려.”
골프를 끝내고 클럽 브랜드 얘기가 나왔다. 골프용품업계에 일어난 수많은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인해 골프 브랜드 역사와 내역을 아는 골퍼는 흔치 않다.
캘러웨이(Callawy)는 1982년 미국에서 나온 골프 브랜드로 창업자인 일리 캘러웨이(Ely Callaway) 이름에서 따왔다. 64세에 방직 회사 회장에서 물러나 뒤늦게 골프사업에 뛰어들어 아이언과 우드로 세계 골프계에 선풍을 일으켰다.
캘러웨이는 1991년 스테인리스 소재로 만든 ‘빅 버사(Big Bertha)’에 이어 1997년 ‘X-시리즈’ 아이언 세트를 선보여 일약 정상에 올랐다. 이에 멈추지 않고 1996년에는 골프공 사업에도 손을 뻗쳤다.
1997년에는 일류 퍼터 브랜드인 오디세이마저 사들여 종합 골프 메이커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캘러웨이코리아가 국내 총판 회사인데 이상현 씨가 오랫동안 대표로 있다가 최근 재무통인 강지웅 씨가 경영 바통을 이어받았다.
타이틀리스트는 전 세계 골퍼 4명 가운데 3명이 사용하는 독보적인 골프공 브랜드로 클럽, 액세서리, 의류까지 영역을 넓혔다. 세계 골프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강력한 브랜드이다.
1930년 고무 회사 사장인 필 영(Phil Young)이 퍼트를 하다 골프공 성능에 의문을 품고 의사 친구에게 X-레이촬영을 의뢰했다. 골프공 코어에서 결함을 발견하고 MIT 동문을 초빙해 1935년 신개념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을 선보였다.
타이틀리스트는 챔피언을 뜻한다. 당시 글씨를 잘 쓰는 비서 헬렌 로빈슨이 종이에 적은 ‘Titleist’ 필기체가 현재까지 로고체로 사용된다. 2011년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 PEF 등이 컨소시엄으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했다.
테일러메이드(Taylormade)는 종합 골프용품 업체로 1979년 골프광 개리 애덤스가 메탈 헤드 드라이버 제작에 나선 데에서 출발한다. 당시 클럽 디자인을 도운 헤리 테일러 이름을 본떠 테일러메이드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맥길로이, 톰 왓슨 등 유명 골퍼들이 사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 ‘Burner 시리즈’가 히트해 골퍼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7년 아디다스에 넘어갔다가 2021년 우리나라 사모펀드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약 2조원에 인수했다. 한국이 타이틀리스트에 이어 세계적인 골프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핑(PING)은 카스텐 솔하임이 1959년 만든 미국 골프 브랜드이다. 골프 마니아였던 그는 직장 생활 도중에도 매일 밤 자기집 차고에서 독창적인 클럽 개발에 매달리다가 1959년 퍼터부터 만들었다.
이 퍼터로 스트로크할 때 맑게 울리는 ‘핑~’ 하는 소리 때문에 핑 브랜드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1966년 판매된 퍼트(ANSER)를 잭 니클라우스, 아널드 파머가 사용하며 핑 골프는 일류 퍼터 브랜드가 됐다.
핑은 골퍼 체형과 스윙 맞춤형 ‘피팅 클럽’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핑 아이언은 198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려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젝시오(XXIO)는 타이어 업체인 던롭이 선보인 골프 브랜드이다. 던롭은 스코틀랜드 발명가인 존 보이드 던롭이 1899년 설립했다.
던롭은 타이어 부산물로 골프공 생산에 나섰는데 1910년 딤플 골프공을 생산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던롭은 1985년 일본 스미토모그룹에 넘어갔다.
젝시오(XXIO)는 21세기를 뜻하는 로마자 XXI와 전진을 의미하는 온워드(Onward) 합성어이다. 던롭이 경쟁 상대인 브리지스톤을 이기려고 젝시오를 만들었다는 소문도 있다.
웨지 브랜드인 클리브랜드를 인수한 스릭슨도 스미토모에 인수돼 젝시오와 함께 골프 삼각편대를 구성한다. 일본과 합작한 총판 회사로 서울 반포에 위치한 던롭스포츠코리아를 창업 2세인 홍순성 대표가 경영한다.
단조 아이언 대명사인 미즈노는 야구 글러브와 공을 제작하던 미즈노 형제가 1933년 골프 클럽 ‘스타 라인’을 출시하면서 출발했다. 1965년 세계 최대 공장을 설립해 MP, JPX, MX, 라루즈 시리즈로 드라이버에서 퍼터까지 풀라인업을 구성했다.
야마하는 도쿄에서 열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음악 특성화 도시로 이곳에 세계적인 악기 회사 야마하가 자리한다. 1887년 의료기 수리공인 야마하 도라쿠슈가 우연히 초등학교에서 풍금 수리를 부탁받았다.
분야는 다르지만 실력을 발휘한 그는 마침내 수리에 성공하고는 풍금 매력에 빠졌다. 이를 계기로 그는 1900년부터 피아노도 생산해 1904년 세계악기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여세를 몰아 AV기기, 모터, 제트스키, 골프클럽까지 만들었다.
1982년에는 고정관념을 깨고 카본 헤드와 항공기 소재인 티타늄으로 골프 클럽을 만들었다. 야마하는 UD+2 아이언으로 일본 판매 1위에 올랐고 인프레스와 리믹스 시리즈로 다양화했다.
브리지스톤도 일본 대표 골프 브랜드 중 하나이다. 1931년 브리지스톤타이어를 설립한 이시바시 쇼지는 3년 후 타이어 부산물로 골프공을 제작했다.
브리지스톤(Bridgestone)은 창업자 이시바시(石橋) 이름에서 유래했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돌다리다. 타이어 명성을 토대로 골프공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이음새 없는 ‘심리스 기술’, 체공시간을 늘린 ‘듀얼 딤플’ 등으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다양한 클럽까지 선보인 브리지스톤은 1998년 투어스테이지 브랜드도 론칭해 2014년 통합했다.
유명 일본 브랜드로 혼마도 빼놓을 수 없다. 요코하마에서 골프 연습장과 클럽 수리점을 운영하던 혼마 형제가 1962년 처음 클럽을 만들었다. 서양이 아닌 일본인 체형에 맞춰 제작된 최초 클럽이다.
1993년 카본과 메탈 우드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2000년대에 급성장했다. 제품군도 프리미엄 베레스, 투어 월드, 초중급 비즐 등으로 라인업하면서 폭을 넓혔다.
정현권 골프 칼럼니스트
매일경제신문에서 스포츠레저부장으로 근무하며 골프와 연을 맺었다. <주말골퍼 10타 줄이기>를 펴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매경LUXMEN과 매일경제 프리미엄 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