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가 달라졌다. 외모만 놓고 보면 이전 모델과 전혀 다르다. 5년 만에 그야말로 환골탈태급 완전변경이다. 신형 싼타페의 공식명칭은 ‘디 올 뉴 싼타페’. 디자인을 총지휘한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에게 기존 모델과 전혀 다른 이유를 물었더니 “현대차는 패밀리룩을 부정한다”는 생뚱맞은 답이 돌아왔다. 그 말인즉 태극기 문양에서 영감을 얻은 제네시스의 두 줄 디자인은 계속되지만 현재 현대차의 한 줄 디자인은 바뀔 것이란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후면 유리가 직각으로 떨어지는 박스형 디자인을 채택하고 테일램프(후미등)를 아래로 내려 내부공간을 최대한 넓혔다”며 “박시한 차답게 휠 크기까지 키워 비례와 균형에 가장 충실한 차”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신형 산타페는 전장 4830㎜, 전폭 1900㎜, 전고 1720㎜, 휠베이스 2815㎜로 기존 모델 대비 최소 35~50㎜씩 공간이 넓어졌다. 후면부의 후미등이 밑으로 내려간 덕에 테일게이트(트렁크) 양 끝 길이를 최대로 뽑아내 차 안에 웬만한 캠핑용 매트리스 설치도 거뜬하다. 시승에 나선 차는 ‘가솔린 2.5 터보 2WD 캘리그래피’ 모델. 가격은 6인승 풀옵션이 4833만원, 7인승 풀옵션이 4798만원이다. 꽤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편리한 일상을 위한 도심형 SUV
싼타페는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첫 SUV다. 지난 2000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5세대 모델이 등장한 올해까지 넉넉한 공간, 온로드 주행을 콘셉트로 개발된 도심형 SUV다. 그러니까 어쩌다 마주치는 오프로드의 특이성이 아닌,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투박한 외모가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 세단에 버금가는 승차감까지. 어쩌면 국내 SUV 트렌드의 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롭게 등장한 5세대 싼타페는 도심과 자연을 아우르는 콘셉트로 개발됐다. 팬데믹 이후 캠핑과 차박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다시금 자연으로의 회귀를 이끌었다. 자연스레 실내공간이 이전보다 넓어졌고 수납공간이 늘었다.
1, 2열 좌석 어디서든 쉽게 여닫을 수 있는 양방향 멀티 콘솔도 처음 적용됐다. 특히 차박에 나섰을 때 주로 생활하는 공간인 2열 공간이 눈에 띄게 길어졌다. 박스카를 닮은 모양새도 전고를 이전보다 35㎜나 높였다. 실제로 아웃도어 용품을 장착할 수 있는 브리지 타입의 루프랙 높이(1770㎜, 20인치 휠 기준)를 감안하면 디 올 뉴 싼타페가 ‘팰리세이드(1750㎜)’보다 높다. 수하물 용량은 동급 최고 수준인 725ℓ. 이쯤 되면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가 거뜬하다. 2열과 3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테라스처럼 평평한 공간도 연출할 수 있다. 차가 곧 집이자 휴식처가 되는 셈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차 위에 짐을 실을 때 이용하는 ‘손잡이(루프랙)’. 히든 타입 어시스트 핸들이라는 ‘루프랙’을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지붕 위로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아빠차가 아니라 엄마차
파워트레인은 2.5 터보 가솔린과 습식 8단 DCT 조합, 1.6 터보 하이브리드와 6단 자동변속기 조합 등 2가지 라인업 중 선택할 수 있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f·m를 발휘하는 2.5 터보 가솔린 2WD모델. 옵션으로 험로 주행 모드가 포함된 4륜구동 시스템을 넣는다면 오프로드에서 좀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 하겠지만 도심에서는 2WD도 충분했다. 덩치가 좀 더 커지고 첨단 사양과 기능이 포함되며 차량 무게(시승차 기준 1835㎏)가 기존 대비 약 100㎏ 정도 늘었지만 민첩한 움직임은 여전했다. 휘어지는 도로구간에서의 코너링이나 꽤 각이 큰 오르막도 전혀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차량 소음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런 점에서 이상엽 센터장이 “이 차는 아빠차가 아니라 엄마차”라고 한 이유가 분명했다. 단, 옵션이 세분화된 건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다. 외장 색상도 화이트 8만원, 화이트 매트나 얼씨 브래스 매트(무광 색상)는 20만원이 더 든다. 개소세 5% 기준일 때, 듀얼와이드 선루프는 89만원, 현대스마트센스 79만원, BOSE 프리미엄 사운드 64만원, 파킹 어시스트 플러스Ⅱ 79만원, 빌트인캠2는 45만원이다.
안재형 기자