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켓오(Market O)’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단백질 바,
그래놀라, 브라우니 같은 제품을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제과 사업을 주로 전개해온 오리온그룹이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합성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과자류를 선보인다. 마켓오의 ‘O’는 숫자 0과 유기농을 가리키는 ‘O’의 합성어다. 그런데 사실 마켓오는 외식 브랜드로 출발했다. 식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한, 꾸밈없는 자연주의 음식을 지향한다. 2010년 문을 연 서울 강남구의 내추럴 키친 ‘마켓오 압구정점’은 14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의 마켓오 브라우니, 프리미엄 초코파이 등도 여기서 수제로 처음 만들어졌다. 켜켜이 쌓인 시간만큼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들과의 인연도 이제는 레스토랑의 일부가 됐다. 마켓오는 최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특히 외식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서울 압구정동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여럿이 음식을 나눠 먹기에도 좋고, 프라이빗 룸에서 격식을 갖춰 코스 메뉴를 즐길 수도 있다. 이탤리언 레스토랑이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들은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대파 까르보나라’ ‘제주 흑돼지 김치볶음밥’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 다이닝 업계 출신의 김정래 오리온 F&B사업부장은 “마켓오는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신선한 재료와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다양한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가격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마켓오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마켓오 압구정점은 내부의 높은 천장과 개방적인 다이닝 공간에 총 135석이 마련돼 있다. 공간은 널찍하지만 따뜻하게 집중된 조명은 아늑한 분위기를 낸다. 테라스 좌석도 마련돼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대관, 케이터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소속 소믈리에가 상주해 식사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준다. 음식과 서비스 모두 흠잡을 데 없지만 가격대 역시 합리적이다. 런치 코스는 3만5000원, 디너 코스는 7만원 또는 10만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단품 메뉴 주문도 가능하다.
마켓오의 런치 코스 ‘O Lunch’는 아침에 들어온 신선한 재료로 만든 오늘의 샐러드로 시작해 오늘의 스프, 메인 디시, 커피 또는 티로 이어진다. 메인 디시는 해물 토마토 파스타와 송이향버섯 리가토니, 라구생면 라자냐, 제주 흑돼지 김치볶음밥, 송이향버섯 등심리소토, 사프란 리소토 등 식사메뉴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추가 금액을 내고 참숯 비프 스테이크로 변경할 수도 있다.
역시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디너 코스인 ‘O DINNER’는 오늘의 샐러드로 시작해 스프, 봉골레, 참숯 비프 스테이크, 디저트, 커피 또는 티로 마무리된다. 특히 디너 코스는 2인 커플 세트로 선택할 경우 총 10만원으로 1인당 5만원에 즐길 수 있다. 디저트, 커피 또는 티 대신 하우스 와인 또는 음료를 두잔 제공한다.
마켓오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시그니처 메뉴로 꼽히는 것은 단연 ‘파머스 스테이크’다.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의 호주산 와규(MB3 등급) 스테이크를 팬 프라잉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릴 위에서 직화로 구워낸다. 특히 강원도 참숯 중에서도 최고급 참숯인 100% 백탄만 사용해 풍부한 육즙과 함께 숯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참나무 톱밥을 이용한 훈연까지 더해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파머스 스테이크’라는 이름처럼 곁들인 채소가 푸짐한 것도 특징이다. 파프리카, 미니 양배추, 당근, 양파, 고구마 등 다채로운 채소를 함께 담았다.
마켓오 압구정점에서는 총 3가지 참숯 비프 스테이크를 제공한다. 1++등급 한우로 만든 ‘O 스테이크’를 비롯해 호주산 와규(MB3 등급), 미국산 프라임 등급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토마호크 스테이크도 인기 메뉴 중 하나다. 마켓오 압구정점 관계자는 “최근 식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고객분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스테이크 가격을 2년째 동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그니처 메뉴는 ‘송이향버섯 리가토니’다. 장시간 저온에서 볶아낸 특제 뒥셀 소스(버섯과 샬롯을 수분을 날려가며 볶은 소스)와 송이향버섯으로 맛을 낸 리가토니 파스타다. 최성식 마켓오 압구정점 헤드셰프는 “양송이 버섯 등 여러 종류의 버섯을 저온에서 3~4시간씩 천천히 볶으면서 진하게 농축한 베이스로 만든 뒤 크림과 버터, 트러플오일, 송이향버섯을 곁들여 완성하는 메뉴”라며 “처음부터 버섯으로 시작해 버섯으로 끝나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버섯 외 다른 주재료는 없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피자 메뉴 가운데 마켓오를 대표하는 피자는 신선한 루꼴라와 달달한 호두강정을 듬뿍 올린 ‘루꼴라 모차렐라 플랫 브레드’로, 쌉쌀한 루꼴라와 달달한 호두강정의 조화가 일품이다.
