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골프를 함께 하는 직장 선배가 올해 초 교체한 드라이버에 적응하느라 무진 애를 먹었다.
드라이버 샤프트 강도를 고민 끝에 R로 하려다가 전문가 피팅을 통해 SR로 결정했다. 예순을 훨씬 넘겨 파워가 줄면서 시니어 클럽으로 교체하려다 그래도 파워 때문에 중간단계인 SR로 추천받았다.
이후 필드에서 자꾸 예전에 없던 슬라이스나 훅이 생겨 종잡을 수 없었다. 클럽 강도를 잘못 선택했는가 싶어 다시 바꾸려는 마음도 굴뚝 같았지만 3~4달 시행착오 끝에 겨우 적응해 고비를 넘겼다.
클럽은 스윙 연습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이다. 전쟁터에서 무기나 마찬가지이다. 클럽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헤드, 샤프트, 그립이다.
헤드는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질 때의 손에 해당한다. 사람이 만들어낸 힘을 샤프트가 원심력으로 바꿔주며 전해준 힘을 이용해 목표 방향으로 공을 날려 보내는 것이 헤드 역할과 기능이다.
샤프트는 사람이 만들어낸 힘의 방향을 바꾸고 증폭과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립은 골프 클럽을 손에 쥐는 부분을 말한다.
모든 부위가 중요하지만 클럽 헤드는 골프채에서 가장 중요하다. 중요 부위인 만큼 세세하게 나뉘고 명칭과 역할도 각기 다르다.
1.헤드(Head) 헤드는 샤프트 밑에 붙어있는 몸체를 지칭한다. 클럽에서 가장 무거운 메인 부위로 볼을 직접 타격하는 요소이다. 주요 소재는 스틸, 티타늄, 합성 소재 등으로 나뉜다. 부피는 점점 커져 현재 460㏄가 가장 흔하다.
2. 페이스(Face) 골프 공에 직접적으로 닿는 헤드의 평평한 면인데 페이스 한가운데를 스윗 스팟(Sweet Spot)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공이 맞으면 가장 완벽한 임팩트가 발생해 가장 멀리 날아간다. 정타가 장타를 만든다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공을 멀리 보내려는 골퍼들의 욕망에 부응하기 위해 용품 회사들이 얇은 고반발 페이스를 만들어 한때 유행했다. 그러나 수명이 길지 못한 흠이 있다. 클럽 헤드의 앞면을 말한다.
3. 토(Toe) 단어의 뜻 그대로 헤드 바깥의 넓은 부위를 통칭한다.
4. 힐(Heel) 힐은 토의 반대 부분이다. 클럽 헤드 가장 안쪽으로 넥과 바로 이어지는 헤드의 마지막 부분이다. 골프를 접한 지 얼마 안되는 초보자 드라이버 헤드를 보면 힐 쪽에 공 자국이 많이 나 있는 것을 본다. 어드레스를 취하려고 클럽을 지면에 놓았을 때는 공이 헤드 센터에 있지만 임팩트 때 헤드가 들리면 힐 쪽에 정렬되기 때문이다.
5. 솔(Sole) 클럽 헤드의 밑바닥 전체를 말한다. 헤드 밑바닥은 지면에 직접 닿는 부분으로 솔이 넓을수록 공을 높이 띄우기 쉽다.
페이스 중앙에 공이 맞지 않더라도 이를 어느 정도 보정하는 기능을 한다. 솔이 얇으면 공을 띄우기 어려워 초보일수록 솔이 넓은 클럽을 사용하면 도움된다.
6. 그루브(Groove) 클럽 페이스 부분에 홈으로 패인 선을 말한다. 스코어 라인으로도 불리는데 공이 클럽 페이스에 맞을 때 마찰력을 높이고 공 회전도 빨라지게 한다.
