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구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경제 개발에 주력했던 우리나라가 이제 다른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공고히 했고, 2021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5000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경제적 번영을 이뤄나가는 중이다. 한국전쟁 이후 기간산업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1950년대를 떠올린다면 그야말로 환골탈태 수준이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2021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5000달러를 넘어섰고, 이런 속도로 5년만 증가해도 문제없이 5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2022년 3월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의 일본화를 우려하는 특집기사를 실었던 사례처럼 한국이 성장동력을 소진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출산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꼴찌, 자살률 OECD 1위, 행복지수 세계 60위도 한국의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매일경제신문 주필을 역임한 언론인 김세형을 비롯해 각 분야 전문가가 공저한 이 책은 한국이 미국, 독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5대 강국이 되기 위한 길을 제시한다. 한국은행 총재, 대학교수, 국내 연구소와 정부 기관 관계자 등 각계각층 전문가를 취재해 단순 수치상의 선진국이 아닌, 실질적인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단한다.
이 책은 “한국의 현실에서 연금 개혁, 노동 개혁, 교육 개혁, 저출산 개혁, 서비스산업 개혁 등 5대 개혁은 너무나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먼저 세계화의 후퇴를 지적하면서 저자는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빠르게 발맞추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ESG 경영 요구에 대한 대처 방안과 미·중 패권 전쟁을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대응에 관해 자세히 기술한다. 또한 선진국 수준에 걸맞은 기술력과 이를 위한 산업구조 개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오늘날 이슈가 되고 있는 항공우주 분야 기술패권 경쟁 심화와 미국, 중국, 대만, 한국 간 반도체 기술 전쟁 등을 비중 있게 소개한다.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벤치마킹할 만한 표본 국가를 찾아 그들의 강점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우리나라가 도달해야 하는 이정표를 제시한다. 저자들은 남북한 통일 문제나 인재 육성의 필요성, 전 세계적 이슈인 ‘K-문화산업’의 성장과 지속 발전 등 한국이 직면한 다른 여러 문제를 함께 제시하면서, 현실에 기반을 둔 실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부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정쟁과 알력으로 작금의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
이종화 경제학회장은 “선진국이 되기 위해 창의적인 인재와 혁신기업, 정책과 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와 그에 대한 혜안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추천했다.
SF 소설 10편과 이야기 속 기술 분석을 더해 다가올 20년의 로드맵을 흥미롭게 제시하는 AI 입문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에서 AI 연구와 제품 개발에 참여한 리카이푸와 SF 작가이자 세계중국과학소설협회 회장인 천치우판이 함께 썼다.
서문에서 저자 리카이푸는 “여러 산업의 복잡해지는 기술 적용과 이에 따르는 윤리적·사회적 여파를 다루었으며,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사회적·지정학적 문제들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소개한다. 이어 천치우판은 돌이킬 수 없는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만이 아닌,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며 풍부한 가능성을 열어가는 세계를 그리고자 했다고 덧붙인다.
책 속 2041년 시나리오를 따라 ‘딥러닝의 외부효과’ ‘악의적 딥페이크’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퇴출 문제’ ‘보건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역할’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의 모습’ ‘양자컴퓨팅과 자율무기의 위험한 미래’ ‘새로운 경제 모델’ 등 근미래를 다양하게 상상해볼 수 있다.
세계적인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성하가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정성하는 지금까지 10개의 정규 앨범을 내고 국내외 공연과 유튜브 등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그의 연주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700만 명, 동영상 조회 1억 뷰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책 <드리밍>에 어떻게 꿈을 찾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는지 그만의 경험과 생각들을 풀어놓았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우뚝 서기까지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꿈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기회를 찾아 수많은 도전들을 마주하면서 노력을 해왔다고 회상한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지하철 공연장을 드나들면서 연주를 해왔고, 남들 앞에서 말도 잘 못했을 만큼 내성적인 성격을 연습을 통해 극복했다고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행복을 알려주고 싶어 고민했다는 그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꼭 행동으로 옮기기를 바란다고 마음을 전한다.
지금의 3040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빨리 늙고 있다고 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줄어든 신체 활동, 초가공식품 등이 그 요인이다.
이를 발표했던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그의 신간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를 통해 가속노화를 경고하고, 노화의 속도를 정상화해줄 네 가지 기둥과 습관들을 소개한다. 그가 진료 경험과 임상연구, 과학, 인문학, 경제학 등을 바탕으로 구축한 4M 건강법은 신체기능을 되돌려주는 ‘이동성’, 인지기능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마음건강’, 건강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아주는 ‘건강과 질병’,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나에게 중요한 것’을 축으로 한다.
책에서 저자는 “가속노화의 주요한 원인은 자본주의의 편안함”이라고 짚는다. 자신이 이야기하는 지침들이 “끝없이 성장과 쾌락을 부추기는 자본주의 패러다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기도 하다”라며, 독자들에게 자본주의의 수동적 객체에서 능동적 주체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야생동물의 10가지 의례 행동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케이틀린 오코넬은 30년 이상 야생동물을 연구한 세계적인 코끼리 전문가로, 이 책에 코끼리, 원숭이, 얼룩말, 코뿔소, 사자, 고래, 홍학 등 직접 관찰한 야생동물들의 현장 이야기와 함께 생생한 도판을 실었다.
저자는 ‘의례’를 ‘과거와 현재, 나와 타인을 이어주는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모두가 똑같이 행동할 때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된다”라며, 의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일상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인간과 공통적인 야생동물들의 의식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의례를 알고 나면 자신을 이해하고 공동체를 발견하면서, 궁극적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김병수·김유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50호 (2023년 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