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공식
윌리엄 그린 지음/ 방영호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워런 버핏, 존 템플턴, 찰스 멍거 등 전설적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돈을 굴리고 부를 축적했을까. 책 <돈의 공식>은 투자 대가들의 생활 습관부터 투자 원칙, 가치관 등을 분석한다. 뉴욕타임스, 포브스, 타임 등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 윌리엄 그린이 유명 투자자 40인을 인터뷰한 뒤 집필한 작품이다. 워런 버핏의 투자법을 따라해 자산가 대열에 오른 모니시 파브라이, 평범한 건축사 직원에서 세계적인 투자자로 발돋움한 닉 슬립, 100만달러를 8억3600만달러로 불린 조엘 그린블라트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윌리엄 그린이 이들을 관찰한 뒤 찾은 공통점은 한 가지. 상위 1% 억만장자 대다수는 삶을 ‘확률 게임’으로 인식하고 이길 확률이 높은 게임에만 승부를 건다. 이 같은 분석과 함께 저자는 투자 결정, 소비, 시간 관리 등 일상생활에서 확률의 법칙을 적용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투자 거장들이 역경을 극복한 과정, 일반 투자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와 이를 방지하는 방법 등도 담았다.
복제, 용기, 질문, 회복 탄력성, 단순, 정보력, 습관, 수집이라는 8가지 투자 법칙을 알려주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가들의 삶에서 보이는 공통점들이다. 예를 들면 대가들은 경지에 오른 게임 플레이어다. 템플턴 경은 대공황기에 포커 게임으로 대학 등록금을 벌었다. 버핏과 멍거는 카드 게임 브리지를 자주 한다. 학교와 군대에서 포커 게임을 한 피터 린치는 “포커 치는 법이나 브리지를 하는 것처럼 확률 놀이를 배우는 것이 온갖 투자 관련서를 섭렵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소프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되기 전 블랙잭 게임으로 카지노에서 불후의 명성을 얻었다. 소프가 3시간에 걸쳐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카지노 게임 참가자가 딜러보다 우세를 점하는 것이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드 카운팅 전략을 고안한 그는 카드 덱에 나오지 않는 카드의 숫자가 높을 때의 확률 변화를 계산해 우위를 점했다. 덱이 에이스로 가득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나의 승산이 높다면 베팅액을 늘렸고, 소프는 블랙잭을 수학 게임으로 바꿔버렸다.
이들 대가들이 제시한 모든 개념은 하나의 키워드로 모인다. 즉 ‘결정적인 기회를 기다리며 성공 확률을 높여라’라는 것이다. 버핏은 “매번 방망이를 휘두르지 말고 자신에게 알맞은 공이 들어올 때를 기다려라”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이들 거장들의 성공법을 머릿속으로는 이해해도 실제 시도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게 하는 현명한 습관을 만들기만 한다면 된다고 강조한다.
제너럴스
토머스 릭스 지음/ 김영식, 최재호 옮김/ 플래닛미디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군 장군의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담은 책이다. 어떤 장군이 위대한 승장이 되고 어떤 장군이 무능한 패장으로 수많은 이의 목숨을 잃게 했는지, 미국 신안보재단의 고문인 토머스 릭스가 지난 75년여 동안 미국 육군 장군들이 전쟁터에서 벌인 싸움과 그 성공·실패의 원인을 분석한다.
조지 마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더글러스 맥아더, 매튜 리지웨이, 맥스웰 테일러, 윌리엄 드퓨이 등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는 소말리아, 아이티, 한국,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취재활동을 했으며, 이라크전의 종군기자이기도 했다. 그는 장군의 리더십과 인사 정책에 초점을 맞춰 승장의 자질과 성과를 보여준다.
특히 조지 마셜은 역동적이고 무자비한 인사관리 체계를 주관한 인물로, 현대 미군의 초석을 놓았다. 저자는 이때 미군이 처음으로 세계 최고의 군사력으로 발전했으며, 현재까지 이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베트남 전쟁의 맥스웰 테일러와 윌리엄 웨스트모어랜드 같은 패장의 사례를 들며 지금의 미 육군이 왜 평범해지고 있는지,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지 전한다.
운전하는 철학자
매슈 크로퍼드 지음/ 성원 옮김/ 시공사
정치철학 박사이자 모터사이클 정비사인 매슈 크로퍼드가 ‘운전’을 바탕으로 인간다움에 대해 사유한다.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진입하고 있다.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는 자율주행차 덕분에 교통 체증과 사고 위험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운전하는 인간’이 간과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핸들을 돌리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원하는 속도로 달리는 운전을 ‘풍성하고 다채로운 실천’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율적인 이동과 즐거움의 관계를 생각해보며, 도로에서 겪었던 일화와 모험의 우발성을 떠올린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방향을 읽고 환경을 탐험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인지지도를 발달시킨다.
<블레이드 러너> <월-E> 등 디스토피아 영화 속 자율주행차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도 엿볼 수 있다. 운전자가 탑승객이 되어 수동적으로 실려 가는 모습은 관리 대상인 신민처럼 보인다고 한다. 이런 사회는 더 효율적으로 유연하게 통치될 것이라며, 인간의 주권에 대한 경각심을 준다. ‘마음대로 돌아다니기’는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 이를 발휘하는 운전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세계를 바꾼 명문장: 경제학1 보이지 않는 손 vs 야성적 충동
서정희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고전부터 현대까지 대가들의 어록을 엮어 소개하는 매경총서 <세계를 바꾼 명문장>의 첫 번째 책으로, ‘경제학 보이지 않는 손 vs 야성적 충동’으로 시리즈를 열었다. 저자는 매일경제신문에서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경제·금융·정보통신 분야를 주로 취재하였으며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 경제·금융·증권부장 등을 거쳐 매경출판 대표로 재직 중이다.
그는 최근 사회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을 이 책의 화두로 잡았다고 언급한다. 세상이 복잡해진 탓에 보이지 않는 손이 만능일 수는 없기에, 케인스의 ‘야성적 충동’에서 비롯된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이지 않는 손’과 대비해 짚어보는 것으로 뼈대를 구성했다고 소개한다.
플라톤부터 애덤 스미스, 조지프 슘페터, 카를 마르크스, 밀턴 프리드먼 등 꼭 알아야 할 경제학자들의 명문장과 함께, 옆 페이지에는 필사가 가능하도록 여백을 두었다. 독자들은 문장을 따라 적으면서 이들이 어떤 표현을 쓰는지 눈여겨보고 내용을 곱씹어볼 수 있다. 영어 원문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경제학자들의 철학과 이론의 틀을 간략하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