7. 크라운(Crown) 드라이버 클럽 윗부분을 말한다. 샷을 잘못하면 크라운 부위에 공이 맞는 경우가 많아 더러 크랙이 생긴다. 꽤 자주 손상이 생겨 크라운만 복원하고 수리하는 전문 업체도 있다.
8. 넥(Neck) 클럽 헤드와 샤프트가 이어지는 부위이다. 말 그대로 클럽 목 부위로 스윙 도중 이 부위로 공을 치면 생크(Shank)가 발생한다.
9. 호젤(Hozel) 아이언의 넥 바로 위쪽 연결 부위이다. 호젤은 엄밀하게는 부위 명칭이기보다 넥의 연결구를 이어주는 부품이다. 작은 파이프처럼 생겼는데 헤드의 넥과 샤프트를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10. 리딩 에지(Leading Edge) 아이언 헤드 하단 부분인 리딩 에지는 아이언 클럽의 날이라고 할 수있다. 클럽 페이스와 솔이 만나는 부위로 아이언이나 웨지로 공을 칠 때 가장 먼저 지면을 통과하는 헤드 영역이다. 스윗 스폿 대신 리딩 에지에 공이 맞으면 얇은 샷(Thin shot)이라고 한다. 공이 매우 낮게 날아가기에 조심해야 한다.
11. 탑 라인(Top line) 아이언 헤드의 윗면이다. 드라이버 클럽의 솔과 정 반대 부위이다.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클럽을 바로 내려다볼 때 보이는 헤드 부위가 바로 탑 라인이다.
샤프트는 헤드와 그립을 연결하는 부위로 말 그대로 다리 역할을 한다. 골퍼들이 가장 먼저 피팅을 시작하는 부분이다. 피팅할 때마다 큰 변화감을 준다. 재질에 따라 그라파이트(Graphaite)와 스틸(Steel)로 나뉜다. 그라파이트는 자칫 플라스틱처럼 보이는데 스틸보다 훨씬 가볍다. 스윙 도중 후려치는 샷 감을 느끼며 비거리에 도움을 준다.
여성용 아이언에도 그라파이트 소재가 대부분 들어간다. 드라이버, 우드, 유틸리티 클럽은 모두 유연성을 구사하려고 이 소재를 사용한다. 스틸 샤프트보다 가격이 약간 비싸다.
스틸은 남성용 또는 선수용 아이언에 주로 사용된다. 강성이 있어 파워 있는 샷과 빠른 스윙 스피드를 구사하는 골퍼들이 사용한다. 무게 때문에 안정감 있는 스윙을 만들어낸다.
무게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경량 스틸 재질이 나와 있다. 그라파이트보다 무겁지만 스틸 장점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인기를 끈다.
샤프트 강도는 보통 R(Regular), SR(Stiff Regular), S(Stiff)로 나뉜다. R은 중간 정도 유연성을 가지며 아마추어 남성 골퍼들이 가장 많이 쓴다. SR은 S와 R 강도 중간이다. 일반 골퍼의 경우 실력 향상으로 파워가 강해져 S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에 사용된다.
S 소재 샤프트는 단단해 스윙 도중 휘어지기보다 고정돼 플레이어 본인이 직접 조정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남성 상급자가 주로 사용한다. 여성용으로는 L(Ladies)과 A(Amateur)가 있다. L은 레이디라고도 부르는데 가장 부드럽고 유연하다. 여성 전용 클럽으로 많이 나온다.
A는 아마추어라는 이름에서 보듯 L 다음으로 유연한 클럽으로 초보자도 쉽게 다루도록 부드럽게 제작된다. 이런 강도는 일반적인 분석이며 개개인에 따라 파워, 스윙 스피드, 비거리 등을 따져 채택해야 한다. 강도는 여러 단계여서 본인에 맞게 피팅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현권 골프 칼럼니스트
매일경제신문에서 스포츠레저부장으로 근무하며 골프와 연을 맺었다. <주말골퍼 10타 줄이기>를 펴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매경LUXMEN과 매일경제 프리미엄 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