마켓오 압구정점은 계절마다 시즌 메뉴를 새롭게 선보인다. 올해 봄에는 봉골레 파스타에 한국의 제철 식재료인 주꾸미와 달래로 감칠맛을 내 큰 호응을 얻었다. 최 셰프는 “아보카도 샐러드도 봄철 참나물을 사용해 한국인들이 봄에 즐겨 먹는 채소를 곁들이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여름철에는 참외를 이용한 부라타 샐러드도 선보인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시원한 대파를 올린 ‘대파 까르보나라’와 제주 흙돼지를 두툼하게 썰어 올린 ‘제주 흑돼지 김치볶음밥’도 인기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위스키 컬래버레이션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대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일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켓오는 위스키 ‘버팔로 트레이스’와 마켓오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파머스 스테이크’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세트 메뉴를 운영 중이다. 또 위스키를 보틀로 구매할 경우 랜덤 혜택이 담겨있는 스크래치 쿠폰을 제공한다. 앞서 헨드릭스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헨드릭스 진과 페어링한 ‘헨드릭스 세트’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번 여름 시즌에는 하이네켄 맥주와 스파클링 와인, 로즈와인 한 잔을 시키면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1+1’ 행사도 진행한다. 또 최근 채식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채식 메뉴도 제공한다.
마켓오 레스토랑은 오리온이 내놓는 신제품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캔디, 젤리 등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수시로 디저트에 곁들여 제공하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오리온이 처음 선보인 건강 물제품인 ‘용암수’를 매장에서 무료로 제공한 바 있다.
최성식 마켓오 압구정점 헤드셰프는 고향인 대전에서 셰프 일을 시작했다가 지난 2008년 최현석 셰프와의 인연으로 서울에 올라왔다. 최 셰프의 첫 레스토랑이었던 이탤리언 와인&스테이크 레스토랑 ‘테이스티 블루바드(BLVD)’를 시작으로 유러피언 그릴&바 레스토랑 ‘엘본 더 테이블’ 등에서 10년을 함께 일하며 헤드셰프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구구라운지’를 거쳐 5년 전 마켓오 압구정점의 헤드셰프로 부임했다.
최 셰프는 “그동안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도 있었고, 분자요리(식재료의 특성과 조리과정을 분자 단위에서 과학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맛과 식감의 음식을 개발하는 방법)를 시도해본 적도 있지만, 마켓오에 와서 자연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법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많이 배운 것 같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식재료는 제철 식재료이고, 이탤리언이지만 되도록 한국적인 맛을 가미할 수 있는 제철 식재료를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켓오 압구정점과 함께 운영됐던 마켓오 도곡점은 리뉴얼 공사를 위해 휴점 상태다. 현재 그 자리에 오리온그룹의 신사옥을 지으면서다. 오는 2026년 4월 신사옥이 완공되는 시점에 새롭게 손님을 맞을 예정이다. 앞서 오리온은 기존 마켓오 사업부에서 외식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과 부문을 떼어내고 조직을 F&B사업부로 변경했다. 김정래 오리온 F&B사업부장은 “마켓오 도곡점을 리뉴얼 오픈하면서 향후 외식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식재료를 바탕으로 화려한 꾸밈보다 진솔한 요리를 만들어 손님들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마켓오 압구정점
장르 이탤리언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10 2층
헤드셰프 최성식 셰프
영업시간 매일 11:30~22:00(16:00~17:30 브레이크 타임)
가격대 런치 코스 3만5000원, 디너 코스 7만원(2인 세트 10만원)
프라이빗 룸 4개
전화번호 02-515-0105
주차 발레파킹
[송경은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5호 (2024년 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